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조안나 지음 / 지금이책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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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을 읽으며 스무살, 진로의 기로에 있을 때 출판 편집일을 배울 걸 하는 아쉬움이 들었다. 작가처럼 '흩어져 있는 생각들을 주제별로 모으고, 스토리를 구성해서 펼쳐 놓고, 구조를 파악하고, 없애거나 보태서 다시 고치고 그리고 최종적으로 일관성 있게 편집하는 일은 레고 조립만큼 흥미롭다'

-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p35 -

내가 쓴 글을 글을 교정하면서 레고 조립을 떠올리곤 했었다. 묘한 교차점이다.

지금은 모르겠지만 90년 대 초반 경복궁 역에서 세검정까지 하릴 없이 걷다 보면 단독 주택을 사무실로 개조한 한 번은 들었음직한 출판사들을 보고.저런 곳에서 일을 하면 어떨까 라는 선망어린 눈으로 바라보던 기억이 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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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 ' 슬픔은 쓸수록 작아진다 ' 쓴 작가 조안나는 프리랜서로 출판일을 하며 글을 쓰는 작가다. 분량은 작지만 글과 책에 대한 이야기가 많아 읽기가 좋다. 더불어 작가가 소개하는 책들은 읽으려던 책들과 흥미가 가는 책들이 주다. 특히 좋아하는 은희경이나 도리스 레싱의 책을 만나니 더욱 반가웠다. 은희경을 소개하는 글에서 ' 작가는 이제 육십대가 되었지만, 그녀의 소설은 나이를 먹지 않는다'라는 문장에 깊이 공감했다.

또한 책에 기대어야 글이 써 진다는 문장에도 공감이 갔다. 안 나오는 글을 쥐어짜느라 애쓰는 것보다  훨씬 좋은 방법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작가는 아이를 키우고 집안일을 하면서도 글에 대한 욕구와 의지를 꺾지 않는다. 글을 쓰기 위해 유지하는 팽팽한 긴장감이 글에 고스란히 묻어있다. 육아를 하면서도 글을 쓸 수 있는 그녀와 육아를 하지 않지만 글이 없는 나 와의 차이는 쓰고자 하는 욕구가 아닐까 싶다


이 책을 읽고 있으면 글이 쓰고 싶어진다. 글쓰기에 대한 책은 글에 대한 동기부여를 해 주어야 한다. 그 동기가 작가의 필력이든, 작가가 누리는 명성이든, 의지든, 욕구든 상관은 없다.

글을 쓰기 열악한 환경과 상황 가운데에서도 글을 쓰고자 하는 의지를 꺾지 않고 꼼꼼이 글쓰기를 전개해 나가는 상황묘사와 작가의 생각들이 감동이다. 그래 글은 그렇게 쓰는 거다. 종이와 연필만 있다면 시시한 이야기여도 글이 될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는 작가의 실천력이 인상깊다.

작가의 글은 어느 새 나 또한 컴 앞에 앉아 무시로 자판을 두드리게 만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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