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 - 보조작가 김국시의 생활 에세이
김국시 지음 / 한겨레출판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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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 책을 읽다 보면 가끔 나도 에세이를 써서 출판사에 보내 볼까? 라는 속내를 품어 보게 된다. 그래서인지 책을 읽으며 나도 이 만큼은 쓰지 않을까? 하는 희망도 혹은 이 정도는 써야 책을 내는 구나 하는 자격지심도 함께 드는 책이 에세이다. 글 좀 쓴다는 사람이면 한 번쯤은 품어 봤을 생각일 거다. 개인적으로 아는 출판사라도 있으면 졸필이라도 출간해 달라고 우겨볼텐데..

 

에세이.. 너무 잘 쓰지 않아도 될 것 같다가도 이 정도의 사연은 있어야 책이 될 것같은 그 장르의 미묘함이 숨어 있다. 다른 건 몰라도 누구든 부담없이 쉽게 읽을 수 있는 장르인것만은 확실하다.

 

평소 한겨레 출판에서 출간되는 에세이를 즐겨있는 편이라 서평단 모집을 하길래 열심히 사연을 써서 신청했다. 책을 받아보니 200페이지가 안 되는 손바닥만한 책이다. 책을 보고 분량에 약간 실망이 들었지만 외모를 보고 사람을 전부 알 수 없듯이 표지만 보고 책을 판단할 수 없는 법. 가볍게 들고 정독에 들어갔다.

 

사실 '라떼는 말이야' 문예당이나 범우사의 문고판 수필집은 다 손바닥만했다. 출판사까지 찾아가서 구입했던 법정스님의 '무소유'나 이 태준의 '무서록' 등 지금은 고전의 반열에 든 그 책들은 작은 분량 안에 깊은 내용을 품고 있었다.

 

한겨레 출판 신간 '전세도 1년밖에 안 남았고..'는 보조작가 김국시의 생활에세이라는 부 제목이 붙어있다. 보조작가는 주로 방송국에서의 보조 작가 경험을 말하는 거다. 이 책을 읽어선가? 알고 보니 내 주위에도 방송 작가 출신이 몇몇 있었다.

 

 

함께 독서 토론을 하는 쌤도 방송 작가 출신이고 나의 타로 쌤도 방송 작가 출신이다. 중요한 건 모두 방송 작가를 때려치고 다른 일을 하고 있다는 거다. 겉은 번지르르해보여도 힘들고 고된 작업이 방송작가다. 이 책을 쓴 작가 김 국시도 역시 방송 작가를 때려쳤다. 그것도 아주 자~알 때려쳤다. 이 책은 그래서 작가가 방송작가를 하다가 드라마 보조작가를 하다가 다시 아침 뉴스를 만들다가 결국은 잘 때려친 이야기가 들어있다. 하물며 전세도 1년 밖에 안 남은 시점에서 말이다.

 

작가는 말한다

 

p57 부모님은 "그래서 넌 이제 앞으로 뭘 해서 먹고 살 거냐'고 재촉하지 않았다. 마음을 놓고 있던 차에 남자친구가 "앞으로 뭘 하고 싶어"라고 물었다.- 중략-  돈을 벌지 않아도 된다면, 그냥 노는 거 말고, 그 많은 시간에 나는 대체 무슨 일과 내 인생을 맞바꾸고 싶을까, 한참 고민하다가 대답했다.

 

" 그림 그리고 싶어 "

 

 

기성 세대와 다르게 하고 싶은 걸 말 할수 있고 그것을 할 수 있는 용기. 91년생 작가의 글은 마치 이모가 조카의 글을 읽는 느낌이 들었지만 책을 읽다보면 자연스레 불합리한 사회속에서 90년대 생들만의 합리성을 장착하고 세상과 과감히 맞서는 용기있는 그들을 응원하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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