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고] The Bfg (Paperback, Reissue)
로알드 달 지음 / Puffin / 1998년 6월
평점 :


번역판 제목 <내 친구 꼬마 거인>. 몇 년 전  이 소설을 영화화 한 <마이 리틀 자이언트>라는 작품을 다운로드해 봤는데, 가슴이 따뜻해져서 책도 꼭 봐야겠다고 생각했었다. 동네 알라딘 중고서점에 갔다가 당연히 집어왔다. 생각해보니 나의 책과 관련된 일상에는 알라딘 서점이 반드시 연결되어 있다.

 

 


소피는 고아다. 부모님이 교통사고로 돌아가셨다. 그래서 고아원에서 다른 아이들과 같이 산다. 고아원의 원장 선생님은 엄격한 분이라 규칙을 하나라도 어기면 혼쭐이 난다. 취침 시간 이후에는 화장실도 못 가게 되어있다.

 

 



잠을 못 이루던 어느 밤, 거리에는 지나다니는 사람도 없고 늘 보던 바깥 풍경이 낯설게 보이던 바로 그때, 사람보다 4배는 크고 한 손에는 네모난 서류 가방을, 다른 한 손에는 트럼펫 같은 걸 들고 검은 망토를 펄럭이며 잠든 인간들의 창문을 기웃거리는 거인을 보게 된다. 소피는 영문도 모른 채 잠옷 바람으로 거인에게 잡혀 거인이 사는 나라로 끌려간다.

 

 



영특한 소피는 이제 다 끝이라고 생각한다. 이제 저 덩치 큰 괴물이 나를 잡아먹겠지. 요리를 해서 먹을까, 산 채로 꿀꺽할까?

 

 



거인 나라에 사는 동료(?)들은 모두 사람을 잡아먹는 식인 거인이다. 하루에 한 번씩 사람을 사냥하러 인간 세계로 떠난다. 터키인이 맛있고, 그리스인은 기름기가 너무 많아 싫단다. 날이 더울 땐 차가운 에스키모인이 제격이고.(그나마도 지겨우면 칠레로 가면 된다) 영국 사람도 인기 있는 종(?)이다.

 

 



그런데 이 커다란 친구는 인간을 먹지 않는다.  스노즈컴버라는 맛없는 (굳이 얘기하자면 똥 맛이 나는) 야채 같은 걸 먹고산다. 싫지만 사람을 먹지 않으니 선택의 여지가 없다. 그냥 참고 먹는 수밖에. 그래서 이 친구는 인간을 잡아가는 법이 없지만, 소피는 예외다. 인간은 거인을 보면 안 되는 거다. 소피가 자기를 본 이상 어쩔 수 없다. 인간들이란 원래 못 돼놔서, 분명 이리저리 소문을 낼 거고, 그럼 거인은 동물원에 갇혀 구경거리 신세가 될지도 모른다.

 

 



그래도 다른 거인들보다는 훨씬 덩치가 작은 이 꼬마 거인은 꿈을 채집하여 인간들에게 나눠주며 산다. 사는 곳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가서 꿈을 잡아병에 일일이 넣어놨다가, 원하는 대로 조합하여 트럼펫 같은 도구로 잠든 인간의 방에 훅 불어주면 인간은 꿈을 꾸게 된다.

 

 



소피는 꼬마 거인 친구를 따라 스노즈컴버도 먹어보고, 꿈을 잡으러 같이 가기도 한다. 인간 세상의 탄산음료와 비슷하지만 다른 기능을 하는 프롭스코틀도 마셔본다. (맛있고 재미있기까지 한!) 못 된 거인들이 인간 사냥을 하러 떠나는 것을 보고, 뭔가 할 수 있는 게 없을까 고민하다 한 가지 생각을 해내고, 꼬마 거인 친구와 함께 계획을 실행하기로 한다.

 

 



아이들 보는 책은 환상적인 장치가 참 재미있다. 전하고자 하는 바는 단순할지 모르나 전달 방식이 성인들 이야기처럼 심각하거나 무게를 잡지 않아 마음에 든다.

 

 



제일 좋은 건 등장인물을 굳이 이해할 필요가 없다는 거다. 우리 어른들은 이해심을 넓힌답시고, 혹은 설득력 있게 말하겠다고 착한 사람은 착한 사람대로, 나쁜 사람은 나쁜 사람대로 인물이 지나온 생과 성격과 가정 환경 따위까지 구구절절 늘어놓지만, 아이들 보는 책에서는 그럴 필요가 없다. 착한 사람은 그냥 착하고, 나쁜 사람은 그냥 나쁘니까.

 

 


어쩌면 어른들이 사람을 이해하는데 과정과 도움이 필요한 건 아이들보다 이해력이 떨어져서 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이해하기 위해 설명까지 늘어지게 필요하다니. 그냥 그렇구나, 인정해버리면 그만인 것을. 긴긴 설명 끝에 아~ 그렇구나! 이해하는 척하며 오만을 떨지만, 시간과 상황과 인물만 바뀌면 또 이해가 '안' 간다며 법석을 떤다.

 

 


그런 젠체 따위 하지 않는 직선적이고 솔직한 이야기가 마음에 든다. 로알드 달 특유의 재치와 사랑스러운 장치도 좋다. 작가님의 책이라면 빼놓지 말고 다 읽어봐야겠다. 아 참, 영화와 책은 결말이 조금 다르다. 궁금하신 분은 직접 확인하시길.

13
The Giant (if that was what he was) wearing a ling BLACK CLOAK. In one hand, he was holding what looked like a VERY LONG, THIN TRUMPET.

거대한 괴물은 (소피가 보고 있는 것이 괴물이 맞는다면) 검은색 망토를 두르고 있었어요. 한 손에는 아주 길고 얇은 트럼펫 같은 것을 들고 있었답니다.

15
In the moonlight, Sophie caught a glimpse of an enormous long pale wrinkly face with the most enormous ears. The nose was as sharp as a knife, and above the nose there were two bright flashing eyes, and the eyes were staring straight at Sophie. There was a fierce and devilish look about them.

달빛 아래에서 소피는 크고, 길고, 창백한 거인의 주름투성이 얼굴을 보았습니다. 귀도 어찌나 크던지요. 코는 칼처럼 뾰족했고, 코 위로는 커다란 두 개의 눈이 빛나고 있었습니다. 거인은 소피를 뚫어져라 쳐다보고 있었어요. 거인의 표정은 어딘가 모르게 날카롭고 못 돼 보였습니다.

39
All at once, a huge tear that would have filled a bucket rolled down one of the BFG‘s cheeks and fell with a splash on the floor. It made quite a puddle. Sophie watched with astonishment. What a strange and moody chreaure this is, she thought.

갑자기 거인의 커다란 눈에 눈물이 가득 고이더니 뺨을 타고 흘러내렸습니다. 양동이 하나 정도는 가득 채우고도 남을 만한 양이었습니다. 바닥으로 떨어진 눈물은 웅덩이 하나는 됨 직했습니다. 소피는 깜짝 놀라 거인을 쳐다보았어요. 뭐 이런 마음 약한 거인이 다 있어, 생각하면서요.

53
"I think you speak beautifully.‘ Sophie said.
"You do?" cried the BFG, suddenly brightening. "You really do?"
"Simply beautifully," Sophie repeated.

"거인 아저씨 말 되게 잘 해요." 소피가 말했어요.
"정말?" 거인 친구가 소리쳤습니다. 얼굴이 삽시간에 밝아졌어요. "정말 그렇게 생각해?"
"그렇다 마다요." 소피는 다시 한 번 말했습니다.

87
"Human beans babies and little childdlers is spending half thier time sleeping, so you is only four."
"I‘m eight,‘ Sophie said.
"You may think you is eight.‘ the BFG said. "But you has only spent four years of your life with your little eyes open.‘

"인간간의 아기와 어린이들은 반 정도는 자는 데 쓴다. 그러니까 너는 아직 사 살밖에 안 됐다."
"전 여덟 살 이라고요." 소피가 말했습니다.
"너는 여덟 살이라고 생각하겠지만," 거인 아저씨가 말을 이었습니다. " 눈을 뜨고 보낸 시간은 4년 밖에 되지 않다."

116
"Grown-up human beans is not famous for their kindness."

"어른 인간간은 친절하지는 않다."

203
"It serves them right left and centre." he said.

"제대로 지대로 그대로 고대로 돌려받았군." 거인 아저씨가 말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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