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강의 - 나의 동양고전 독법
신영복 지음 / 돌베개 / 2015년 3월
평점 :
판매중지


이게 다 <감옥으로부터의 사색> 탓이다. 그때 신영복 선생님의 글이 너무 좋았다. 시대를 날카롭게 뚫어보는 시선을 따뜻한 문체로 표현한 게 좋았다. 그래서 선생님의 다른 글도 읽어보기로 한 게 화근이었다. 주변의 추천도 있고 해서 그럼 다음 책으로 읽어보자 선택한 책이 이 <강의>라는 책인데, 덜컥 읽기 시작하고 보니 세상에 600쪽이 넘는다. 게다가 이 책은 성공회대에서 동양 고전에 대해 강의했던 내용을 정리한 책이다. 아이고, 딱 걸렸네. 꼼짝없이 공부하게 생겼다. 이 책을 읽기 시작했을 때 처음 든 생각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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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상 책을 읽기 시작하자 아니나 다를까 어려운 말투성이다. 공자님 맹자 님부터 시작해서 묵자 법가까지. 중국의 사상을 다룬 내용이니 한자도 필수인데다 강의하는 분의 사상은 또 얼마나 깊고 넓은지. 안 그래도 어려운 내용이 더 심오하게 느껴져 난감 또 난감. 그런데 책을 놓을 수 없는 무언가가 있었다. 나의 식견으로는 이해하지 못하는 부분도 많았지만, 쉽게 풀어 설명하려는 선생님의 노력의 일환으로 동원된 우리 주변의 수많은 예시들만 읽어도 뭔가 피가 되고 살이 돋는 느낌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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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간중간 가슴이 뜨끔, 무릎을 탁, 하는 순간이 있기야 했지만 기본적으로 어려운 내용이다 보니 다 읽을 때까지도 이거 뭔 얘기야 그냥 읽고 땡 쳐야겠다 생각했었다. 그런데 다시 한 번 읽으면서 표시해놓았던 부분을 살펴보니 역시나 배울 점이 많다. 그저 그렇고 그런 '공자님 맹자 님'하는 이야기는 아니었다는 이야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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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책의 내용을 완전히 이해할 만큼은 못 되지만, 그런 나에게도 도움이 되는 이야기였다. 배움은 고통스럽지만 언제나 즐거운 법인가 보다. 나중에 더 나이가 들면 다시 한 번 읽어봐야지 싶다.

서양 문화는 그 자체로서 보편성을 가지고 있습니다. 소위 문화 일반의 준거가 되고 있습니다. 따라서 동양문화는 오리엔탈리즘이라는 주변적 위상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 언제나 서양의 시각에서 동양문화가 조명되는 구도이지요. - P25

공자도 그 나라의 노래를 들으면 그 나라의 정치를 알 수 있다고 하였지요. ‘악여정통‘이라는 것이지요. 음악과 정치는 서로 통한다는 것입니다. 공자가 오늘의 서울에 와서 음악을 듣고 우리나라의 정치에 대해 어떤 이야기를 할까 궁금하기도 합니다. - P62

나는 인간에게 두려운 것, 즉 경외의 대상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것이 꼭 신이나 귀신이 아니더라도 상관 없습니다. 인간의 오만을 질타하는 것이면 어떤 것이든 상관없다고 생각합니다. - P94

나는 그 ‘자리‘가 그 ‘사람‘보다 크면 사람이 상하게 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나는 평소 ‘70%의 자리‘를 강조합니다. 어떤 사람의 능력이 100이라면 70정도의 능력을 요구하는 자리에 앉아야 적당하다고 생각합니다. 30정도의 여유가 있어야 한다는 생각입니다. 30정도의 여백이 있어야 한다는 뜻입니다. - P109

과거의 담론을 현대의 가치의식으로 재단하는 것만큼 폭력적인 것도 없지요. - P156

오늘날 요구되고 있는 전문성은 오로지 노동생산성과 관련된 자본의 논리입니다. 결코 인간적 논리가 못 되는 것이지요. - P170


사실 나는 경제학을 전공으로 하고 있습니다만 지금도 도무지 납득할 수 없는 것이 ‘소비가 미덕‘이라는 자본주의 경제학의 공리입니다. 절약이 미덕이 아니고 소비가 미덕이라니. 끝업슨 확대 재생산과 대량소비의 악순환이 자본운동의 본질입니다. 자본주의 경제의 속성입니다.

자본주의 경제는 당연히 욕망 그 자체를 양산해 내는 체제입니다.
 - P325

무리하게 하려는 자는 실패하게 마련이며 잡으려 하는 자는 잃어버린다는 것이 노자의 철학입니다. - P327

가장 중요한 원칙 문제에 있어서 타협하지 않는 사람은 사소한 일에 있어서는 구태여 고집을 부리지 않습니다. 가장 중요한 원칙을 지키지 못하는 사람일수록 작은 일에 매달리고 그 곧음을 겉으로 드러내게 마련이지요. - P351

삶이란 삶 그 자체로서 최고의 것입니다. 삶이 어떤 다른 목적의 수단일 수는 없는 것이지요. - P4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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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이달 2022-05-22 23:26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고맙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