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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승옥 소설 전집 - 전5권 ㅣ 김승옥 소설전집
김승옥 지음 / 문학동네 / 2004년 10월
평점 :
품절
환상수첩
10쪽 : '자살하는 생활인'이라는 말을 생각하니 우스워서 나는 하하 웃었지만 그러나 결국 나는 이 엉뚱한 친구에게만은, 이번 나의 하향은 자살을 위한 것으로 낙착되었다.
12쪽 : 나는 기차의 유리창에 입김을 불어 뿌옇게 만들어서 거긱에 손가락으로 '외롭다'고 써보았다.
부글부글 끓어오르는 내부를 저런 무관심한 표정으로 가려버리는법을 지난 몇 년 동안 서울에서 나는 마스터한 것이었다.
다산성
161쪽 : 위대한 시대만 온다면, 구두 한 켤레쯤은 아무 것도 아니다.
재룡이
277쪽 : 어쨌든 재룡이는 기 이불을 둘러쓰고 잠잔다. 무엇이 보고 싶을 때, 뮤엇이 그다지도 잊을 수 없을 때 자는 그런 잠을 말이다.
290쪽 : 귀찮아서 그랬는지 일부러 그랬는지 유난히 작게 만든 그 분봉들이, 그러나 지금 재룡이의 눈에는 뜻밖에도 거대하고 아스라하게, 그래서 지극히 오만하게 뻐기고 있는 것만 같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