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세트 - 전5권 - 최신 원전 완역본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어느덧 4권까지 다 읽었다. 딱히 내가 좋아하는 류의 글은 아니지만, 고전으로 꼽히는 작품을 읽을 수 있는 기회가 생겨 기쁘다.


4권은 '풍자'에 관한 이야기다. 풍자라고 해서 대체 어떤 이야기인가 궁금했는데 솔직히 짐작도 잘 안 갔다. 찬찬히 읽어보니 황당무계한 이야기를 진지하게 풀어가는 게 이 책에 담겨있는 이야기 같다.


이야기의 주인공들은 현실에 존재했다면 사람들이 깨나 싫어했을 것 같은 희한한 사람들이다. 나름 과학적이고 정교한 방법으로 이리저리 사기를 치고 다니고 결국 '기술'의 하나로 인정받는다는 <사기술>이나, 별로 자랑스럽지 않은 방법으로 다양한 사업(?)을 벌이고 다니는 <비즈니스맨>, 아이들을 대상으로 한 만화 같은 걸 보는 듯한 느낌이 들었던 <안경>, 영리하게 결혼 날짜를 찾아 승낙을 받은 <일주일에 세 번 있는 일요일>, 이런 걸 가지고도 글을 쓸 수 있구나 싶었던 <x 투성이 글> 등등 언뜻 보기에 말도 안 되는 배경에 비이성적인 사고를 가진 사람들이 나와 의외로 논리적으로 이야기를 진행해간다. 포는 천재였던 걸까. 말 그대로 황당하지만 나름대로 말은 된다. 작가의 능력인가 보다.


<미라와 나눈 대화> 같은 경우만 봐도, 수천 년 전 잠든 미라를 우연히 깨워서 하는 대화라고는 고대 문명과 현대 문명 중 어느 것이 낫냐는 식의 유치한 우격다짐이다. 결국 미라와의 대화 끝에 현대 문명이 이집트의 문명보다 낫다고 승리(?) 한 주인공은 집에 가서 본인도 미라가 되어 당분간 잠을 자기로 한다. 이 세상이 지겹다나.


이런 식의 이야기라서 '풍자'인가 보다. 말도 안 되는 배경과 설정을 생각하면 그냥 이상한 이야기로 치부할 수도 있을 법한데 희한하게 논리를 찾아가니 이야기를 따라 읽게 된다. 그간 글을 많이 봤다면 많이 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데 이런 식의 이야기는 처음이었다.


기존의 뻔한 이야기가 싫은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봄직한 책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공유하기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