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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세의 인문학 - 제자백가 12인의 지략으로 맞서다
신동준 지음 / 이담북스 / 2015년 6월
평점 :
난세다. 그동안 잠자고 있던 중국이 경제 개방과 동시에 어마어마한 경제 성장을 하고 있고, 오랜 경제 불황으로 이웃나라 일본은 점점 우경화 되어 가고 있다. 미국은 다음 대통령 후보로 트럼프가 나온단다. 이런 상황에서 한국의 상황을 생각하면 한숨만 나온다. 바야흐로 난세다.
서세동점이 시작된지 1세기 정도 되었다. 그동안 이 땅의 문화와 사상에도 많은 변화가 있었다. 현상의 이유를 분석하는데 주력한 서양의 사상은 그 나름대로 의의가 있긴 하지만 한계도 분명히 있다. 그 해답을 동양 문화에서 찾을 수 있을 거란 생각을 했다. 그리고 정말 중국이 깨어나고 있지 않은가. 오랫동안 동양을 지배한 중국 성인들의 사상을 알면, 우리와 동양을 알게 되고 중국을 배워 미래를 대비할 수 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이 책을 읽게 되었다.
작가는 혼란스러운 현재를 난세로 규정하고 제자백가의 사상을 현대에 어떻게 적용할 것인지 의견을 제시한다. 결국 역사에서 배우는 거니까. 흥미롭게 읽었다.
나는 인문학이나 중국의 사상에 대해서는 잘 모르는 사람이지만, 작가의 식견은 감탄할만 하다. 요즘 인문학 열풍이 불어 서점에 가보면 인문학 책을 많이 볼 수 있는데, 너무 표면적이어서 알맹이는 없거나, 어디서나 볼 수 있는 이야기만 하는 책들도 봤는데 이 책은 상당히 신경써서 만든 책임을 알 수 있다. 작가는 본인의 지식을 동원해 예를 들고, 설명하고, 독자에게 지식을 전달한다. 이해가 가는 부분도 있고 어려운 부분도 있다.
아쉬운 부분은 책이 다소 어렵다는 것이다. 어려운 주제니까 어려운 건 당연하지만 예를 들기 위해 사용한 전문 용어 같은 것들에 대해서 설명은 물론 주석도 없는 것들이 있다. 그리고 말 자체가 어렵다. 쉬운 말로 설명할 수도 있었을텐데. 작가가 염두하고 쓴 독자가 나같은 일반인이 아니라면 어쩔 수 없는 일이지만, 부등식 'r>g' 같은 말을 대체 일반인들이 어떻게 알겠는가. 명색이 동양고전 전문가라고 하는 작가님께서 인간사이의 기본은 '소통'임을 모를리가 없다. 작가는 적어도 나와의 소통은 실패하셨다. 동양의 지식인들은 이게 문제다. 그게 뭐든 쉽게 풀어 쓰는 서양의 글쓰기와는 달리 알아서 보라는 식의 지식 전달은 다소 불편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한번쯤 읽어볼만 한 책이다. 현재를 살아가는 우리들에게 과거 성인들에게서 배울 수 있는 기회다. 게다가 중국이 커지고 있는 이때, 그들의 사상은 미래시대의 무기가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