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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세트 - 전5권 - 최신 원전 완역본 ㅣ 에드거 앨런 포 소설 전집
에드거 앨런 포우 지음, 바른번역 옮김, 김성곤 감수 / 코너스톤 / 2015년 6월
평점 :
기대하지 않았지만 이벤트에 당첨되어 요즘 포의 작품을 열심히 읽고 있다. 어느덧 3권째다. 3편은 <환상>과 관련된 이야기다.
이 책에서는 포의 작품 중 환상적인, 즉 인간 세상에서는 일어날 것 같지 않은, 그래서 기이하거나, 신비롭거나, 아름다운 이야기 등을 다루고 있다. 예를들어 <최면의 계시>에서는 제목에서 얘기하듯 최면에 관한 이야기가 나오고, <풍선 장난>에서는 열기구로 대서양을 건넌 이야기가 나오며, <모노스와 우나의 대화>에서는 인간이 아닌 존재들이 하는 대화가 나온다.
나는 <아른하임의 영토>와 <랜더의 별장>이 인상 깊었다. 작가의 개인적으로 삶이 평탄하지 않았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그런 그의 생애가 작품에도 잘 드러나는 것 같다. 포의 작품을 읽다보니 밝은 분위기의 작품은 별로 없고 대부분 어둡고 기이하며 죽음에 대한 이야기가 많다.
그런데 인간의 상처를 치료하는 것은 자연뿐이라더니, 포 또한 자연에서 치유를 받았던 것일까. 아름다운 자연풍경에 대한 묘사가 굉장히 자세하다. 그림이 아닌 글이라서 직접 볼 수 있는 아름다움은 아니지만, 꽃 하나, 강의 흐름 하나 놓치지 않고 세세하게 그리듯 설명해놓은 작가의 시선에서 그가 얼마나 그 광경에 감동을 받았는지 느껴진다. 딴 말이지만 자연의 아름다움을 이야기한 이 두 작품이 <환상>이라는 범주의 작품으로 분류되었다니 그것도 참 재미있는 것 같다.
결국 이야기란 우리 인간이 사는 현실세계에 교훈을 주는 것이 아닌가 싶다. <환상>에 관한 이야기도 마찬가지다. 비현실적인 이야기란 것은 인간이 상상했을 때 말그대로 '현실 세계에 일어날 것 같지 않은 일'인데, 달리 얘기하면 우리가 보고 듣고 겪은 일을 거꾸로 뒤집어 '이런 일만은 일어나지 않겠지' 하는, 오히려 우리의 상상력의 한계를 보여주는 이야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책 읽는 내내 들었다.
그래서인지 나에게는 포의 작품은 여전히 어렵다. 너무 정교하고, 실체가 없이 느껴진다. 영미문학에는 엄청난 업적을 남긴 작가라고 하던데 난 그런 이의 작품을 읽기에는 아직 모자란가 보다. 그래도 이런 기회에 그의 작품을 차근차근 읽어볼 수 있어 좋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