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자책] 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 (개정판)
김연수 지음 / 문학동네 / 2015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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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다 놓은 게 언제인지 기억도 안 난다. 열 몇 권의 이북을 한 번에 결제하고는 이북에 담아두고 좋아했던 책 중 하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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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연수 작가의 책이라면 예전에 한 권 본 적이 있었다. 제목은 잘 기억이 나지 않지만, 일제 강점기 때 순천인가 군산인가 아무튼 조선의 곡창지대 어딘가에서 태어나 광복 후 일본으로 돌아가 살며 고향(?) 산천을 그리워하는 남자가 나오는 이야기였다. 그런 사람이 있으리라고는 생각도 못 했던 지라 읽으면서 참 놀라웠던 기억이 난다. 주인공이 책 속에서 전 세계 여러 군데를 돌아다니며 겪었던 희한한 일들과 만났던 그 수많은 사람과 또 그 한 명 한 명의 특이한 이야기도 지금은 기억이 희미하지만, 도대체 작가가 말하고 싶은 건 뭘까 궁금해하며 봤던 책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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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도가 바다의 일이라면>이라는 책도 추천을 통해 접한 책이었다. 이전에 봤던 책과 마찬가지로 이 책에서 또한 주인공 카밀라는 태어난 곳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입양을 가 자라다가 어머니의 나라인 한국, 그중에서도 자신이 태어난 고향이라는 고장으로 돌아와 자신의 뿌리를 찾아다닌다. 진남은 그런 곳이다. 이곳 사람들은 진심을 잘 이야기하지 않고 의뭉스럽다. 자신을 낳았을 때 열일곱이었다는 엄마 정지은의 이야기를 물으면 속 시원한 대답 대신 열녀 비니 검모래니 하는 곳으로 주인공을 데려가서는 알아서 보고 느끼라는 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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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야기는 엎치락뒤치락 한다. 카밀라는 본인의 원래 이름이 정희재라는 사실을 알게 되고 진실에 점점 가까이 가는 듯하지만 알게 되는 사람들마다 진술은 엇갈리고 앞서 나왔던 진술은 너무 쉽게 뒤집어지고 속 시원한 결말 없이 이야기는 끝난다. 어릴 때 입양된 주인공이 본인의 정체성을 찾아다닌다는 설정이 마음에 들기도 하고 속도감 있는 전개에, 주제에 어울리지 않게 서정적인 문체가 마음에 들어 홀린 듯 끝까지 보기는 했으나, 전에 봤던 작가님의 책과 마찬가지로 도대체 무슨 말을 하려는 건지 잘 감은 잡히지 않는다. 마지막 작가님의 말에서 '부디 독자들이 본인이 쓰지 않은 곳까지 읽어낼 수 있기를 바란다'라고 하셨지만, 여백이 많은 이 이야기가 그래서 뭐 어쨌다는 거야? 알면서도 모르겠다. 주인공 정희재가 만나게 되는 인물과 각 인물들의 그 많은 사연도, 다는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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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인공 카밀라 혹은 정희재는 본인이 엄마의 진실을 캐고 다닌 걸 후회한다고 책 중간에 이미 선언을 했었다. 그녀가 마주한 정체성 혹은 (작가님의 표현을 빌리자면) 심연은 무엇이었을까? 책을 읽고 난 나의 감상은 카밀라의 마음처럼 혼돈 그 자체다.

 

한 마디 덧붙이자면, 주인공 엄마는 꼭 열일곱에 아이를 낳은 설정이어야만 했을까? 정말 지겹다. 사회적 약자로 몰린 어린 소녀들이 성적으로 능욕당한다는 설정을 어디에서나 볼 수 있는 게. 마치 그런 상황에 처한 어린 여자아이들은 그런 일을 당해도 이상할 게 없다는 듯이.

 

이쯤 되니 남자 작가 이야기는 좀 자제해야겠다는 생각이 드는 건 나의 편견인가. 


양모인 앤이 죽은 지 채 이 년도 지나지 않았다. 한 남자의 삶 속에서 아내라는 존재가 그토록 빨리 잊히다니! 그 사실이 나를 외롭게 만들었다. - P11

"평생 앤이 가장 사랑한 사람이 너였으니까." - P12

그러므로 ‘어머니‘의 두번째 정의는 ‘날마다 한 번은 떠올리는 여자‘야. - P79

지나가면, 우리는 조금 달라지겠지. 하지만 그 조금으로 우리는 서로에게 낯선 사람이 되겠지. - P130

진실은 과연 그토록 중요한가? - P182

지훈은 등으로 너의 존재를 고스란히 느낀다. 인간은 가여운 존재라 끊임없이 다른 인간을 필요로 한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게 설사 아무런 표정도 느껴지지 않는 등이라고 해도. - P191

왜 그럴 필요가 없는 사람들까지도 사랑을 하는 것일까? - P28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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