흑색의 수수께끼 -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18인의 특별 추리 단편선 밀리언셀러 클럽 90
나루미 쇼 외 지음, 유찬희 옮김 / 황금가지 / 2008년 10월
평점 :
절판


에도가와 란포상 수상 작가 18인의 특별 추리 단편선 <백색, 청색, 적색, 흑색의 수수께끼>시리즈들 가운데

흑색의 수수께끼입니다.

적색을 먼저 읽었는데 약간 잔인하다 싶게 피가 나오고 사람이 죽는 단편들이라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흑색은 어떤 기준인지 잘 모르겠습니다.

 

 

첫번째 단편은 나루미 쇼 의 화남(花男)

꽃의 남자라는 뜻보다 화났다고 하는 뜻이 더 어울릴 것 같습니다.

중년 남자 렌지는 수퍼마켓에서 계약직으로 일하고 있으며 중이염을 앓고 있습니다.

선배에게 억지 술자리로 끌려나가 이야기도 듣는둥 마는둥 하고

바람도 피는둥 마는둥 인생도 사는둥 마는둥하는 주인공입니다.

 

p34

"나, 집사람이랑 애들하고 떨어져 보고 느꼈어. 가족에 나는 필요 없지 않은가 하고."

 

꽤 쓸쓸하고 허무하다는 생각을 계속 이야기하는 것을 보면

어쩌면 작가 자신이 이런 생각에 푹빠져있는 것은 아닐까 싶었습니다.

나중에 중이염이 아니라 종양이라고 밝혀졌는데, 사산되었던 자기 자식이 돌아온것으로

여기고 그대로 안고 살아갈 생각을 하는데, 허무라고 하는 병은 정말

뭐든 집어삼키는 병이구나 싶었어요.

 

두번째 이야기는 노자와 히사시의 저벅저벅

어린시절 성추행을 당해서 평생 성생활에 거부감을 갖는 여성의 이야기입니다.

결국 어릴적 자신을 욕보인 중학생이 대체 누구인지 굳게 맘먹고 찾아내는데

그 반전은...!

반전과 결말이 기리노 나쓰오를 생각나게 합니다.

마지막에 이 여자가 선택한 것이 뭐지? 하고 이해가 잘 안가서 몇쪽 다시 읽어보고 이건가? 싶었는데

다른 사람에게 인생을 좌지우지당한 사람이 똑같이 남을 그렇게 해주려고 맘먹는 부분이

어째 공감이 되기도 하고, 그럼 안되는데 싶기도 합니다.

 

세번째 이야기는 미우라 아키히로의 목소리,

낚시이야기입니다. 아버지와 자주 낚시를 하던 낚시터에

아버지가 돌아가신 뒤 청년이 된 주인공 다이치가 낚시를 하다가

옛날 아버지를 알던 어떤 아저씨를 구하게 되고 둘이서 아버지의 흔적을 더듬어 보는 내용입니다.

읽다보면 안정감도 생기고 훈훈한 것이 좋았습니다.

 

네번째 이야기는 아카이 미히로의 가을날 바이올린의 한숨.

천재 물리학자 아인슈타인 박사가 일본에 와서 애지중지하는 별로 비싸지 않지만 추억이 깃든 바이올린을

도둑맞고 그 사건을 도도로키 교수가 탐정으로서 의뢰받아 사건을 해결하는 이야기입니다.

여기서 정말+ㅅ+ 좋은 구절이 돈까스 덮밥에 대한 묘사인데요

 

p194

저 이야기를 듣는 두 사람 뿐만 아니고 저도 침을 꿀꺽 삼켰습니다. 먹고싶어졌어요!

 

이런 식으로 단편단편이 나뉘어져 있었는데 깔끔하고 보기 편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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