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내가 기존에 알던 세종대왕님은
백성을 가엾게 여겨 글자를 만든,
밤새워 연구를 하다 잠이 든 집현전
학자에게 용포를 덮어준 한없이
성품이 인자한 왕으로만 생각했는데..
이 책의 서문을 보는 순간부터
기존의 생각을 잠시 접어둘 필요가 있었습니다.
백성을 불쌍히 여기는 왕들은 흔했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곡간을 열어준 왕도 있었죠.
왜 세종대왕만이 오백 년이 넘도록
이름이 무겁게 남겨졌을까요!
그는 감정에서 멈추지 않고
감정을 도구로 바꾸었습니다.
백성이 글을 몰라 억울해한다면
다른 왕들이라면 그저 탄식했습니다.
하늘의 시간을 몰라 농사를 망친다면
대부분의 왕은 중국의 달력을 베껴서
배포했습니다.
이것은 자비가 아니고 설계입니다.

반대는 언제나 가장 가까운 곳에서 옵니다
나를 안다고 믿는 사람이 가장 먼저 손을 듭니다
그 당시 명나라를 섬기는 나라가 독자적인
문자를 만드는 것이 사대의 어긋남이며
한자와 이두가 있는데 굳이 새 문자를 만들
필요가 없다는 것.. 그러나 진짜 두려움은
명나라가 아니라 백성이었습니다.
지식이 고루 퍼지면 자신들의 자리가 위협받을 거란..
세종은 반대의 감정을 짓누르지 않았습니다.
반대자보다 더 깊이 알고 있었으며
더 정확한 근거를 갖고 있었습니다.
당신은 어떤가요. 당신이 새로운 것을
시도할 때 누군가 반대의 말을 던진다면
그 순간 논리로 되받을 준비가 되었나요
반대의 상소는 세종의 문자가 실패한 것이
아니라 오히려 성공했다는 신호라 합니다
아무도 위협을 느끼지 않으면 아무도 상소를
올리지 않습니다. 반대가 거셀수록, 그것은
이미 판을 흔들고 있다는 증거라 합니다.

조선은 오랫동안 명나라의 달력을 받았습니다
남의 하늘에서 계산된 시간을 우리 땅에 맞춰보니
각도가 다르고, 해의 길이가 달랐습니다.
세종은 이 어긋남을 참지 않았습니다.
농업 사회에서 시간은 곧 생존인데요
언제 씨를 뿌릴 것이며 모내기를 할 것인지
모든 결정 하나가 한 해의 밥을 결정하고 세금을
결정했기에 세종의 천문학은 백성의 생존과
맞닿아 있었습니다.
세종은 편리한 길을 알고 있었습니다.
명나라 달력을 그대로 쓴다고 아무도 뭐라 하지
않으며 전부터 오랫동안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하지만 이 편리함이 조선을 어떻게 갉아먹는지를
알았습니다. 남의 시계에서 조금씩 어긋남이
쌓이면, 백성의 굶주림이 되는 것이지요.
당신의 삶에서도 이 어긋남은 매일 일어납니다
누구의 시간표를 살고 있는가요
누구의 기준으로 성공을 재고 있는지
당신이 만든 것이 아니라면 그것은
당신의 하늘이 아니라 합니다.
우리가 배울 것은 두 가지입니다.
기준표는 반드시 자기 땅 위에서 만들 것
자기 기준표를 만드는 일은 낭만이 아니라
생존이란 것.

모두가 반대하는 길 위에서
홀로 역사가 되다.
저는 개인적으로 3장 분골쇄신 부분이
놀라웠습니다.
세종은 원래 병약했다고 합니다.
당뇨와 종기가 있었고 눈도 어두워졌습니다.
그저 고기를 좋아하셔서 그런가 보다 했지만
그것은 연료의 문제였다고 합니다.
그는 자신이 하루에 얼마나 많은 문서를 읽어야
하는지 알고 있었다고 합니다. 경연은 매일 열렸고
상소는 끝없이 올라왔습니다. 어의가 만류해도
고기를 내려놓지 않은 이유는 그가 자신의 몸을
소중히 다루는 왕이 아니라 자신의 몸을 목표에
갈아 넣는 왕이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몸을 잘 챙겨야 오래 일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말도 옳지만 그 말 뒤에 숨어서
아무것도 하지 않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컨디션이 좋지 않아서, 그 명분 아래서
인생은 조용히 미뤄집니다.
그동안 몸이 피곤하다고 얼마나 미뤘으며
운동은 내일 하자.. 이런 생각을 갖고 있던
자신을 반성하게 되었는데요..
당장 당신만의 피로보다 더 중요한 것은
어떤 것이 있는지.
우리가 세종처럼 살 수는 없겠지만
그만큼 어떤 마음가짐을 갖고 살아야 할지!
정신이 번뜩 들게 하는 책이었습니다.
눈물을 흘리고 앉아있는 왕이 아닌
백성이 자기 말을 적고, 자기 땅의 시간을
알고 세금의 근거를 이해할 수 있도록
국가를 다시 조립한 왕!
다가오는 한글날을 맞아 세종대왕님의
대단함을 다시금 깨닫고
나 자신까지 돌아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이제 당신에게 묻습니다.
당신의 자리에서 필요한 것은 무엇이며
어떻게 살아갈 것인가요!

서평단에 참여하여 도서를 제공받아 읽고 솔직하게 작성한 후기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