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결혼하기 전, 아이를 낳기 전 육아를 생각해본다면 .. 그저 아이를 이뻐하기만 하면 되는(?) 지극히 랜선이모 다운 생각만을 했었다...그런데 아이를 두둥 낳고 보니 하나부터 열까지 손이 가지 않는 것이 없으며 육아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구나(!) 라는 깊은 깨달음을 얻었다.. 그렇게도 힘듦에도 다 잊고 다시 둘째를 키우고 있는 나로서는 다시금 육아는 쉬운 게 아니라는걸.. 내 적성에 안 맞는다는 걸 새삼 느끼고 있는데 이 책에 나오는 저자 또한 육아가 적성이 아니라고 당당히 육아비적성을 커밍아웃 하고 있다.
'그래, 이 분야 전문가는 따로 있어. 나는 이 분야의 전공을 하지도 않았고 나랑 맞지 않을 뿐이야. 엄청나게 힘든 일을 떠안고 왜 자학하고 자책해야 하지? 우리는 잘나가는 골드였는데, 외계인 낙하산 사장님이 운영하는 익숙하지 못한 부서에 원하지 않게 발령받은 것일 뿐. 적성에 맞지도 않고 전공하지도 않은 일을 하려니 당연히 힘든 것뿐이야.'
집에 있으면 밥은 엄마가 차려줘야 한다는 전통은 누가 만든 것인가? 나는 요리를 전공한 적도 고향에 살았던 적도 없다. 그래서 고향의 맛을 내지 못한다. 왜 집밥 하면 엄마를 떠올리는가? 그건 이제 전래동화다. 우리 육B족은 이제 커밍아웃한다. 엄마라는 이름을 붙여주지만 당신들이 생각하는 옛날 엄마라는 사람의 역할을 하기에는 너무 진화했다고!
4차 육아 시대는 아빠들이 주인공이라는 말답게 책에서는 저자 대신 남편이 육아에 적극 참여하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엄마보다 딸을 더 사랑하는 듯한(?) 딸바보 아빠의 육아! 엄마보다 더 맛있게 만드는 이유식 등.. 독박 육아라고 엄마 혼자 힘들게 육아하기보단 남편이 적성에 더 잘 맞으니 적극 활용(!) 하면서 육아 DNA를 일깨워 주는 것! 참으로 바람직스러운 모습으로 느껴졌다.
육아도 둔감하게 하자고 저자는 말했다. 육아가 뜻대로 되지 않고 괴롭고 힘들 때 능숙하게 하지 못하 나도 아이도 힘들다고 느낄 때 찾아오는 우울한 기분.. 이 기분은 가장 마지막으로 미뤄두고 나니까 이 정도라도 하는 거라고! 부족한 부분은 아빠가 있으니 아이한테는 분명 차고 넘칠 수 있다고.. 회사가 내 인생을 책임져주지 않을 걸 알기에 목숨 걸고 일하지 않는 것처럼 육아도 나를 괴롭히면서까지 뛰어내릴 것 같은 우울증이 오기까지 하면 안 된다고.. 아이의 울음을 너무 민감하게 큰일로 받아들이지 않고 나의 마음속울음을 더 챙겨 보려 애쓴다는 글을 보고는 동감하며 .. 나만 힘든 게 아니구나..라고 위로를 받는 느낌이었다. 내가 육아 비적성이고 만약 남편마저도 비적성이라 해도 걱정하거나 자학하지 말자. 엄빠 육아도 있고 원장님 육아도 있기 때문이다!! 육아로 힘들어하는 모든 그대들이 진정한 영웅이다! 우리 같이 책을 보며 위안 받고 힘을 내자!
라온북에서 체험상품을 제공받아 작성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