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산의 사람 그릇 - 18년 유배지에서 정약용을 만나다
진규동 지음 / 레몬북스 / 2019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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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의 레오나르도 다빈치라고 하면 다산 정약용이 떠오를 만큼 여러 분야를 연구하였는데 철학, 역사, 정치, 천문, 지리, 건축, 의학 등 모든 분야에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고 약 10년의 벼슬 생활과 18년 동안의 유배 생활에서 600여 권의 책과 2,500편의 시를 썼다고 전해진다.

다산 선생에 대해 다양한 시각에서 학문과 사상에 대해 저술한 책은 많이 나왔으나 이 책에서는 저자가 직접 2년간 다산 박물관에서 근무한 경험과 강진의 다산 유적지를 찾아다니면서 보고 찾은 느낌, 특히 118차례 이상 다산초당을 오르내리며 다산과 나눈 마음속의 대화를 바탕으로 이 책을 쓰기로 결심했다고 한다. 18년 동안의 유배라는 두려움과 공포, 우울한 마음과 생각을 극복하고 다산학이라는 위대한 학문적 결실을 어떻게 거둘 수 있었는가에 대하여 쓰기로 한 것이 저자가 이 책을 쓰게 된 동기라고 한다.

다산은 정조 즉위 동안 정조의 측근으로 치열한 당파 싸움 속에서도 정조의 보살핌 속에서 다양한 업무는 물론 다산의 학문 세계를 확산하는 데 크게 기여하게 되었다. 이것은 정조의 다산에 대한 기대와 미래 핵심인재로서 육성코자 하였음을 알 수가 있다. 그 과정 속에서 다산은 젊을 때 천주교를 믿었다는 구실로 반대 세력으로부터 수많은 비난과 비방 그리고 상소를 받아 한직으로 쫓겨나기도 했고 유배를 가기도 했다. 비리와 당파로 피폐해진 조선 사회에서 천주쟁이로 몰린 죄 아닌 죄로 18년의 유배 생활 속에서도 시련과 고난의 세월을 밝혀 준 것은 다름 아닌 다산의 분노였다고 한다. 관직에 있을 때부터 유배 생활 현장에서 보고 듣고 한 민생에 대한 파탄과 국정 문란에 대한 다산의 분노는 바로 위민과 위국의 정신으로 승화되었다.

농민들이 농사를 잘 지어 풍년이 되어야 나라의 살림살이는 물론 군량미도 쌓이게 되는데 농사를 천시하고 모두가 양반 행세로 혀만 나불대며 놀고먹는 사람들이 백성들을 우려먹고 농사를 피폐하게 하고 있다고 1790년 임금께 '농책'을 통해 농사에 대하여 상세하게 글을 올렸다. 구체적 방안으로 3농 정책을 제시했는데 첫 번째가 편농이다. 경지정리, 관개수리, 기계화를 통해 농사를 편히 지을 수 있게 해야 한다는 것이었고 두 번째는 후농이다. 농사란 장사보다 이익이 적으니, 정부가 각종 정책을 베풀어 수지맞는 농사가 되도록 해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세 번째는 상농이다. 농민의 사회적 위상을 높이는 정책을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다산은 농업 농촌 문제를 나라와 겨레 발전의 필수 기본 조건으로 인식하고 있었으며 농민들에 대한 관료와 노착 세력들의 수탈을 고발한 사회 고발성 시를 통해 사회정의 확립과 민생의 바른길을 깨우쳐 진정으로 나라가 바로 서고 백성들이 배부르게 먹고사는 나라가 되길 바랐다.

다산은 오직 현실에 만족하면서 긍정적으로 있는 곳에서 털끝 하나도 성한 곳이 없이 망해가는 조선의 미래를 위해서 그리고 굶주림에 허덕이는 백성들을 위해서 무엇을 어떻게 할 것인가를 고뇌하고 있건만, 조정에 있는 자들은 오직 권력에 눈이 어두운 어리석은 자들을 바라보면서 비통함을 감출 수가 없었다. 세상에 그 누구도 백성을 함부로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강조하며 다산은 유배 18년 동안 오직 나라와 백성을 위해 새로운 텃밭을 일구어 가고 있었다. 긴 유배생활의 위기를 기회로 삼아 600여 권의 저술을 통해 유교 이념을 새롭게 해석하여, 이 시대의 모순을 극복하고 다음 시대로 열린 자세를 보여주며, 당시에 접할 수 있는 다양한 학문과 사상을 폭넓게 수용하고 자신의 실학사상으로 독창적으로 체계화함으로써 다산학이라는 새로운 학문적 성과를 얻을 수 있었다.

유배지의 낯선 땅에서 말할 수 없는 억울함과 분노가 있었을 테지만 다산은 연연하지 않고 자연 속에서 자신의 글을 통해 승화시켜 나갔는데 이 책을 통해 그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당시의 상황을 상상해보고 중간중간 나오는 다산의 시를 통해 그의 진정 사람을 위하는 다산만의 사람 그릇을 알아볼 수 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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