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참 쓸모 있는 인간 - 오늘도 살아가는 당신에게 『토지』가 건네는 말
김연숙 지음 / 천년의상상 / 2018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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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하소설 토지는 한국인이라면 한번쯤은 들어 봤을 법 한 유명한 소설이다. 등장인물만 600명이 넘고 원고지 4만장에 이르는  방대한 양과 많은 등장인물로 인해 나는 아직 제대로 완독하지 못했는데  토지의 인물들을 통해 삶을 이야기한 마치 토지의 가이드같은 이 책을 통해 토지를 제대로 읽어보고싶은 생각이 들었다. 저자인 김연숙 교수는 고전읽기 박경리 토지읽기 수업으로 학생들과 함께 읽으며 삶과 세상, 타인과 나의 관계에 대해 고민할 수 있는 시간을 만들어 최고의 교양 강의로 손꼽혔다고 한다. 

토지의 줄거리는 경남 하동 평사리의 지주집 최참판댁이 몰락하고 나서, 무남독녀 서희가 갖은 고생을 겪으며 집안을 일으킨 이야기인데 시대배경으로는 1897년 구한말에 주인공 서희가 다섯 살때를 시작으로 결혼하고 두 아들을 낳고, 그 아들이 다시 아들을 낳고 키우는 1945년까지의 근 현대 역사를 담은 소설이다. 토지에는 수많은 사람의 수많은 사연이 나오는데 지금 살아가는 이들과 어찌보면 다름없는 현실적인 삶을 통해 저자인 교수님의 강의를 들은 학생들은 토지를 읽으며 인간관계를 배웠다고 하기도, 삶을 찬찬히 들여다보게 되었다고도 말했다.

인간,계급,가족,돈,사랑,욕망,부끄러움,이유,국가 라는 9가지 키워드를 통해 소설속의 이야기를 들려주는데 마치 인문학 강의를 듣는듯한 느낌으로 삶이란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생각해볼 수 있는 시간이 되었다. 토지의 시작은 신분제를 폐기하는 개혁 조치가 시행된 지 3년 정도가 지난 때이지만 제도상의 변화일 뿐 사회 분위기속에서 갖가지 신분차별이 그대로 남아있는 모습에서 벌레보다 못한 하인의 모습이 나오는데 이유 여하를 막론하고 양반이기에 어떤 짓이든 할 수 있고 하인이기에 무슨 짓도 다 당할 수 있다는 사실이 옳고 그름을 떠나 인간에게 어떻게 이럴 수 있나 싶지만 어쩌면 양반/상놈 이라는 이름만 바뀌었지 그 무엇에도 지금 여전히 남아있는게 아닌지.. 내 삶의 기준이 나의 판단과 선택으로 만들어 졌는지 아니면 타인의 기준이나 사회의 기준을 그대로 옮겨 놓은 건지 우리의 모습을 비춰주는 거울인것만 같은 다양한 삶에서의 나 자신에게 묻는 물음을 만날 수 있다.

26년간 기나긴 대장정의 그 긴 시간을 토지에 담았는데, 글을 쓰지 않는 내 삶의 터전은 아무 곳에도 없었다며 목숨이 있는 이상 나는 또 글을 쓰지 않을 수 없었다는 토지 작가 서문에 나오는 박경리 작가님의 이야기를 통해 그 긴 시간 내 삶에서도 이만큼 치열하게 담은 600명의 인간 백화점의 이야기를 읽기전이나 읽은후에 키워드로 돌아볼 수 있는 이 책을 통해 토지의 속 이야기들을 다시금 알아가 볼 수 있는 기회가 되길 추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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