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씨가 꾸리해서 그런지, 간밤에 늦잠을 자서 그런지 하루종일 자고 싶은 생각뿐이다. 지우고 싶은 나쁜 기억이 있는건 아니지만 도너츠 그림이 마음에 들어서 서평단을 신청했다. '시간이 흘려도 흐려지지 않는 지난 기억'이라는 말이 무서웠다. 지난 기억이라는 것이 나쁜 기억이면 더 할말이 없겠지. 모든건 시간이 지나면 희미해진다는건 신의 축복일것이다 라고 이 책을 펼치기 전까지 읇조렸던것 같다. 친구 중 하나는 언젠가 '가장'혹은 '제일'이란 단어를 가진 물음이 싫다고 했다. '가장 좋아하는 음식이 뭐야?'라는 식의 질문에 대답하고 나면, '가장'의 나머지가 썩 좋아하지 않는 것들이 되어버리는 것 같다고. 덜 좋아한다는 말 같다고.(p.16) 이 문구가 마음에 들어서 메모를 해본다. 좋아하는 것들에 대한 매너를 배운 기분이다. 좋아하는것들은 소중한것이니깐, 소중하게 대해야 한다. 이 책은 서평단을 신청했지만 의무적으로 읽기보다 읽고 싶을때 펼쳤다. 하루하루를 담담하게 마주하고 싶을때 함께하기 좋았다. 참는다는 말은 억누르고 견딘다는 뜻을 포함한다. 좋지않게만 들리는데, 사람들은 왜 참으면서 사는 걸까. 적어도 '참는' 것들은, 곁에 두고 싶은 것이 있어서가 아날까?(p.71) 내 인생에 참는것들을 떠올려본다. 곁에 두고 싶은 이유를 생각해보니 참는것도 참을 만 하다. 결국 나를 위한 일이라는 사실에 용기를 얻는다. 읽으면 읽을 수록 이 책의 묘미를 알수 있다. 나쁜 생각이 뭐 특별한게 있어야 나쁜 생각이겠나. 조금이라도 나를 귀찮게 하거나 결정을 하는데 유쾌하지 않다면, 그게 나쁜 생각이지. 조금 이분법적이지만 때때론 이분법적인것 만큼 단순한게 없으니깐. 오늘도 함께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