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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거리 양복점 ㅣ 웅진 우리그림책 50
안재선 지음 / 웅진주니어 / 2019년 4월
평점 :
이 글에는 스포일러가 포함되어 있습니다.
하루가 다르게 급변하는 요즘같은 세상에서 100년이상 묵묵히 한자리를 지키며 대를 거쳐가면서 한가지 일을 지켜가는 것은 얼마나 대단할까요?
일에 대한 열정과 장인정신을 재치있는 그림과 함께 한편의 드라마 같이 보여주는 그림책 <삼거리 양복점>을 만나보았습니다.

2017 볼로냐 아동국제도서전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에 선정
평소 전통을 지키는 것 등에 관심이 많은 안재선 작가가 우연히 TV에서 100년이 넘는 가게를 소개하는 프로그램을 보게 되다가 이 그림책의 영감을 얻게 되어서 지은 책이라 합니다.
안재서 작가님은 볼로냐 아동국제도서전에서 올해의 일러스트레이터로는 두번째로 선정되었는데, 2014 선정시 작품은 <안녕!서울> 이었고 2017년에는 <삼거리양복점> 작품으로 선정되셨어요.
작가님의 홈페이지도 아래에 올려드릴게요.
http://ahnjaesun.creatorlink.net

책의 첫 면지입니다.
'양복점'이라는 작은 상점에서 100년간 겪게 되는 역사, 경제, 문화의 변화를 담고 있어서 한편의 드라마 같은 책입니다.
이야기는 저고리에 도포자락 휘날리던 시절, 시내 삼거리에 양복점 문을 열려면 시작합니다. 그 당시 사람들은 양복이 뭔지도 몰라서 "거무죽죽하니 희한하게 생겼다고" 한마디씩 수군거리기도 하였답니다.

삼거리 양복점인 첫번째 주인은 덕구 씨예요.
어깨너머로 양복 일을 배웠는데 사람들이 뭐라고 말하든, 덕구 씨는 양복의 매끈하고 날렵한 매무새가 좋았어요.
덕구씨는 이렇든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꿋꿋이 할 수 있는 '용기'가 있었습니다.
꼬박 열흘하고도 여드레 동안, 덕구 씨의 손길이 구석구석 닿은 양복 한 벌이 완성되었어요. 덕구씨의 솜씨는 금세 입소문이 났어요.
어느 날, 큰 난리가 온 나라를 휩쓸고 지나갔지만 덕구씨는 다시 돌아와 꿋꿋하게 양복점을 다시 열었어요.

대를 이어 덕구씨의 아들인 삼돌 씨가 삼거리 양복점의 두번째 주인이 되었습니다. 삼돌 씨는 아버지인 덕구씨에게 혹독하게 훈련받으며 양복 짓는 일을 배웠습니다.
책에서는 그 당시에 썼던 다리미, 재봉틀 등의 그림을 보는 쏠쏠한 재미도 주고 있었어요.

삼돌 씨 역시 아버지에게 배운 대로 정확하고 꼼꼼하게 양복을 만들었어요.
삼거리 양복점 인기는 최고로 올라갔어요.
이제 사람들은 기쁘고 슬픈 일을 기념할 때나 중요한 일이 있을 때마다 양복을 차려입었어요. 삼거리 양복은 그 순간마다 함께하였고요.
하지만 삼거리 주변은 하루가 다르게 변하고 있었어요.
사람들은 공장에서 똑같이 만들어 빠르고 편하게 살 수 있는 기성 양복을 입기 시작했어요. 그리고 삼거리 양복점 주변의 상점들은 재정악화로 폐업을 하기 시작하였습니다.

삼돌 씨의 둘째 아들, 두식 씨가 삼거리 양복의 세 번째 주인이 되었어요.
할아버지가 그랬고, 아버지가 그랬듯이 두식 씨는 양복 짓는 일을 하고 있어요.
두식 씨는 변화가 필요하다는 걸 깨달았지만 단 하나, 바꾸고 싶지 않은게 있었어요. 아무리 빠르고 편리하다 해도 정성을 쏟지 않고 똑같은 옷을 만드는 기계처럼 양복을 짓고 싶지는 않았어요.
위의 두 세대가 했던 것보다 더 꼼꼼히, 더 새롭게, 꼭 맞을 때까지 한 땀, 한 땀을 더해 오직 한 사람만을 위한 단 한 벌의 양복을 만들었어요.
이렇듯 양복 한 벌에는 만드는 사람과 입는 사람의 인생이 모두 담겨 있어요.
한 사람을 위한 특별하고 정성스러운 양복을 짓는
삼거리 양복점은 오늘도 문을 열고 있답니다.
이처럼 안재현 작가님은 삼거리 양복점의 100년의 역사를 44페이지로 꼼꼼하게 담고 있습니다. 하나의 일을 대를 이어가면서 100년을 이어간다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작은 상점이 번창하고, 위기를 겪고 그것을 또 잘 견뎌내는 과정이 마치 한편의 드라마를 본 것 같이 느껴졌어요.
앞으로도 삼거리 양복점은 새로운 시도와 변화를 겪게 되겠지만, 시대에 따라서 성장하고 잘 극복하여 이 전통이 계속 이어가길 바래봅니다
열흘하고도 닷새가 걸려서 완성되는 양복의 과정을 통한 장인정신을 잘 느끼게 해준 그림책이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