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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선왕조실록 1 : 태조 - 혁명의 대업을 이루다 ㅣ 조선왕조실록 1
이덕일 지음 / 다산초당(다산북스) / 2018년 7월
평점 :
많고 많은 조선왕조실록 중 이 책을 선택한 이유는 이덕일이라는 이름 때문이다. 이덕일의 글을 좋아한다. 사학자들 사이에선 비주류라는 이유로
인기가 그닥이라는데 글쟁이로서의 이덕일은 참으로 야물닥진다. 그리고 이번 책으로 인해 그에 대한 나의 신뢰도는 더 높아졌다.
역시나 맘에 든다. 처음에는 이성계라는 인물이 책 한 권으로 이야기해야할 정도로 할 말이 많은 인물인가? 그저 고려가 망할 때 쯤
나타나 이씨왕조를 세운 것 자체에 의미가 있는 인물아닌가 싶었는데 ...그것이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었음을 새삼 깨달았다.
나에게 충격은 정몽주...이번 책에서 본 것이 처음이 아닌데도 나에게 정몽주란 단심가 때문인지 고려의 충신으로만 기억하는데 그는 명의
제후국 신하였을 뿐이라는 말에 또다시 실망....이러다 정몽주란 인물을 파고들수록 실망만 덧붙일 듯....이래서 고정관념이 무섭다. 그가
최영장군과 같은 충신은 아니질라도 중간은 하는 놈이었는데도 기존에 그에게 갖고 있던 고고한 이미지가 박살나니...오히려 기회주의자보다 못한
사대주의자일 뿐이다.
가장 멋짐 뿜뿜해주신 분은 최영장군....검소해, 자기 자신에게 철저해, 권력욕도 없고 오로지 고려에 몸과 마음을 바치는 그 정신
본받고프다. 물론 그가 시대를 읽지 못했고, 그보다 못한 왕을 섬겼기에, 그의 노력에도 불구하고 고려라는 나라가 사라질 수 밖에 없었지만 고려의
마지막이 그래도 이 분이 계셨기에 초라하지 않았다 말하고 싶다. 그래도 부끄럽지 않을 수 있었다고,
이성계도 새롭게 다가왔다. 고려말 장수에서 조선건국의 시조가 된 이, 태자를 세우는 과정에서 판을 읽지 못하고 본인의 욕심으로 왕자의
난을 불러일으킨 이, 활의 명사수, 함흥차사....이런 내용들로 기억해서 나이 지긋한 왕의 모습이었는데 젊은 그는 좀 달랐다. 겸손하고
전쟁터에서 물러섬이 없었던, 함께 전장을 누비는 동료를 돌볼 줄 아는 장수의 모습은 의외였다.
나름 역사를 안다고 생각했던 것이 일순 부끄러워지는 책이다. 그래서 더 고마운 책이기도 하다. 부족함을 깨닫게 해주고 자만에 빠지지
않게 해주는 책이라니....고려 말의 역사에서부터 조선건국에 이르는 거의 모든 흐름을 꿰뚫게 해주는 적지 않은 쪽수에 버릴 것이 없는 책이다.
만족 만족 만족!!!!!