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재 전 세계 124개국 721군데를 유네스코 세계유산으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이 책에는 이 중58개의 세계문화유산을 정리해두었어요. 우리가 너무나 잘 알고 있고 전부터 가봐야지 눈여겨 둔 곳도 있지만 정말 생전 처음들어보는 나라, 처음 들어보는 유적도 있었어요.

  우리의 교육이 얼마나 서구 백인의 문화에 우호적인지 깨달을 수 있던 읽을거리였지요. 유럽의 장소는 대부분이 알고 있는 거였어요. 교과서에서도 많이 다루었던 곳이고 상식처럼 우리에게 익숙해진 곳들이었어요. 런던국회의사당,웨스트민스터 사원, 런던타워, 에든버러,베르사유 궁전과 정원, 바티칸 시티, 로마, 베네치아, 괼른 대성당, 빈의 쇤브룬 궁전 가우디 건축물 등등 말이지요.  유럽쪽도 동유럽이나 북유럽 쪽은 생소했구요. 그나마 발칸반도쪽은 관련 책을 2년동안 여러권 접해 익숙한 지명이 많았어요. 아프리카나 남미 쪽은 절반 이상이 모르는 곳이어서 읽으면서도 창피하더라구요.

  각설하고, 책 이야기를 해볼게요. 저자가 책의 출간을 위해 여기에 나온 곳들을 한꺼번에 둘러본 것이 아니라 20여년 동안 각 나라를 돌아나니며 둘러본 것을 유네스코유적지만 따로 분류해서 정리해 책으로 출간한 거더라구요. 화려함이나 편리함보다는 발로 뛰는 여행이 많았고, 무엇보다 우리에게 친숙하지 않은 장소가 많아서 좋았어요.

  개인적으로 길가에 사람이 있는 여행사진을 좋아하는데 유네스코 유적지에 구시가들이 은근 많더라구요. 제 사심을 양껏 채울 수 있는 사진을 원없이 봤어요.

 

 

 옛 거리들은 존재 그 자체만으로도 그들의 매력을 뽐내는 것만 같아요. 옛 정취를 그대로 간직한 거리를 지금도 변함없는 그들의 전통의복을 입고 생활하는 것은 그야말로 타임머신을 타고 여행온 것만 같고 나와 같은 옷을 입고 걸어가는 사람들의 모습도 어쩐지 그 안에 내가 있는 것만 같아아지더라구요.

  안타까운 점이라면 남미나 아프리카의 구시가지가 그들의 전통거리보다는 식민통치 시절 서양의 당시 유행 건축물이 있는 경우가 많다는 거였어요. 그걸 꼭 나쁘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픈 역사를 보는 기분이라 저 혼자서 기분이 그렇더라구요. 그들의 전통 문화가 고스란히 담긴 거리들이 총을 앞세운 식민통치자들이 훼손시켜 사라져버린 걸 짐작할 수 있었기에 더욱 더,

  대부분의 여행책자를 보면서 공통적인 생각을 하거든요.

  "영어와 역사 공부를 해야겠다."

  이 책은 저자가 이 곳 사람들과 이야기를 나누는 장면이 없어 그런지 아니면 저 문화유산의 본질에 접근하지 못하는 내가 안타까워서였는지는 모르지만 영어보다는 역사 공부 생각을 많이 했어요. 내가 이들의 역사를 조금 더 잘 알고 있었다면 이들의 문화유산을 더 이해하고 받아들일 수 있었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들더라구요.

  그래도 정말 알찬 책을 읽었다는 생각은 변함이 없습니다. 이름만 알고 있던 곳도 조금 더 상세히 알게되고 몰랐던 곳, 관심도 없던 곳에 대한 시야도 확보할 수 있었으니까요. 아시아의 유적이 너무 조금 나와 섭섭하긴 하지만 700개가 넘는 문화유산에서 60개도 안 되는 유산을 선택하기가 얼마나 힘들었을지 알기에 그 섭섭함을 조금은 묻어두도록 하겠습니다.

  이곳에 나온 모든 장소를 제치고 저에게 가장 아름답게 비춰진 곳은 바로 인도의 타지마할입니다. 건물이 생기게된 연유가 아름다워서인지 최고의 미를 자랑하는 장소입니다.

 

  타지마할 말고 하나를 더 뽑으라면 푸른 타일이 아름다운 우즈베키스탄의 구르 에미르 영묘예요. 제가 워낙 푸른 염료 타일을 좋아하거든요. 모로코나 아랍국가의 타일이나 도자기 좋아하는데 우즈베키스탄에 이슬람 문화가 존재해서 놀랐어요. 여행 책을 읽을 때마다 공부해야할 역사가 끝도 없이 나오는 듯 해요.

  정말 다음에는 비잔틴 제국과 오스만 제국에 대한 공부를 해보고 싶네요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