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베타맨
슈테판 보너.안네 바이스 지음, 함미라 옮김 / (주)태일소담출판사 / 2018년 2월
평점 :
"베타맨"
이 책을 뭐라고 분류해야할까?
표지에 쓰여진 "소설인 척 소설이 아닌 하이퍼 리얼리즘의
끝판왕"
딱 그대로다.
소설은 아닌데 소설같은 분위기
소설이라기엔 너무나 현실적인 내용
저자의 실명이 그대로 인용되어 적날하게 쓰여진
이야기
실제로 그들이 겪은 그대로란다. 물론 등장인물 보호를 위해 몇몇은
가명과 약간의 상황변화를 주긴 했지만 말이다. 소설의 가독성과 현실적 공감이 평형을 이룬 책!!
<베타맨>은 나에게 낯선 단어였다. 언젠가 알파맘,
베타맘이란 단어가 인터넷 상에 유행처럼 번진 적이 있었다. 일도 육아도 척척 해내는 알마맘을 내세우며 그렇지 못한 수많은 육아맘을 주눅들게
만들었던...여자에게만 붙은 슬픈 단어인 줄 알았는데 그 원조가 남자였을 줄은 생각하지 못했다. 그것도 무서운 언니야들이 실험을 통해 배양?해낸
존재였다니 깜놀이다.
60년대 초반, 여성운동가, 성차별연구가, 싱글맘들은 하나의
실험프로젝트를 감행한다.
"육아에서 남성의 역할을 축소시켰을 때 아이들은 어떻게 자랄 것인가?"
남성이 가지고 있는 부정적 모습, 즉 폭령성이랄지 가부장적 모습이 사라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된 듯 하다. 결과는 성공적으로 보였다.
그러나 여자들은 생각지 못한 곳에서 변수를 맞는다.
직장에서, 혹은 연애 대상으로 만난 이 남성들에게서 남자다움이
사라져있다는 점이다. 어른이 되길 원치않는 미성숙한 남자를 양성해낸 것이다. 게임기를 잡고 놀 때가 가장 신난다는 "어른아이" 일하기는 싫고
그렇다고 집안일을 해주지도 않는...
슈테판 보너는 엄마, 할머니, 증조할머니가 있는 집에서 아빠없이 자란
남자다. 남자의 삶을 보여줄 사람도 들려줄 사람도 없는 상태에서 "남자다운 것"이 어떤 것인지 걱정이다. 아빠가 없었기 때문에 배우지 못했다고
생각해서인지 자신의 행동 하나 하나에 자신감이 결여되었다. 사랑하는 사람이 생기고 그녀와의 미래를 꿈꾸면서도 어떻게 해야 그녀가 만족할지
고민이다. 주변인의 말 한 마디에 흔들리고 그러는 동안 마야와의 관계는 삐걱댄다.
안네 바이스는 만나는 남자마다 이상한 놈들만 걸리는 재수 옴붙은
여자다. 그녀가 만난 수많은 베타맨의 유형에 기가 차기도 한다. 그러나 그녀의 친구 산드라가 변화시킨 "막스"를 보며 자신이 남자를 바라보는
관점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었는지 고민을 시작한다.
남자들이 마리아처럼 숭고한 성녀인 동시에 창녀와 같은 면모를 갖춘
여자, 순수함과 성적 매력을 한 몸에 갖춘 여자를 찾는 것처럼 여자들도 한 남자에게서 연애 선수인 라틴계 애인과 여성에게 맞춤한 부드러운 남자를
모두 취하고 싶어한다 지적한다. -97쪽-
보는 순간 헉 했다. 나 역시 다르지 않아서, 나도 남자들에게 현실에서
마주하기 힘든 판타지를 요구하고 있었구나 싶었다. 안네 바이스는 꼭 나를 보는 듯 했다. 보수적인 연애관도 그렇고 남자운이 없는 것도 그렇고
ㅋㅋㅋㅋ(이럼 울 신랑이 넘 슬프려나?)
여자가 바라는 남자다움이란 어떤 형태일까? 남자들이 생각하는
남자다움이란? 늘 그렇듯 정형화된 정답은 없겠다. 단지 자신이 좋아하는 것을 하다보면 잘하게 되고 자신감이 넘치면 그 사람이 멋져보이지 않을까?
패티의 아버지가 말했던 것처럼
남자들이여 이제 남자다움의 부담감에서 벗어나 자신의 모습을 즐겨라.
그러면서도 나는 여전히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모순이다. 진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