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 - 책과 함께하는 사람들의 이야기
이나이즈미 렌 지음, 최미혜 옮김 / 애플북스 / 2018년 1월
평점 :
절판


  책을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한 번쯤 읽어봐야하는 책이 아닐까 생각했다. 좋아하는 무언가가 생기면 당연 그에 관한 많은 것들이 궁금해진다. 책을 좋아하니 책에 관한 모든 것이 알고 싶은 것은 당연지사, 책이 어떻게 만들어지는지 그 과정 또한 알고 싶다. 그리고 그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하며 책을 만들까 궁금해지기도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는 책을 만드는 과정에서 소리없이 이름없이 노력하는 사람들의 이야기다. 물론 여기엔 우리가 책하면 떠오르는 작가도 있다. 그러나 한 번도 생각해본 적 없는 이들 또한 등장해 당신을 깜작 놀라게 할 것이다. 책으로 밥 벌어 먹는 이가 이렇게 많아! 라는 느낌이 아니라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책을 만드는데 기여하고 있었던 거야? 진짜 매력적인 직업들이 많구나 하는 생각이 더 먼저 더 많이 다가온다.

  그림책을 공부하며 내가 눈여겨본 직업은 편집자 혹은 기획자였다. 작가 밖에 모르던 그 시절 작가만큼이나 편집자의 역할이 크다는 것을 구름빵의 김향수 기획자의 작업일지를 보고서야 알았다. 기획 편집자가 단순히 작가의 글을 보고 책으로 펴내는 과정을 담당하는 것이 아니라 작가가 자신의 역량을 최대한 발휘해서 출판사의 성향과 독자의 니즈에 맞는 책을 만들어낼 수 있도록 이끌어주는 작업을 한다는 것을 ...

  아는만큼 보인다고 이 책에도 작가나 편집자의 이야기들이 실려있을거라 예상했다. 그러나 역시 나는 모르는 것 투성이의 무지한 인간이었다.  책 = 글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지 못하는 나를 비웃는 듯 했다.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에는 작가, 교열자, 에이전트, 글의 서체를 만드는 이, 종이를 생산하는 이, 활자를 만드는 이, 북디자이너, 제본가 등이 소개되었다. 이렇게 다양한 직업군의 사람들이 책이라는 하나의 상품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 책은 단순히 지식을 옮기고 기록하는 물건이 아닌 이 많은 사람들의 삶이 녹아있는 종합예술품에 가깝다.

  여기 소개된 직업 중 매력적인 직업을 꼽으라면 교열자이다. 교정이라는 것이 잘못된 글자의 표기를 고쳐주는 것이라 여겼던 나의 생각을 싸그리 바꿔줬다. 교열걸을 읽으면서도 느꼈지만 단순히 맞춤법 검사를 하는 것이 아니라 그 시기에 피는 꽃, 날씨의 흐름까지 파악하고 글이 어색하지 않는지 판단하는 것이 교열이란다. 교열걸에서도 소설 속에 기차시간표가 잘못 표기되어 있는 것을 교열걸이 잡아낸다. 현재 사용하는 것과 다른 표기에 대한 부분이 생기면 지금 사용하고 있는 사전 윗 단계의 책까지 떠들어보는 노고를 아끼지 않는 모습을 보며 이런 열정들로 만들어진 책을 더 열심히 읽어야겠구나 생각했다.

  <이렇게 책으로 살고 있습니다>라는 제목은 책으로 밥을 먹어먹고 산다는 의미로 있지만 책을 통해 삶의 의미를 자신의 가치를 알아가며 살고 있다는 뜻이 담긴 것 같아 읽을 수록 좋다. 책의 표지에 작게 써진 문장이 내내 머리에 남는다.

 

  세상의 모든 책은 아름답다.

한 권의 책 뒤에는

 많은 사람의 깊은 생각과 뜨거운 마음이 있기 때문이다.

 

 

 

  책을 읽으며 절로 고개가 끄덕여지는 문구다. 세상에 나온 모든 책이 아름답다. 이 아름다운 한 권 한 권을 소중히 여기며 정성스레 읽어야겠다.

 

  여담: 중성지가 나온 이야기도 재밌었다. 내가 중학교 때인가 고등학교 때인가 첨으로 중성지가 등장했다. 에버그린에서인가 공책마다 중성지임을 강조해서....딱히 이유도 모른채 좋겠거니 생각하며 사서 썼는데 중성지를 만드는 과정을 읽어보니 새삼 그때가 떠올라서 무흣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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