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테미스
앤디 위어 지음, 남명성 옮김 / 알에이치코리아(RHK) / 2017년 11월
평점 :
품절


작년말 책뇨님과 세롱님의 낚시질에 걸려 마션을 읽었더랬다. 크리스마스 연휴를 온통 바쳤지만 화성에서 감자를 키운다는 우스개소리를 딸들에게 해가며 재밌게 읽었다. 이 일을 계기로 우리딸들은 엄마가 읽는 책에 관심을 갖고 책에 무슨 내용이 나오는지...지금은 어디까지 읽었는지 체크를 해댄다.

  그리고 또 다시 우리 딸의 관심을 집중시킨 책 <아르테미스> 처음 마션을 읽을 때부터 화성 갔다오면 달나라도 가야한다고 공표를 한 상태라 그 뒤에 언제 달나라에 가느냐 궁금해했고, 역시나 달나라에서는 뭘 키우냐며 꼬치꼬치 캐물었다.

  안타깝게도 달나라에서 그녀가 생존을 위해 키우는 작품은 없다. 대신 해조류를 이용한 아주 독특한 음식이 등장한다. 겅크....설국열차의 에너지바가 생각나서 절대 절대 먹고싶지 않았지만..딸들이 물어볼 때 그저 재즈 자체에 빠져서 겅크는 말도 못 붙여봤다는 사실...

  그 정도로 재즈는 멋졌다. 마션의 엉뚱한 과학자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매력적이다. ㅋㅋㅋㅋ 불과 한 달 전 그를 만날 때도 나는 그에게 빠져있었더랬다. 사람 마음이 이리 간사하다는.....걸크러쉬의 표본을 보여준다. 어디서부터 설명해야 그녀를 잘 말할 수 있을까? 그녀를 떠올리는 것만으로도 흐뭇해지는 이 기분을 전달할 수 있을지

  재즈는 달나라에 건설된 유일무이한 나라 아르테미스에서 산다. 그녀의 직업은 포터, 즉 짐을 나르는 사람이다. 그러나 그녀의 주 수입원은 밀수...온갖가지 금지된 물건을 들여와 제공하고 돈을 번다. 한때 그녀는 누구보다 많은 가능성이 점쳐지던 아이였다. 수학천재...뭐든 한 번만 보면 다 외워버리는 암기력, 영재반에서도 탐내던 학생이 재스만 바샤라 그녀였다.

  달나라이야기는 여기까지....스포는 싫어 싫어....이런 건 정말 직접 읽어야한다. 작가가 같기 때문인지 마션과 역자가 다른데도 문장이 똑같다. 순간 순간 달인지 화성인지 혼란이 오기도 하지만 마션이 홀로 남겨진 화성에서 주어진 정보와 물품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지를 고민하고 실천하는 로빈슨쿠루소의 이야기였다면 이건 구체화된 도시의 모습에서부터 사람들의 생활상까지 구성해낸 새로운 세계에서 박진감넘치는 미스터리가 덧붙여진 책이다. 거기에 매력적인 등장인물까지....어쩜 맘에 안드는 녀석들이 없다. 뭐지 아르테미스 빠가 되어버린 기분은....

  아르테미스는 지구와는 달리 규제와 법이 엄격하지 않기 때문인지 여성에게 굉장히 관대하다. 남자만이 여자만이 해야하는 일이 존재하지 않는 듯 하다. 딸에게 용접을 가르치는 아버지도 그렇고 eva길드에도 남녀 구별이 없어보였다. 중심사건이 되는 산체스 알루미늄의 설계자도 여자, 아르테미스의 최고 행정관 응구기도 여자다. 앤디 위어는 나를 넘 잘 아는 것인가? 내가 좋아할만한 요소를 곳곳에 뿌려놓았고 나는 기꺼이 그 함정들에 빠졌다.

  등장인물의 이름을 보며 혹시 물음표를 던지지는 않았는가? 아르테미스의 수장 응구기, 관광안내자로 나온 귄터...모두 작가의 이름, 혹 앤디 위어가 좋아하는 작가의 이름을 붙인 것은 아닌지 혼자 추리를 해가며 즐거워했다. 내가 이름을 아는 작가는 이것 뿐이었지만 다른 이름들도 어쩌면 더 있었을지도 모르겠다. 노벨상과 관련짓자면 제작년 수상자인 밥도 등장하기는 한다. 양철북의 저자 귄터그라스, 하루키와 함께 계속 노벨상 후보로 이름이 거론되는 응구기와 시옹오, 가수로서는 처음 노벨문학상을 받은 밥딜런.... 또 있었으려나?

  앤디 위어가 또 어떤 행성에 터를 잡고 새로운 이야기를 써낼지 기대가 된다. 전작보다 나은 후속작을 내놓은 작가기에 그 다음작품은 어떤 변화를 만들어낼지 벌써 궁금해진다. 아르테미스도 영화로 만들어진다는데 재즈의 역할은 누가될지....이건 진짜 꼭 영화까지 봐주겠어..나는 아르테미스빠니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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