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김동영 지음 / arte(아르테) / 2017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짧은 단편은 좋아하지 않는데 순간 순간의 감정을 짧게 기록한 에세이는 좋아하단다. 쉽게 읽히기도 하지만 작가의 삶에 빠지지 않고 나의 이야기로 생각을 펼칠 수 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이런 글은 작가의 글에 내 생각을 입히고 그에 대한 담소를 나누고 싶어진다. 그래서 어쩔 수 불러오는 "쓰기본능" 사실 읽으면서 엄청 고민했다. 책에다 낙서를 할까 말까...책 보면서 떠오르는 사람이 있어 그 사람에게 주기 위해 일단은 자제했지만 몇 군데는 연필로 긁적긁적...뭐 지우고 선물할 예정

 

  생선이라 더 많이 불린다는 저자 김동영....나는 그의 글이 처음이지만 이번책이 5번째인 나름 알려진 작가. 평생 눈을 감지 않는 생선처럼 살아가면서 모든 순간을 지켜보겠다는 의미로 지은 이름이란다. 어릴 때부터 경제생활을 생활을 시작했고, 공부와는 담을 쌓았고 오로지 음악과 책을 통해 시간을 보내는 것을 좋아하는 이였다. 10년전에 우연히 써낸 "너도 떠나보면 나를 알게 될꺼야"가 베스트셀러가 되면서 작가의 길로 들어섰다 겸손하게 말하지만 가수매니저로 시작해 음반과 공연 기획. 음악작가, 작사가등 여러 방면의 일을 해왔다.

 

  굉장히 감성적이고 예민한 감정선을 가진 사람인 듯 하다. 주변 사람들의 죽음과 이별을 받아들이는 것을 힘들어하고 그것 때문인지도 모르겠지만 공황장애와 우울 때문에 힘든 순간들을 견뎌왔고 그런 자신을 바라보며 쓴 글들을 모아 이 책을 엮었다. 비슷한 시기를 거쳐온 동시대 사람이라 어떤 순간들은 너무나 공감이 가고 어떤 순간은 나도 모르게 작가를 위로해주고 싶은 순간도 있었다. 그가 나 이렇게 힘들었다 징징거리고 있지 않는데도 그 사람의 울음이 눈물이 보이는 듯 했다. 무엇이 되지 않더라도 괜찮다 말하면서도 곧이어 그럼에도 무엇이 되고 싶다 말하는 작가의 솔직함이 마음에 들었다.

 

  지금 내가 에리히프롬의 소유냐 존재냐를 함께 읽고 있어서인지 모르겠지만 그가 소유적 실존양식에서 존재적 실존양식으로 가는 과정에 있구나 하는 생각을 많이 했다. 사진이나 여행에 대한 생각이 특히 그러했다. 여행을 가서 자꾸 무언가를 보려하고 찍으려했던 예전의 모습에서 이제는 그저 느끼고 즐기는 것을 더 많이 하려 노력한다는 말에서 ...말은 쉽지만 잘 되지 않는 부분인데...그는 조금씩 자신의 삶의 방향을 변형시키려는 모습이 보인다.

 

  책을 읽고 여행을 하고 음악을 듣다보면 절로 저렇게 되는 건가 싶다. 구태어 어려운 책 붙잡고 씨름하지 않아도 삶 속에서 느낄 수 있는 그의 통찰력이 부러울 뿐이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3)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