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막의 게르니카
하라다 마하 지음, 김완 옮김 / 인디페이퍼 / 2017년 9월
평점 :
절판


그림마다 각기 자신만의 사연을 가지고 있지만 피카소가 그린 게르니카만큼이나 스펙타클한 그림이 또 있을까싶다. <게르니카>를 몰랐던 것은 아니지만 그저 그림을 통해 전쟁에 대해 경중을 울린 작품이라고만 생각했는데, 그림 한 장이 가질 수 있는 영향력이라는 것이 어디까지인지 생각해보는 계기가 되었다.

 

  작품은 두가지 이야기가 함께 진행된다.  1937년 스페인 내전이 일어난 당시 피카소가 그림을 그리고 독일군의 프랑스 침략을 피해 몸을 숨기던 일련의 과정과 2001년 9.11테러로 가족을 잃은 큐레이터 요코의 삶이 그것이다. 서로 다른 시기에 발생된 전쟁으로 인해 변화되는 삶의 모습을 들여다보게하는 책이다. 전쟁의 참혹함을 그대로 드러나는 곳은 없다. 그러나 전쟁으로 인해 겪게되는 마음의 동요와 불안, 가족을 잃은 슬픔 등이 곳곳에 배치되어 있다. 그들이 슬픔에만 빠지지 않고 그림을 통해 그림의 진정한 의미, 즉 전쟁이라는 것이 나쁘다는 생각에서 더 나아가 우리가 평화를 지키기 위해 무엇을 해야할까를 고민한다는 점이 매력적이다.

 

  <게르니카>는 스페인 내전을 다루고 있다. 스페인 프랑코 장군이 일으키고 나치와 이탈리아가 후원했던 전쟁으로 공화당을 지지하는 사람들과의 갈등으로 일어났다. 이때 바스크족의 수도였던 게르니카는 완전히 폭격당해 민간인이 희생당했다. 피카소는 당시 이미 큐비즘으로 명성을 얻은 화가였는데 그 소식을 듣고 파리박람회 스페인관을 장식할 그림을 그리기로 결정한다. 나에게 피카소는 얼굴이나 동물들의 얼굴을 기괴하게 해체하는 그림을 그리는 화가로만 인식되어 있었는데 전쟁의 소용돌이 속에서 자신의 역할을 스스로 창조해내는 모습이라니 그가 달리 보였다.

 

  드디어 완성된 <게르니카>....... 엄청난 크기의 그림에 압도되고 직접적이지 않기에 더욱 섬뜩하게 다가온 그림이다. 당시 파카소의 연인이었던 도라가 그토록 감탄했고, 요코가 평화의 메시지를 전하기 위해 전시하기를 바랐던 전시되기를 바랐던 그림 <게르니카> 이 그림의 운명도 전쟁의 소용돌이처럼 기구하다. 만국박람회에 전시되고 프랑코장군이 내전에서 승리하자 세계 곳곳을 순회하며 전시된다. 공화당을 지지하던 피카소는 그림이 프랑코장군의 집권 중에 스페인에 넘겨지는 것에 반대 게르니카는 스페인이 아닌 뉴욕현대미술관에 전시되었다가 프랑코가 죽은 뒤 1981년 스페인으로 넘겨져 지금은 소피아미술관에 있다.

 

  암막의 게르니카는 피카소가 그린 게르니카와 함께 같은 크기로 제작되어 un사무국 벽에 걸려있던 태피그라피 작품을 함께 이야기한다. 게르니카가 붙어있던 벽을 가리고 전쟁을 선포한 사건을 두번째 사건으로 다룬다. 그만큼 게르니카가 가지고 있는 메시지가 강렬하다 여겨진다.

 

  하라다 마하는 미술관 큐레이터 출신으로 미술품 미스테리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다루는 작가이다. 미술의 문외한이라면 생각하기 어려운 부분을 끌어내고 이것을 평화와 접목시켜 이토록 재미난 이야기를 꾸며내다니 멋지다는 생각이 든다. 단순히 독특한 이력을 가진 <게르니카>에 대한 흥미진진한 이야기를 만들자보다는 아직도 끝나지 않은 사람들의 갈등 속에서 고통받는 사람이 많기에 세상을 향해 소리친 것이 아니었을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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