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선왕조실톡 7 - 안녕, 조선 패밀리 조선왕조실톡 7
무적핑크 지음, 와이랩(YLAB) 기획, 이한 해설 / 위즈덤하우스 / 2017년 8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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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선 역사 중 왕이 아닌 당시를 살았던 다른 인물들이 주인공으로 조명되는 시기가 이 때다. 그만큼 왕의 힘이 없었고 강력한 카리스마도 백성을 위한 업적도 보기 힘든 시기....구한말.....일제 강점기가 시작되기 전 열강이 들어오고 우리나라의 권리가 하나 하나 외국으로 넘어가던 시기....무언가 해보고 싶은데 생각처럼 진행되지는 않고 그래서 자꾸만 만약에...만약에...했더라면....만 외치고 싶은 시기....

  무적핑크는 그녀의 작품이 해피엔딩이었으면 하는 바람으로 조선의 멸망이 아닌 대한제국으로의 시작을 담았다. 그녀의 마음을 모르는 바는 아니나 대한제국 몇 년 뒤의 나라가 사라지는 아픔을 알고 있기에 대한제국이 왕의 마음과는 다르게 그저 이름만 바꾼 묘수임을 알기에 그저 해피엔딩을 느낄 수 없다는 것이 안타깝다. 새로운 나라의 탄생을 즐길 수 있는 역사이면 좋으련만...역시나 역사에 만약이란 없기에 그저 씁쓸한 웃음만 남기고 만다.

  시대가 시대여서 그럴까 전편들에 비해 유독 실톡 웹툰의 내용보다 이한의 해설이 많았고 돋보인다. 실톡 웹툰의 신선함이 떨어져서일지도 모르지만 갈수록 빛을 발하는 그의 글 때문이 크다.

  이 시대를 이야기하는 역사가들은 감정적이기 싶다. 역사란 것이 살아남은 자의 기록이고 그에 대한 해석이 저마다 달라 의견충돌이 많은데 그 중에서도 유독 의견다툼이 많은 시기가 구한말이다. 물론 뒤의 현대사는 더더더 심하지만 조선역사로 한정한다면 말이다. 그래서 이 시기를 다루는 글들은 자신의 관점을 소리높여 이야기하기에 글에서 감정이 격해지곤 하는데 이한의 글은 대체로 차분하다. 여기 저기서 자신의 주장을 뒷받침하는 내용을 끌어다쓰지도 않고 누구나 공감할 법한 이야기를 하면서 어느 한 쪽의 편을 들어주지도 않는다.

  조금 의외이기도 했다. 그가 쭉 이야기해왔던 뉘앙스로 이쯤되면 그가 조금은 어느 한쪽의 편에 서서 조금 센 발언들을 할 줄 알았는데 오히려 더 냉정해지고 글이 날카로워졌다. 그것이 상대를 향해 벼린 칼이 아니고 이 글을 읽을 사람들을 위해 자신을 향한 아니 이 시기를 다루는 모든 사학자를 향한 칼처럼 느껴졌다. 이 책을 읽는 주 독자가 청소년임을 생각한다면 다행한 일이 아닐 수 없다. 

  그가 이야기 한 것 중 나에게 가장 충격적이었던 사건은 을미사변...즉 명성황후 시해 사건이다. 단순히 나라를 팔아먹은 오적과 일본인이 만들어낸거라만 생각했는데 그 배후에 흥선군도 있었다니 권력을 잡고 싶어하는 이들의 마음은 참으로 알 수 없는 것인가 싶기도 하고 권력을 잡은 이들은 결국 자신들의 안위만이 중요할 뿐 백성들은 안중에도 없구나 싶어서 씁쓸하다.

  그나마 실록에는 기록되지 않았지만 무적핑크 웹툰에 나온 젊은 김구와 어린 안중근의 만남만이 나에게 즐거움을 주었다. 그들의 알려지지 않았던 그 만남이 훗날 우리나라 독립운동의 기둥으로 자라날 싹을 키운 순간이었다니 역시 실톡은 그냥 만들어진 것이 아니다. 

  2015년부터 발간된 실톡시리즈가 이번 편으로 끝을 맺는다. 500년의 역사를 현대적으로 바꾸어낸다는 신선한 발상 뒤로 작가들의 무수한 노력이 들어가 있음을 마지막까지 느끼게 하는 책이다. 단순히 실록만을 뒤적거려 만들어낸 책이 아님을 안다. 어떤 사람을 한마디 말로 표현한다는 것이 얼마나 어려운 일인데 무적핑크는 그것을 프샤와 대문으로 해결을 해내고 사건 사건을 짧은 대화로 함축했음에도 대사를 지금 아이들이 쓰는 톡언어로 바꾸었음에도 내용의 전달에 오류가 없게하기 위해 얼마나 공부를 했을지 눈에 그려진다.

  이제 마감에 쫒겨 날을 새지않아도 된다는 이한 작가의 우스개소리가 그냥 나온 말은 아닐 것이다. 그들의 노고에 박수를 보내고 싶다.

 

  고생했소이다. 모두들...덕분에 즐거운 시간이었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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