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석사냥꾼 케이스릴러
김용태 지음 / 고즈넉이엔티 / 2017년 7월
평점 :
품절


  책을 펼치지마자 보이는 작가소개란에 눈길이 머문다. 1982년생, 전남 함평출신, 광주대학교 졸업 ...우리동네는 아니지만 옆동네쯤 되는 함평이라서... 광주에서도 그닥 큰 인기를 누리지 못하는 대학출신이라니....책을 펴기 전 더더 이 작가를 응원하고 싶었다. 문예의 불모지(광주전남)같은 곳에서 좋은 작가가 발굴된다면 좋겠다. 꼭 좋은 대학을 나와야만 좋은 글을 쓸 수 있는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만천하에 알려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을 안고 책을 읽었다. 다행히도 작가는 나의 바람을 충분히 만족시켜주었다. 아니 기대보다 훨씬 더 많은 기쁨을 주어서 오히려 내가 감사했다.

  정말 책을 읽기 시작한 뒤로 손에서 놓고 싶지 않을 정도로 흡입력이 좋은 글이다. 이틀에 걸쳐 읽었지만 내가 다른 일에 쫒기지 않았다면 앉은 자리에서 다 읽을수 있을 것만 같았다.. 운석이라는 새로운 소재도 좋았지만 역시나 스릴러만이 줄 수 있는 긴장감이 주는 묘한 쾌감을 가감없이 선사한다. 특히나 이야기가 막바지에 다다다르면 정말 심장은 떨리고 혹시나 생길 사건에 긴장이 돼서 손가락이 책장을 쉽사리 넘기지 못하는 그때 그 순간의 카타르시스가 제대로 전달됐다.

  운석이 떨어진 시골마을 구와에 운석사냥꾼들이 몰려들고 그날 밤 젊은 부부의 딸은 실종된다. 딸의 행방을 찾으려고 사건을 파고들면 들수록 만나게되는 16년전 방화사건, 그 사건이 다시 한 번 불거지길 꺼리는 아내와 아내의 이름을 함부로 부르는 약초꾼, 구와에서의 경제력의 책임져주는 하우스의 주인 전장로, 돈은 많지만 그 모든것이 의뭉스러운 이순애, 낚시터에서 보이는 수상한 창고의 주인 최집사, 이제는 단란주점을 운영하는 전직형사, 그리고 어느날 갑자기 나타나 마을을 어스렁거리는 운석 브로커 천웅까지 모든 등장인물이 의심스러워진다. 

  경찰에 신고를 했지만 그들의 태도는 미적지끈 마음이 급한 소녀의 아빠는 스스로 전직 기자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사에 돌입한다. 하지만 한 발 한 발 다가설수록 이해할 수 없는 일들 뿐이다. 그러다 마주하게되는 16년전 방화사건.....아내가 자신에게 털어놓지 못하는 비밀과 마주한다. 

  주인공에게 트라우마를 던진 과거의 사건에서부터 시작된 사건이 현재의 일에 영향을 주는 것은 스릴러에서 낯선 일이 아니다. 올해 초에 읽은 <여우가 잠든 숲> 또한 그러했다. 넬레 여사의 여우가 잠든 숲이 어린시절 죽은 친구에 대한 죄책감을 갖고 있는 형사가 피하려고 했던 사건과 직면하면서 현재 일어나는 사건을 수사한다는 점에서 <운석사냥꾼>과 거의 비슷하게 진행된다. 그러나 <여우가 잠든 숲>이 연쇄적으로 일어나는 살인사건에 초점이 맞춰져 있다면 <운석사냥꾼>은 과거의 사건에 대한 부채감과 죄책감이 자기 자신에 대한 불신과 불안으로 점철되어 얼마나 한 인간을 속박할 수 있는지, 또한 부모에 대한 애정의 결핍이 한 인간을 얼마나 광적으로 변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 조금 더 파고든다. 

  이야기도 충분히 재미있고 생소한 소재를 작가의 상상력으로 매력적으로 다뤄졌다. 내가 기대한 것보다 더 재미있어 오히려 감사한 책.....사건의 전개가 빠르고 그 서술 또한 가슴을 졸이게 만들 정도로 재미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작가가 사건과 함께 중요하게 여긴 인간의 욕망, 광기와 같은 부분의 서술부분이 다소 아쉬웠다. 아무리 범죄자여도 머리로는 그래 그런 사건을 겪으면 이리 변할수도 있겠구나 이해는 하면서도 감정적으로 동조가 일지 않았다. 조금더 섬세하게 들어가주면 좋겠다 싶어졌다. 그점을 제외하면 아주 아주 만족스런 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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