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에게 말을 건다 - 속초 동아서점 이야기
김영건 지음, 정희우 그림 / 알마 / 2017년 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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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가진 많은 꿈 중 하나는 내가 사는 동네에 작은 서점을 여는 것이다. 그래서였을까? 속초에서

3대째 동아서점을 하고 있다는 김영건씨의 <당신에게 말을 건다>는  읽는 내내 재미있고 좋았다. 문체는 그닥 부드럽지 않았으나 그안에 담긴 그의 이야기 자체가 나에게 좋게 다가와서였는지 따뜻하게 느껴졌다.

  이 책은 첫만남부터 좋았다. 크레프트지가 연상되는 종이에 수채화로 그려진 표지가 오래된 정다운 이야기를 들려줄 것만 같았다. 특히나 저자가 운영하고 있다는 "동아서점"은 우리동네에도 있었던터라 더 반가웠다. 40년은 됐을 그 서점이 문구점과 조인을 시도했다가 이제는 문 여는 날보다 문 닫혀진 날이 더 많은 명맥만 유지하고 있는 서점이 있어서 더욱 소중하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60년대 중반 할아버지가 문을 연 동아서점을 아버지가 물려받아 운영하다 서울 생활을 정리하고 돌아온 자신이 아버지와 함께 운영하는 서점이야기다. 아버지에게 서점을 물려받아 사명감이 넘치거나 반짝이는 아이템으로 대박 잘나가는 서점을 기대했다면 실망할지도 모른다. 그냥 서점사람이야기다.

  책날개에 쓰여진 글이다. 비단 저자 뿐 아니라 변화하는 시대에 느리게 살아가는 기성세대를 바라보는 우리의 눈과 다르지 않다. 그는 딱 저 시선으로 글을 쓴다. 때로는 아버지의 모습에 한숨짓고, 때로는 그런 자신을 반성하며 때로는 아버지의 여전하심에 감사드리며 

  그래서 더 정이 가는 글이다. 뭔가 특별한 인격체가 쓴 글을 읽으며 나와의 차이점에 열등감을 느낄 필요도 없고 딱 내 수준으로 생각하고 행동하기에 그의 말에 더한 공감을 표명할 수 있어 좋았다. 그의 실수를 통해 나를 보며 위로받기도 해서 좋았다.

  막상 시작하려면 힘들어서 시도조차 못할 것 같으면서도 꿋꿋하게 아니 오히려 자신만의 가치관을 세우며 멋지게 운영하는 그를 보며 용기가 나기도 한다. 아직은 먼 훗날의 일일지도 모르지만 서점사람으로 사는 것이 많이 나쁘지 않을수도 있을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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