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상록 (그리스어 원전 완역본) - 철학자 황제가 전쟁터에서 자신에게 쓴 일기 현대지성 클래식 18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 지음, 박문재 옮김 / 현대지성 / 2018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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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명 고전 중의 하나인 명상록을 접했다. 제목만 알고 있을 뿐 저자도 내용도 아는 것이 전무했던 책.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라는 로마 16대 황제가 전쟁 중에 쓴 글을 모아놓은 것이다. 명상록이란 제목도 17세기에 와서 붙여진 것이고 그 이전에는 "그 자신에게"라는 제목으로 불렸다. 읽어보니 명상록보다는 이전 제목이 글의 내용과 더 어울리는 듯 하다.

 

  마르쿠스 아우렐리우스는 로마 네르바부터 시작되는 로마 5현제의 마지막 황제이다. 가장 평화로웠던 로마시대를 구현했다는데 이토록 자기 자신에 대해 다잡고 살았던 사람이라면 그가 다스리는 시대가 평화롭지 않을 수가 없겠다.

 

  마르쿠스는 스토아철학의 영향을 많이 받았다. 당시에 스토아철학과 대립각을 세우던 에피쿠로스학파 뿐 아니라 비주류로 분류되던 견유학파의 내용까지 두루 섭렵했다. 세네카나 키케로의 영향도 보인다. 물론 가장 많이 언급되는 이야기는 스토아 철학의 주요 개념들이다. 이 세계에 존재하는 수많은 향략은 부질없는 것이니 그런 것에 관심을 줄이고 변하지 않는 것들에 대해 집중해야 한다는 말이 심심치 않게 보인다. 마르쿠스 이후 로마가 점점 사치와 향락에 빠졌던 것을 보면 조금은 아이러니하다.

 

  책을 읽으며 놀랐던 것이 이 사람이 굉장히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점이다. 그러니 양자로 들어간 이에 의해 황제로 지목을 받을 수 있었겠지만 말이다. 명상록 1권에 보면 그에게 영향을 준 이들에 대해 쭉 나열되어 있는데 아우렐리우스가 그들을 통해 본 좋은 점에만 집중할 뿐 그들의 단점을 언급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우리가 주변인물을 평할 때 단점도 함께 말해야 객관적인 것처럼 느껴지고 나 자신이 논리적인 것 마냥 느껴질 때가 있는데 마르쿠스는 이런 점은 첨부터 무시하고 오직 자신에게 부족한 점을 보완해줄 수 있는 상대방의 장점에만 초점을 맞춘다. 이런 지도자라니 당연 존경받을 수 밖에 이러니 국민들이 사랑할 수 밖에 없었겠구나 다시 한 번 느끼게 된다.

 

  글 속에 그만의 독창적인 사상이나 철학을 담진 않았다. 하지만 당시 사람들이 고민하고 지키고자 했던 방향성이 어디에 있는지 알 수 있고 그것들 중 일부는 지금을 살아가는 나에게도 여전히 필요한 것들이기에 이 책이 왜 고전에 들어가는지에 대한 의문은 없다. 후루룩 읽고 넘어가기엔 한 문장 한 문장이 담고 있는 무게감이 커서 하루 하루 곱씹으며 읽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

 

책 속에서 .....

 

  책들은 피상적으로 한 번 훑어보는 것으로 만족하지 않고 주의 깊게 정독해야 한다는 것,유창한 언변으로 청산유수처럼 말하는 사람들의 말은 주의해서 들어야 하고 성급하게 동의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알았다  p.30

 

  문제는 네가 네 자신을 사랑하지 않는다는 데 있다. 만일 네 자신을 사랑했다면, 분명히 너는 너의 본성과 그 본성의 의지도 사랑했을 것이다. . p.8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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