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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지 뉴욕의 맛
제시카 톰 지음, 노지양 옮김 / 다산책방 / 2018년 4월
평점 : 
절판
뉴욕이란 도시를 아는가? 반짝이는 고층빌딩, 바쁘게 움직이는 각양각색의 사람들, 패션의 도시, 열정의 도시, 나에게 뉴욕은 대충
이러했다. 미국에서 떨어진 한국의 시골마을에 사는 나에게만 뉴욕의 이미지가 그러하진 않나보다. 예일대를 나온 티아에게도 뉴욕은 치열하게
살아야하고 자신의 캐리어를 변화시킬 수 있는 돌파구, 혹은 터닝포인트가 될 최고의 장소로 생각하고 있는 듯 하다.
티아는 아무 생각없이 대학을 졸업하고 갑자기 사회에 내던져진 느낌을 받았던 나의 20대를 떠올리게 했다. 더불어 그렇게 치열하지 못했던
그 순간들까지도 ....그래서 그녀가 부러웠다. 사실은 얄미웠는지 모른다. 그저그런 지방대를 나와 딱히 직장을 잡지 못하고 방황하던 순간들을
그녀는 이렇게 차근차근 준비해서 살아내는구나 싶어서. 대학 내내 고민했던 자아정체성에 대해 그녀는 일찌감치 결정을 내리고 자신의 목표를 뚜렷이
하고 있었다.
물론 대학원 시작에서부터 삐걱삐걱대고 돌아돌아 가긴했지만 그녀가 결국 그녀의 길을 만날 수 있었던 것은 처음부터 그녀가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뚜렷하게 알고 있음이다. 이야기에 다소 답답한 고구마가 끼워있음에도 무사히 끝까지 읽을 수 있었던 것은 그런 그녀에 대한 믿음이
있었기에 가능했다.
대학 2학년에 자신이 쓴 음식에세이가 뉴욕타임즈에 실린다. 존경하는 헬렌에게 최고의 찬사를 받고 자신의 길은 음식을 만들며 글을 쓰는
것임을 깨닫고 대학 졸업후 음식대학원에 진학한다. 그리고 자신의 멘토인 헬렌의 어시스턴트로 일하는 인턴쉽에 신청하지만 그녀의 바람과는 상관없이
그녀에게 배당된 일은 뉴욕 별 4개 레스토랑에서 고객 휴대품을 보관하는 일을 하게 된다. 그녀는 실망을 억누를 수 없다. 그런 그녀에게
접근해오는 마이클 잘츠, 그가 제공하는 달콤함에 그녀의 길을 잃게되는데......
가독성이 뛰어난 책이다. 이야기의 힘도 좋았지만 독자가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에 끌리는지를 감각적으로 표현할 줄 안다. 음식평론에 대한
이야기다보니 당연 그 맛에 대한 묘사가 화려할 수 밖에 없다. 음식에 대한 부분만이 아니다. 그들의 의상과 브랜드, 가구들까지 어찌그리
감각적으로 표현해내는지 ....느낌이 정말 영화 <악마는 프라다를 입는다>를 떠올리게 한다. 나도 모르게 티아에게 앤 해서웨이가
오버랩되고 마치 영화를 보듯 눈에 그려지듯 책을 읽었다. 자신이 하고 싶은 이야기를 지루하지 않게 전달하는 능력이 좋은 작가이다. 작가의
처녀작인 듯 한데 감각적인 묘사 표현은 신인의 그것을 넘어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