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지의 작은 역사 - 세상이 나에게 주입한 20가지 불온한 것들의 목록
김성환 외 지음, 인문학협동조합 기획 / 천년의상상 / 2018년 12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책 제목을 얼핏 봤을 떄는 세계 속의 다양하고 아기자기한 금지 사례들을 보며

가벼운 마음으로 상식을 쌓을 수 있는 책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표지마저 상큼하지 않은가?

하지만 이러한 예상은 보란듯이 빗나갔다.

놀랍게도 이 책의 프롤로그는

'블랙리스트 이후, 촛불 이후...'

로 시작한다.

책을 읽는 내내 찐하네 밀려올 정치색을 예상하며 책을 읽어 나갔다.




책의 표지를 보면

'세상이 나에게 주입한 20가지 불온한 것들의 목록'이라는 부제가 붙어있다.

'불온'이라는 표현은 꽤나 오랜만에 보는 것 같다.

이 부제는 책을 읽고나면 상당히 잘 붙인 부제라는 생각이 든다.

책에서 열거하는 20가지의 '불온목록'에 대해 작가(들)은

시대 및 정치 상황에 따라 '주입된' 것들이라는 큰 공통된 관점을 가지고 있다.

실제로 불온한지의 여부보다는 하나의 도구로써 이용된 것들이 많다는 것이다.

이러한 작가(들)의 관점을 따르면 '금지의역사'보다는 '금지된역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릴 듯도 하다.

작가들이라는 이유는 이 책이 인문학협동조합에 소속된 5명의 작가가 공저한 책이기 때문이다.

2017년 5월 21일부터 신문에 연재한 <금지를 금지하라> 시리즈의 글을 고치고 묶은 책이라고 하는데,

실제로 책을 읽다보면 실문 사설 느낌이 물씬 난다.



책의 목차가 각 챕터의 소제목까지 상세히 보여주기에

혹시나 스포가 될까하여 책 뒷표지에 나와 있는 목차로 갈음한다.

'헌법 위에 금지가 있었다'라는 상당히 도발적인 문구도 인상적인 뒷표지이다.

어차피 시리즈물을 편집한 책이기에 굳이 순서대로 읽을 필요도 없다.

그래서 나는 내가 내키는 대로 뒤죽박죽 순서없이 책을 읽어나갔다.

책에 대한 전반적인 느낌은 상당히 공격젹이고 선동적이었다.

각 챕터의 글쓴이가 다르기에 다양한 필체를 접하는 맛도 있었지만,

대개는 해당 키워드와 이슈에 대해 굉장히 공격적인 관점에서 글을 풀어냈다.

신문에 연재했던 글이라 하니 이해는 가지만

개중에는 해당 이슈에 대해 독자가 궁금한 내용이 아닌,

작가가 쓰고 싶은 내용만 주저리주저리 써 놓은 챕터도 있었다.

내가 알고 싶었던 것은 금지의 '역사'였는데

이를 알기쉽게 정리해 놓은 챕터는 몇 되지 않아 많이 아쉬웠다.

물론 이러한 부분을 제치고 본다면 작가들의 지식과 이를 풀어내는 필력은 훌륭한 편이었다.

독자에 따라 책을 읽는 목적에만 부합한다면 내가 느낀 아쉬움보다 만족감이 훨씬 클 수도 있을 것 같다.


댓글(1)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
 
 
리나 2019-01-14 21:11   좋아요 0 | 댓글달기 | URL
서평 잘 읽었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