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선각자를 찾아서 - 서재필부터 박정희까지, 동상으로 만나다 더 생각 인문학 시리즈 14
이상도 지음 / 씽크스마트 / 2020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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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 있는 동상 중 기억에 남는 것들이 몇 가지나 있을까. 당장에 광화문 사거리에 있는 '이순신 장군'동상 정도만 그 위치를 설명할 수 있을 것 같다. 잘 알려지지 않은 독립투사들의 동상 같은 경우에는 어떠한 이유로 그 곳에 있는지조차 추측하지 못하고 넘어간 경우가 많았다. 분명히 그들의 업적을 기념하고 그 정신을 숭고히 기리고자 동상을 세웠을텐데 만든 취지와는 다르게 사람들의 시선이 한 번도 닿지않고, 누군지도 모른채 잊혀진다는 것은 그들을 다시 한 번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만드는 것만 같다. 저자는 동상들을 보고난 후 21명으로 추려냈다. 대한민국 건국과정에 기여한 분들, 식민지 시대 조선인들에게 희망을 준 인물들, 대한민국 탄생에 기여하다가 희생되신 분들로 크게 세 분류를 나누었다. 무려 책을 구상하고 쓰기까지 2년이나 걸렸다고 하는데 그 만큼 책이 자세하다. 한 번도 크게 관심갖지 않았는데 이번에 사진과 더불어 자세한 의미와 역사적 사실을 다시 알 수 있었다.  



안중근 의사같은 경우 국방부 청사 앞에 흉상으로도 세워져있지만, 남산공원에는 전신 동상이 세워져있었다. 또한 자세히 보지 않은 동상 아래 측면에는 이토 히로부미 저격 당시 장면이나 태극기 아래 만세운동을 벌이는 장면들이 세겨져 있다는 사실을 알게되었다. 또한 안중근이 러시아에서 발행되던 해조신문에 기고했던 칼럼 <인심결합론> 석비도 있는데 안중근 의사의 글씨 그대로를 새긴 것이라고 하여 놀라웠다. 석비가 있는 곳은 안의사 광장이다.



그 다음 인상깊었던 것은 한용운 동상이었다. 3.1 독립만세운동의 조율자라고도 불리는 한용운은 성북동 만해산책공원에 동상이 존재한다. 그는 의자에 가만히 앉아 진지한 표정으로 정면을 응시하고 있다. 그 옆의 시비에는 대표작 <님의 침묵>이 적혀있다. 1924년에 나온 시집에 포함된 이 시가 현재까지도 문학적 가치가 아주 깊은 작품으로 남아있게 되리라 예상했을까. 한용운의 집 또한 서울특별시 기념물로 지정되어 있다고 한다. 당시 3.1운동의 주동자로 체포되어 가는 동안에도 그는 당당했다고 한다. 일제 지배하에 핍박받던 시절에 전혀 기죽지 않고 항상 '나의 나라'를 외쳤던 그는 누가보아도 영웅이었다.



그 외에도 광진.노원, 남산, 명동.서울역, 종로.광화문, 종각.대학로, 서대문.성북.용산, 서초.영등포에 수 많은 동상들과 역사적 사실을 소개하고 있다. 그동안 길을 다니며 유의깊게 보지 않아서 다 비슷하다고 여겼다. 하지만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상마다 특징이 각기 다른 것을 알 수 있다. 역사적 사건을 그림으로 조각하기도 했고 상징적인 물건들이 조각되어 있는 경우도 있었다. 그리고 동상의 곁에는 그 업적과 소개를 적어둔 석비가 꼭 존재했다. 가끔은 커다란 크기로 따로 제작된 것도 있는데 그 안에 적힌 문구는 대표작을 나타내기도 하고, 역사적 사실이나 유명한 휘호가 적혀 있기도 했다. 아는 만큼 보인다는 말처럼 책을 읽고나니 이제는 지나가다 동상을 발견한다면 쉽게 지나치지 못하고 들여다볼 것 같다. 아직도 누가 세웠는지 그 의미를 알 수 없는 동상이 존재하기도 한다. 역사적인 사실과 고증을 바탕으로 세워진 그 동상들은 모두가 각자의 제작 취지가 존재한다. 사람들의 기억에서 잊혀지지 않고 많은 이들이 기억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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