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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트] 여우가 잠든 숲 세트 - 전2권 ㅣ 스토리콜렉터
넬레 노이하우스 지음, 박종대 옮김 / 북로드 / 2017년 4월
평점 :


“사흘 동안 셋이 죽었고, 피해자들은 모두 루퍼츠하인 출신이야.”
며칠 간격으로 벌어지는 연쇄살인사건, 그 진실을 추적하는 과정은 마을 사람 모두와 보덴슈타인을 과거와 대면시킨다.
그들―보덴슈타인과 피아 등 수많은 형사와 검시관, 법의학자, 정신의학자 등―이 풀어야 할 현재의 살인사건과 과거 실종사건과의 연관성은 모두가 묻어둔 비밀, 이기심, 불안, 욕망, 죄책감, 얽히고설킨 관계로 얼룩져 더욱 복잡하고 쉽사리 끝나지 않을 여정으로 바뀐다.
이 수사는 그가 별로 기억하고 싶지 않은 과거로 점점 깊숙이 들어가는 여정이 되었다.
―모자(母子)의 죽음―캠핑장에서 불에 타 죽은 남자, 살날이 얼마 남지 않았음에도 교살된 채 발견된 나이든 여자, 자살로 보이는 선택을 한 은퇴한 신부 등 끊이지 않는 의문스러운 죽음은 그 진실에 다가갈수록 추악한 과거와 현재를 드러낸다. 그렇지 않아도 최근 만족스럽지 못한 결과를 가져온 사건으로 경찰직에 대한 회의감에 품고 있던 보덴슈타인은 이 사건으로 또다시 환멸감과 무력감에 휩싸이고, 용의자들과의 개인적인 관계로 인해 형사로서의 객관적 자세와 과거 사건의 깊이 연관되어 있는 소년으로서의 상처와 깊은 감정적 기억들 사이에서 쉽게 균형을 잡지 못한다.
진실은 아주 가까이 있었다. 누구든 침묵을 깨뜨리기만 하면 되었다.
어린 시절, 러시아 이방인으로 모두에게 괴롭힘을 당한 아르투어를 지켜주겠다고 약속한 보덴슈타인, 그는 단 한 번 지키지 않은 약속으로 아르투어와 그의 가장 소중한 보물이었던 여우 막시 그 둘을 한꺼번에 잃는다. 과거의 그 사건은 사소한 감정적 동요가 얼마나 끔찍한 일로 번지는지, 외국인에 대한 무자비한 적대감과 인종주의적 차별이 한 가정을 얼마나 끔찍하게 파괴시킬 수 있는지를 보여주는 동시에 보덴슈타인이 묻어두었던, 그리고 마을 사람 모두가 묻어 두었던 크고 작은 비밀들을 서서히 드러낸다.
혐오감과 악의, 증오로 가득 찬 무덤이 돌연 열렸다.
수많은 인물들과 사건, 폐쇄된 공동체가 보여주는 잔인함은 범인이 누구인지를 쉽게 짐작할 수 없게 하고, 많은 인물들이 범인으로 지목될 수 있는 너무나도 많은 가능성은 보덴슈타인과 피아를 혼란스럽게 한다. 불신과 불안이 팽배한 마을 속 진실을 은폐하려는 거짓과 거짓을 침묵하는 이기심으로 뭉친 사람들에게서 진실을 파헤쳐야만 하는 보덴슈타인과 피아는 그 둘을 구분하여 숲속에 묻힌 비밀과 현재의 사건을 해결해나갈 수 있을까?
진실은 어두운 밤중에 어디서나 보이는 등대가 아니었다. 컴컴한 구석에 숨어 있다가 밖에서 끈질기게 파고들어야만 간신히 모습을 드러내는 녀석이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