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미스터 보쟁글스
올리비에 부르도 지음, 이승재 옮김 / 자음과모음 / 2016년 9월
평점 :
절판
[서평]미스터 보쟁글스
팝송 미스터 보쟁글스 중....
"나는 보쟁글스라는 남자를 알고 있었어요. 그는 당신을 위해 구멍 뚫린 구두로 춤을 추어주었지요. 은색 머리칼, 낡아빠진 샤쓰와 헐렁헐렁한 바지. 그는 그리운 소프트 슈 댄스를 추었어요. 그는 높게 높게 점프했다가 가볍게 내려오지요. 미스터 보쟁글스, 춤추어 줘요. 나는 그와 뉴올린즈 형무소에서 만났었지요. 그는 그 말투와 마찬가지로, 인생 체험이 풍부한 눈초리로 나를 보았어요. 그는 인생에 대해 얘기하고, 또 얘기하고, 웃고, 무릎을 치고, 스텝을 밟았어요. 그는 이름이 보쟁글스라고 하면서 옥사(獄舍)속을 춤추며 돌아 보여 주었어요. 바지를 맵시 있게 걷어올리고 높이 점프했어요. 그리고 구두의 뒤축을 쳐서 울렸어요. 옷을 뒤로 튀어 오르게 하여 포즈를 만들면서 웃었어요. 미스터 보쟁글스, 춤추어줘요. 그(중략)."

책을 읽기전에 여러번 들었다. 두 남녀가 춤추기 좋은 부르럽고 감미로운 음악이다. 책 표지에도 춤추는 남여가 있다. 이 두 남녀가 남들과 다르게 살아가는 주인공 아이의 아버지와 어머니일 것이다. 아이의 시선을 따라 책을 읽다보면 중간에 3인칭으로 다시 바뀌고 다른 장면으로 전환이 된다. 처음엔 이부분이 어색했는데...책을 덮고 나니...모든 내용이 완전히 이해가 되면서 묘한 감정에 사로 잡혔다. 나는 아멜리 노통브의 소설을 좋아하는데... 올리비에 부르도의 소설도 첫소설치고는 대단한 문장력인것 같았다. 그가 다시 소설을 출간하면 꼭 읽어보고 싶다. 과연 다음번엔 어떤 내용으로 다가 올지 너무도 궁금하기 때문이다.
소설속의 등장인물의 이름은 애칭 혹은 별명으로 거의 불리운다. 어머니가 여행중에 만난 두루미는 더부살이 아가씨고 아빠 친구인 상원의원은 쓰레기, 그 밖에 엄마가 입원한 병원의 환자들은 공기 방울, 요구르트, 스벤으로 불리운다. 아이의 눈에 비친 대상을 별명으로 불러서 소설이 지루하지 않게 전개되게 한다.
현실 속에서는 괴짜라고 불리울 만큼 개성있는 행동을 하는 아이의 부모는 파티를 즐기며 미스터 보쟁글스를 틀고 춤을 추며 인생을 즐겁게 살아간다. 아이도 그 부모가 어색하지 않으며 부모와 함께 행복한 나날을 보낸다.
아빠와 엄마의 연애시절 이야기를 독특한 문체로 풀어내는 작가가 정말 달라 보였다. "처음엔 이 내용이 뭐지?"라고 생각했는데 책을 읽다보니 이해가 저절로 되는 것이었다.
"우리 집 벽난로 위에 아주 잘생긴 프러시아 기병의 초상화 한 점이 걸려있는데, 당신은 그 기병과 너무 닮았어요!"
(중략) 저 지금 농담하고 있는 거 아니에요! 당신은 정말 제가 어렸을 때부터 사랑에 빠진 그림 속 기병을 쏙 빼 닮았어요. 전 그 기병하고 이미 수천 번 넘게 결혼했어요."
"그렇게 말씀하시니 기병대 시절에 원정을 갔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르네요... 성공적으로 전투를 치른 뒤 초상화 한 점 그렸는데, 그게 인연이 되어 제가 댁의 벽난로 위에 서서 아가씨와 수천 번 넘게 결혼까지 했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 기쁘기 그지 없습니다."- 39p-
이렇게 아이의 부모는 만남부터 쿵짝이 맞았고 이것이 인연인 것인지, 약간은 다른 사고방식을 지닌 여인을 만나서 아이를 낳고 그 아이와 함께 자신들의 방식대로 인생을 살아가고 있었다.
하지만 엄마가 변신을 시작한다. 행동의 변화, 감정의 번화.. 아버진 금새 느낄 수 있었다.그리고 결정타는 세무조사원이었고 그는 엄마의 행동에 불을 지른 계기가 되었다. 엄마는 결국 거실에 불을 질렀고 그 일로 정신병원에 입원하게 된다. 정신병원에서도 엄마는 엄마답게 행동한다. 미스터보쟁글스도 병원에서 빼놓을 수 없었다. 엄마는 사람들과 함께 춤을 추고 있었고 매우 즐거워했다.
아빠는 침착했고 엄마의 행동이 이상해도 아빠는 엄마를 사랑했다.
난 아빠인 조르주가 정말 대단한 남자라고 생각한다. 남들이 보면 미치광이 같은 그녀를 헌신을 다해 사랑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들였다. 엄마가 입원한 후, 아들이 아빠에 대해서 설명한 내용을 보면 더욱 더 조르주를 존경하게 된다.
"엄마가 입원하 후, 아빠는 용감하게 처신했고, 늘 미소를 지었고, 나와 많은 시간을 보내며 같이 놀고 이야기 했고, 역사와 미술수업을 계속했고, 윙윙대며 작동하는 낡은 녹음기와 카세트 테이브로 스페인어를 가르쳤다." -94p-
물론 엄마도 아이를 끔찍히도 사랑했다. 엄마는 아이에게 뽀뽀 세례를 퍼부었고,아이는 정말 좋아했다. 아이는 어떤 규칙에도 구속당하지 않고 자유분방하게 자라고 있었다. 그건 자유분방하고 개성있는 부모 덕분이리라.
이 가족은 세상에 어디에도 존재하지 않을 만큼 끈끈하고 독특하며 개성있는 사람들이다. 책의 한 글자 한글자는 아이의 시선에서 표현을 하면서 지루하지 않게 별명으로 웃음을 주곤 했다. 독특한 상상력으로 재미있게 읽어나갔지만, 책을 덮기 전에 나는 눈물을 흘렸다. 아이에게 감정이입이 되어서 눈물이 펑펑 났다. 그리고 아이가 아빠가 남긴 소설을 읽으며 얼마나 마음일 아팠을까 하는 생각에 소리내어 울었다.마지막 아이가 기록하는 내용은 전혀 침작하게 쓰여있지만, 읽는 순간 마음이 요동쳤다.
제목도 내용도 참 즐겁고 흥이 나는데...
나는 왜 이리 슬펐을까?
보쟁글스 음악을 들으며 그 마음을 달래봐야겠다. "보쟁글스로 한번 더!" 나도 춤을 춰야하나....
*이 서평은 출판사로부터 책을 무상으로 제공받고 솔직하게 쓴 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