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자와 공자가 만났을 때
안성재 지음 / 어문학사 / 2015년 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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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두 대가의 사상을 엿본다는게 결코 쉬운 일은 아니었다. 허나 대화 형식을 빌어 사상과 철학을 문답식으로 풀어써서 그렇게 어렵지 않게 읽어갈 수 있었다.

우리나라 정치인들의 지금 행태는 밑도 끝도 없는 소통없이 자기들 멋대로 나라를 좌지우지 하려고 한다. 청산되지 않은 과거에서 살아남은 자들이 그들만의 식대로 그들만의 방법대로 살아남고자 발버둥치다보니 성인의 모습은 고사하고 인간본성의 기본 자질마저도 의심하게 하는 일들이 비일비재하다.

그 옛날에도 나라를 다스리는 자의 도리를 깊이 연구하고 책으로 만들어놓은 성인의 말씀을 늘 가까이 하고 접했다거늘 오늘을 사는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왜 이런 책들에 귀를 기울이지 않고 눈을 닫고 살고 있는 것일까. 성인의 말씀에 깊이 공감하고 이런 지도자가 나오기를 간절히 바라며 위대한 사상가를 가진 나라들이 참 부러워지는 시간이었다.

  노자와 공자의 사상을 들여다보면 얼핏 다른 듯 보이지만 결론적으로 하나의 의미로 귀결되는 걸 볼 수 있다. 우선 노자는 '대동사회로의 복귀'를 꿈꾸며 '삼황(복희씨,여와씨,신농씨)오제(헌원,고양,고신,방훈,중화)'의 인물들을 추앙하며 그 시대로 돌아가는 노력만이 진정으로 백성들이 원하는 사회라 여겼다. 이 시대의 특징은 세습이 아닌 지도자의 인격과 행정 능력만으로 그들의 지도자를 선출하고자 하였다는 것이다.

특히 노자가 밝힌 통치 이념은 엄격한 법과 제도를 통제하지 않는'무위자연'이었다. 엄격한 규율이 없어도 큰 존재가 너그러이 감싸니 그 큰 틀 안에서 백성이 편안하기를 바라는 마음.

 대동사회의 성인들은 말이나 명령을 함부로 하지 않고 지도자가 말과 명령을 삼가니 백성들은 그저 지도자의 존재만 알고 있을 뿐, 그의 뛰어난 지도력에 대해서는 절실하게 느끼지 못했던 것이오. 지도자가 삼가 노력하여 일을 완성하여도, 백성들은 그저 스스로 그런한 것이라고 여겪지 지도자의 공로로 여기지는 않은 것이라오. (p. 99)

 공자는 암흑기인 춘추전국시대 전인 '소강 사회로의 복귀'를 역설했다. 이 시기의 지도자들은 규율을 앞세워 스스로 본보기를 보임으로써 백성들을 통제한 시대다. 노자의 지도자가 성인에 비유된다면 소강사회를 이끌었던 지도자(하나라의 우임금,상나라의 탕임금,주나라의 문왕과 무왕,성왕,주공)들은 '군자'의 인간상에 가깝다. 군자란, 옛 성인의 도를 부단히 익히도록 노력함으로써 실천하는 지도자를 말한다. 군자가 이끄는 소강 사회의 큰 틀은 내용과 형식으로 나뉘는데 내용의 요소로는 인과 의, 형식을 이루는 요소로는 예와 악이 있다. '인의예악'으로 통치의 기틀을 마련하고자 했다.

 인(仁) : 짐심으로 섬기고 따름

의(義) : 목숨을 걸고 계급상의 의무를 다함

예(禮) : 조화로움을 위한 절제와 통제

악(樂) : 조화를 위한 온유함

  노자와 공자는 각자가 추구하는 사회와 그 사회를 이끄는 지도자상은 다르게 생각했지만 그 기본 바탕에는 나라를 사랑하는 마음, 또한 그 나라에 살고 있는 지도자와 백성들이 조화롭게 살기를 원하는 염원은 같은 맥락이었다. 역사속에 존재하는 지도자는 우리가 염원하고 바라는 인물들이 간혹 있다.  현재를 살고 있는 이 나라 최고 통치자는 누구하나 부정,부패와 결탁되지 않은 이가 없고 과거 추한 자신의 조상이 들추어질까 아이들이 배우는 역사를 교과목에서 빼려는 이도 있다.

상생과 복지를 입바른 소리처럼 해대는 사람들이 아이들의 밥을 서스럼없이 빼앗아 자기의 욕심을 채우려는 자들이 이나라 기득권층이다. 노자가 말씀하시는 나랏일을 맡은 관료들에게 들려주시는 한 말씀으로 마무리한다.

 지도자의 나랏일을 맡은 관료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소. 나랏일을 맡은 관료가 자신에게 주어진 소임을 다하기 위해서 심혈을 기울이기보다는, 자신의 상관 즉 지도자의 총애를 얻기 위해 금금해하고 또 총애를 얻지 못하는 수모를 겪었다고 실망하는 거은 자기에 대한 집착이오.

이렇듯 나라를 이끄는 일에 종사하는 자가 자기를 버리지 않고 오히려 그 자리에 너무 집착하면, 결국에는 큰 불행을 당하오. (p. 2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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