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메이토와 포테이토 - 강병철 성장소설 작은숲 그루터기 1
강병철 지음, 스튜디오 돌 그림 / 작은숲 / 201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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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제목을 보며 나도 모르게 피식 웃음이 나왔다. 아무 생각없이 읽다가 이런 실수를 한 적이 있었던 것 같기도 하고, 실제 '치킨과 키친'을 혼동해 발음 하는 것은 흔한 예다.
1960년대 말에 청소년기를 보낸다는 것은 말 안해도 암울할 수밖에 없다. 우리나라는 경제적 도약 시기에 있었고 입지도 먹지도 못하던 바로 그 시절이었기에 이 책 자체가 암울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허나 생각외로 귀여운 삽화가 실려 있고 나름 그 당시의 학창 생활을 슬프지 않게 유머러스하게 잘 살려내고 있다.

'강철'이라는 인물을 중심으로 친구들, 학교 생활, 선생님들에 대해 이야기하고 있다.
특히 특이한 점은 인물들의 키와 몸무게가 이름옆에 주석처럼 달려 있다. 아마도 그 시대에 영양 부족으로 키 작은 사람이 그 만큼 많았다는 것을 강조하기 위함이었으리라.
또 다른 하나의 특징은 시간 순서의 구성이라기 보다 연관되는 사건과 관련해서 과거, 현재로 왔다갔다 한다는 점이다.

우리때도 그랬지만 선생님을 별명으로 불렀던 건 어른들을 향한 뒤틀림을 풀어내는 하나의 방식임과 동시에 그 나이대의 특권이었다. 여기서도 감자님, 부끄님, 공공칠님, 참깨폭탄님들이 등장한다.
처음엔 선생님들이 무차별적으로 학생들을 때리는 강압적인 모습으로 등장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학생과 선생님 사이의 끈끈 정도 느낄 수 있다.
언제나 존재하는 힘센 아이들의 교실 장악! 이 당시는 그 힘이 절대적이었다. 키 작은 아이들이 많았고 그 만큼 괴롭힐 아이들이 많이 있었으니까. 그 가운데서도 그 폭력에 당당히 맞서는 키 작은 '강철'의 강단있는 모습은 불쌍하지만 피식 웃음을 자아낸다.
수학 천재 '기세'는 지금은 아무것도 아닌 병으로 죽음에 이르고, 돈 없는 '천배'는 중학교도 마치지 못하고 미싱공으로 일하게 된다.

'강철'이라는 인물은 작가와 많이 닮아 있다. 중학교때 야간반을 올빼미반이라 불렀는데 그도 그 출신이다. 그가 겪었던 이야기를 '강철'를 통해 풀어내고 있는 것이다. 읽으면서 자꾸 신경 쓰였던 것은 우리 큰아이 이름이 계속 등장한 것이다.
힘센 아이로 아이들을 무척이나 괴롭혔던 '인태'라는 인물. 우리 '인태'가 아이를 괴롭히는 아이로 등장하다니. 웃지 않을 수 없었다.
이렇듯 시대에 따라 학교안 모습은 어둡고 위태롭기도 하지만 그 시기를 겪어낸 사람들에게는 그 또한 추억으로 남는다.
무겁지 않고 많이 슬프지 않아서 재밌게 읽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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