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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소득의 마음
자명 지음, 수안 그림 / 고요아침 / 2004년 5월
평점 :
품절
천진도인 (= 순수하고 맑은 어린아이와 같이 세속의 떄를 전혀 타지 않은 마음과 몸으로 도를 이룬 수행자.) 과 같은 삶을 지향한다. 인간의 실존적 고뇌인 욕망의 허튼 수작을 깨뜨리는 수안 스님의 선화와 백담사 자명 스님의 편지를 통해 욕심을 떨쳐버리고, 마음의 고요함을 느껴보자.
'강물 위에 흘러가는 통나무 처럼 살아라' - 강물에 흘러가는 통나무처럼 양쪽 강변에 걸리지 않거나, 중간에서 누가 건져내지 않거나, 혹은 나무가 썩지 않는다면 마침내 통나무는 강물을 따라 흘러가서 목표한 바다에 이르게 되듯이 수행자도 이와 같이 깨달음을 향해 살아가야 한다. 강의 양쪽 기슭은 괴로움과 쾌락을 의미하고, 중간에 누가 건져낸다는 것은 수행을 포기하는 것, 썩는다는 것은 나태에 빠지는 것을 말한다. 즉, 쾌락이나 괴로움의 양변에 치우치지 않고, 또 스스로 포기하지 않으며 게으름에 빠지지 않고 부지런히 수행을 계속해 나간담녀, 마침내 우리는 깨달음의 세계에 도달하게 된다는 것이다.
'범이 산에 있어야 기상이 살아있지 범이 우리 속에 갇혀 있으면 아무런 용맹도 없다.' - 호랑이가 산에서 '어흥' 하고 포효하면 사람들이 혼비백산되어 벌벌 떨겠지만, 도시 속의 동물원에 갇혀서는 아무리 크게 소리쳐 봐도 사람들의 구경거리밖에 되지 않는다. 즉, 사람들도 각자 제 기질에 맞게 갈 길을 찾아 걸어가야 한다.
'묵빈대처' - 어리석고 비뚤어지고 모난 사람에 대하여 침묵으로 대하라는 가르침. 우리가 살아가면서 서로 간에 부딪쳐서 충돌하고 갈등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서로 부딪치는 것을 막아줄 수 있는 최소한의 안전거리를 유지할 수 있다면 삶을 화평하게 살아갈 수 있다.
'아상 극복' - 자아에 대한 환상은 결국 집착을 낳고 끊임없이 자신을 얽매이게 해 고통에 빠지게 한다. 이를 극복하는 것의 수행자의 길이다.("진정한 힘은 권력이나 돈 또는 무기에서 나오는 것이 아니라 내면의 평화에서 나온다. 우리의 나날의 삶, 곧 생각하고 말하고 행동하는 방식을 변화시킨다면 우리는 세상을 변화시킬 수 있다. 마음의 평화를 통해 세상의 평화를 가져오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그것이 유일한 길이다. 평화는 무엇보다 먼저 한 개인 속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세상 전체가 평화로운 한 사람에 의해 달라질 수 있다.") - 틱낫한 스님
'유리구슬' - 투명한 구슬이 있을 때, 빨간색을 갖다 대면 빨간빛으로 변하고 파란 색을 갖다 대면 파란빛으로 변한다. 우리의 마음은 본래 무색이지만, 어떤 의식을 갖느냐에 따라 각각의 관념이 생겨나게 된다.
'개혁' - 개혁은 과거의 잘못을 고쳐서 새롭게 바꾸는 것이다. 이 때는 잘못을 고치는 기준이 필요하다. 즉, 고침은 새로움만이 아니라 바름이 함께 더불어 이루어져야 한다. 환자는 수술할 땨 환부를 칼로 도려내는 아픔을 견뎌야만 한다. 아프다고 해서 치료를 받지 않는다면 생명을 위협받게 되듯이, 개혁에 있어서도 필연적으로 출혈을 겪게 되기 마련이다. 출혈이 두려워 개혁을 외면한다면 '부패' 때문에, 결국은 목숨을 잃게 될 것이다. 또한 이러한 개혁에 있어서 '진정한 비판'이 선행되어야 한다.
'비판' - 비판을 예방접종주사로 표현한다. 무서운 병으로부터 목숨을 구하기 위해 필요한 접종주사. 비판도 이와 같다. 아픈 상처를 찌르는 말은 우리에게 아픔을 주지만, 환부를 치유하여 건강을 회복할 수 있는 기회를 주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