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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읽기 시크릿, 인간심리 36 - 말하는 걸 믿지 말고 ‘행동하는 걸 믿어라!’
이영직 지음 / 스마트비즈니스 / 2025년 5월
평점 :
여기 이탈리아의 한 교수가 고안한 가상의 설문이 있어요. 고위 공직에 출마한 세 사람의
후보 중 압도적인 지지를 받은 C 후보는 다음과 같았습니다.
“독실한 신자였고 금욕주의자, 채식주의자였다. 술과 담배는 입에도 대지 않으며, 애국심이 강해서 전쟁에 나가 훈장을
받기도 했다.”
위 설명은 사실 히틀러에 대한 설명이에요. 한두 가지 사실만으로 전체를 인식하는 확증편견의
오류를 보여주는 예랍니다.
이 책은 이처럼 인간은 ‘이성적인 존재이지만 합리적인 존재는 아니다’라는 데에서 출발합니다. 인간의 올바른 사고와 행동을 방해하는 요인인
‘마인드 버그’는 컴퓨터 버그처럼 편견과 고정관념으로 사람을
해석하는 사고의 오류를 만들어냅니다.
개개인의 생각과 행동은 ‘카오스’처럼 복잡하지만, 이들이 집단을 이루면 몇 가지 패턴으로 수렴되는 새로운 ‘복잡계’ 시스템을 만들어냅니다. 이 책이 남다르게 느껴진 이유가 여기 있었어요. 단순히 심리학 이론을 실험결과나 대인관계의 예시와 함께 제시하는 것만이 아니라, 사회적이고 역사적인 관점에서 살펴보고, 개인을 넘어 군중의 행동과
사회적 흐름을 ‘사회물리학’ 관점에서 해석하는게 재미있었어요.
햄릿 증후군이라 불리는 결정장애, 기회비용과 매몰비용, 집단사고와
집단지성, 플라세보 효과, 합리화를 가장한 인지부조화, 불안장애, 군중심리 등 다양한 심리학적 이론을 풀어냅니다. 이 예시들 역시 그리스로마신화, 동서양 철학자, 유대인과 홀로코스트, 다윈, 에디슨과
테슬라 등 다양한 인물의 사례 등으로 설명해 풍부한 인문학적 재미를 느낄 수 있었어요. 과학, 철학, 경제, 정치 등
다양한 분야에서 인간심리를 어떻게 읽어낼 수 있는지 자세히 파헤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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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저 사람은 대체 왜 저럴까?’라는 궁금증에서
시작해 심리학을 전공하게 되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공부했다고 해서 ‘지금
저 사람의 속마음을 꿰뚫어볼 수 있다’라는 생각을 섣불리 할 수는 없다고 생각해요. 하지만 인간이 만들어내는 사회현상 이면에 숨겨진 심리를 이해하는 것은 분명 편협한 마음을 넓혀주고 통찰을 가지게
해줍니다. 보다 풍부한 배경지식을 통해 인간의 행동을 읽어보는 책, 추천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