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코메티 - 영혼의 손길 현대 예술의 거장
제임스 로드 지음, 신길수 옮김 / 을유문화사 / 2021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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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베르토 자코메티에 대해서는 설명이 필요 없겠다. 국내에서 많은 인기를 얻은 전시가 있기도 했고, 기억이 분명하지는 않지만 고등학교 시절 수능 언어영역을 공부하는데 자코메티와 브레송에 관한 지문이 나와서 열심히 읽은 적이 있다. 초점없이 끝없이 걷는 사람, 내 기억의 자코메티였다.


이 책의 저자 제임스 로드는 자코메티 말년에 인연이 있던 작가인데, 자코메티가 로드의 초상화를 그린 뒤 소설가 장 주네는 이에 관해 <아틀리에의 자코메티>라는 짧은 에세이를 남겼다. 뿐만 아니라 자코메티가 그린 제임스 로드의 초상화는 <파이널 포트레이트>라는 제목의 영화로도 만들어졌다. 서문에 보면 무려 15년동안 이 전기 집필을 했다고 하니 자코메티에 대한 그의 애정과 그 전기에 대한 그의 열정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 




다만 서문에서 저자는 알베르토의 아내인 아네트 자코메티로부터 이 전기 작업에 도움을 받지 못한 것에 대한 아쉬움과 원망을 표시하는데, 자코메티와 맺었을 냉혹한 관계를 비추어 보았을 때 그녀의 마음을 섣불리 짐작하기는 어려울 것이다.


자코메티의 사생활보다는 역시 작품활동에 관한 그의 집념이 인상적이다. 그는 <시각의 순수함>과 <자연의 우월성>에 대한 신념이 강했고, 무엇이든 선입견 없이 사물을 바라보기 위해 노력했다. 




“화가에게는 두 가지 도구가 있다. 바로 눈과 마음이다. 이 둘은 서로 보완적이어야 한다. 그 둘을 함께, 즉 눈은 자연을 바라봄으로써 마음은 표현 수단을 제공하는 조직화된 지각의 논리로써 발달시키면서 작업해야 한다.”

- 283쪽


“우리가 알고 있는 것으로서의 회화? 우리 문명에서는 미래가 없다고 생각한다. 조각도 마찬가지다. 우리가 ‘별 볼일 없는 회화(bad painting)’라고 부르는 것, 그것에는 미래가 있다 (…) 아름다운 풍경화나 누드화 또는 벽에 걸린 꽃다발을 가지고 싶어하는 사람들은 언제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 그러나 우리가 ‘위대한 회화(great painting)’라고 부르는 것은 끝났다.”

- 669쪽


‘실존주의’ 예술이란 무엇인가, 작품이 곧 자신이었던 한 예술가의 인생을 통해 들여다볼 수 있는 책이다.



<해당 게시물은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되었습니다.>

브레가글리아 계곡은 스위스 남동부의 협곡 지역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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