으아아아 국민서관 그림동화 236
길례르미 카르스텐 지음,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6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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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관 그림책 "으아아아"

원래 국민서관 그림책은 판형과 그림이 개인취향이라 선호하는 편이다.

최근 몇 권 서평을 남기기도 했고 모두 좋았지만 이번 책은 정말이지 나의 취향이다!

이 책도 최근 출간되는 국민서관 그림책들처럼 최신작에 속한다.

책 읽을 때 거의 훑어보고 아이와 읽곤 하는데 이 책이 어쩐 일인지 처음부터 끝까지 미리 훑어보지도 않고 아이와 잠자리에서 같이 읽었다.



으아아아!!

산도 무너지고 북극 남극에서 따로 떨어져나온 중간극이 새로 생길 정도로 심각한 설정.

그래서 나도 덩달아 심각하게 읽어주었다.

나름 긴장감있게...



호랑이 줄무늬가 날아가는 모습도 재치있지만 호랑이의 실감나는 표정이 아이와 내게 웃음을 주었다.


작가의 기법도 재밌었다.

신문이나 잡지에서 오린듯한 사람들 얼굴과 믹서기로 추정되는 사진을 활용한 기발함.

지방이라 문화시설이 부족하기도 하고, 코로나로 아이와 어딘가 실내 전시관을 가는 것 조차 꺼려지는 시기인데 이런 그림을 보고나니 그런 갈망, 욕구가 해소되는 느낌이었다.



책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은 이 소리가 어디서 시작된 것인지 대대적(?)으로 찾아나서기 시작한다.

그 소리는 전혀 예상치 못한 곳에서 나는 소리였다.

바로 아이가 살짝 긁혀서 엄청나게 울어대는 소리!!

마치 우리 딸을 보는 것 같아 둘이서 얼마나 웃었는지.

떼지어 찾아온 사람들!

눈살을 찌뿌린 어른들과 즐거운 아이들의 표정이 대조적이다.

그 와중에 줄무늬를 잃어버린 호랑이도 눈에 띈다.



그리고 국민서관 그림동화 매력 중 빠뜨릴 수 없는 것!

책만 재밌어도 충분하지만 국민서관카페에서 활동지도 다운받을 수 있어 금상첨화다.

아직 글씨를 못써서 많은 것을 할 수는 없지만 대화를 좀 더 나눌 수 있어 좋다.



소리가 어디서 온 것인지 그려보자고 했더니 "으아아아"에 꽂혀서 글씨 쓰기 바쁘다.



간만에 빵빵 터진 책이라 너무 신났다.

잘 읽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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날아라, 호랑이 국민서관 그림동화 235
리킨 파레크 지음, 김영선 옮김 / 국민서관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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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서관 그림동화 "날아라, 호랑이"

믿고 보는 국민서관 그림책!

이번에 신간은 "날아라, 호랑이"

늘 느끼는 것이지만 국민서관 그림동화의 최대 장점은 신간을 번역해서 출판한다는 점이다.

책을 받으면 버릇처럼 영어제목 확인해서 검색을 해보곤 하는데 국민서관 그림책은 늘 최신작이다.

그래서 트랜디하다고 표현해야할까?

이런 점이 특징이자 장점이다.



"날아라, 호랑이"는 훌륭한 호랑이 나무에 '세계 최초로 하늘을 나는 호랑이'로서 초상화를 올리는 것이 꿈인 귀여운 아기(?)호랑이 리쿠의 이야기이다.


리쿠에게는 단짝친구인 앵무새 지미가 있다.

지미는 늘 리쿠 옆에서 모든 도전을 지켜보고 걱정도 해준다.

여기서 잠깐!

아이들마다 다르긴 하겠지만 올해 6세인 딸아이가 좋아하는 장면이 몇 군데 있었으니 이 장면이 바로 그 중 하나이다.

바로 훌륭한 호랑이 나무.

각자 생김새가 다른 조상님(?)들의 초상화가 걸려있고 아래에 타이틀이 적혀있다.

개성이 뚜렷한 조상님들의 생김새를 살펴보고 어떠한 업적이 있는지 유추해보는 재미가 있는 모양이다.

엄마는 미처 생각을 못한 아이의 시선^^



만화같이 표현한 이 장면 역시 까르르 넘어간다.

나무 날개로 하늘을 날아오르는 것에 실패한 리쿠는 그 밖에 다양한 플랜B를 실천에 옮긴다.

그 방법이 참으로 기발하였으니 이 또한 웃음 포인트!


절대 아이들이 그냥 넘어가지 못하는 방귀신공!

이건 만국공통일까?ㅋㅋㅋㅋ

하지만 이 모든 방법이 실패하게 되자 리쿠는 좌절한다.


바로 이때!!! 단짝 친구 지미가 기발한 아이디어를 제시하는데....

끝없는 도전! 그리고 서스팬스(?)가 존재하는 드라마틱한 그림동화다ㅋㅋㅋ

덩치가 큰 호랑이 친구가 아닌 작은 새 친구들이 협력해서 리쿠를 도와주는 장면도 개인적으로 참 좋았다.

(재미가 가장 중요하지만 엄마로서 교훈과 연계활동 등도 놓치기 싫은지라...)



어제 읽어줬는데 오늘도 낄낄대며 혼자 보고 있는 따님^^

국민서관카페에 가입하면 독후활동지도 다운받아서 활용가능하다.

출간하고 거의 바로 독후활동지를 올려주어서 참 좋다.

아이가 아직 활동지를 100% 활용할 수준이 안 되어서 한 페이지만 출력해서 활용했다.

나는 다 잊어버려도 아이는 망설임없이 바로 찾아서 연결한다.

리쿠가 친구들의 도움을 받아 나는 모습은 미술활동과 연계하기도 좋은 것 같다.



색종이에 손바닥 모양을 그려서 오려 붙이기 하려다가 그냥 핑거페인팅으로 해보았다.

책 자체만 읽어도 이미 즐겁지만 연계활동하기도 좋아서 더욱 맘에 든다.


아이가 활동하고 직접 쓴 글씨.

날고있어!!!

이 엄마도 어여 날고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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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지르지 않는 엄마의 우아한 육아 - 엄마와 아이의 자존감을 살리는 육아 코칭
린다 실라바.다니엘라 가이그 지음, 김현희 옮김 / 메가스터디북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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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리지르지 않는 엄마의 우아한 육아"

조금씩 조금씩 읽다보니 어젯밤에야 다 읽었다.

개인적인 의견이지만 이런 책은 속독보다는 정독이 더 좋다.

휘리릭 읽다보면 감정이입하고 공감하고 위안받을 시간이 부족하단 생각이 든다.

코로나로 인해 아이를 2월 중순부터 5월 말까지 가정보육했다.

2월에도 학교 석면공사로 가정보육하는 날이 많았으므로 따지고 보면 4개월 가까이를 가정보육한 셈이다.

남편 이외의 조력자 없이 근 4개월을 아이와 붙어있다보니 나도 모르는 사이 버럭의 횟수며, 버럭의 데시벨이 급등했다.

이를 때마다 인지하면 애저녁에 고쳤겠지만 내 목소리의 크기에 내가 놀라 순간 멈칫하게 되고, 그 짧은 순간에 수만가지 장면들이 필름처럼 샤샤샥 스쳐가게 된다.

그 순간 머리를 탁! 치게된다.

내가 왜 이러지? 애가 무슨 큰 잘못을 했다고...

때마침 이 책이 눈에 띄었다.




소리지르지 않는 엄마의 우아한 육아라고?

나도 이걸 읽으면 소리지르지 않을 수 있는건가?

아이가 난리칠 때 소리치지않고 한번에 제압할 수 있는 그런 기막힌 꿀팁이 나와있는건가?

결론부터 말하자면, 아니다.

(어찌보면 그렇다고 할 수도 있다.)

아이를 어떻게 대하는지에 대한 방향이 제시되어있긴 하지만 이 책은 엄마인 나 자신에 더 집중되어있다.

(물론 개인적인 소견이다.)

엄마 마음부터 잘 다독여야 침착한 육아, 행복한 육아가 가능하다.

아무래도 이러한 접근방식이 내게 절대적으로 공감되었기 때문에 더욱 그렇게 느껴지는 것일 수도 있다.

내가 왜 버럭하는지 어쩜 이리 귀신같이 콕콕 찝어내는지 소름이 돋을 정도였다.

다른 엄마들의 SNS를 접하는 태도도 언급해놓았기에 더욱 나의 공감을 샀다.

이런 시시콜콜한 부분까지 모두 언급할 수 있었던 것은 아무래도 이 도서가 최근작이기 때문이다.



2019년에 출간된 도서를 2020년에 한국어판으로 발행하였다.

요즘 엄마들이 SNS를 하며 다른 엄마와 나, 다른 아이와 내 아이를 비교하며 스트레스 받는 것, 그리고 요즘 엄마인 내가 어떠한 욕구가 충족되지 않아서 욱하게 되는지 등등을 모두 간파하고 다루고 있다.

이러한 점이 신기해서 다 읽고 나서 출간년도와 참도문헌년도를 훑어보았다.

육아서도 출간년도가 어느정도 중요하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이 책은 프롤로그가 가장 재밌다.

(그 이후로는 진지한 내용이니 어쩔 수 없다.)

이 비유가 어찌나 웃기던지 혼자 깔깔 웃었다.

브로콜리, 바나나가 결혼을 하면 브로콜리바나나나 바나나브로콜리가 나올 것 같지만 실상 당근, 완두통, 자두, 무 같은 전혀 예상치 못한 각기 다른 존재가 태어난다는 비유!

결국은 너는 너, 나는 나!

부모, 자식 개기인을 개개인으로써 인정해주라는 의미.



이 책의 저자는 패밀리 코칭 분야의 전문가인 린다 실라바, 그리고 육아블로그 운영자인 다니엘라 가이그다.

육아블로그 운영자인 다니엘라 가이그는 평소 육아를 하며 전문가인 린다 실라바에게 많은 조언을 구했던 것으로 보인다.

이러한 인연이 출간까지 이어져오지 않았을까 예측해본다.

책의 구성을 보면 린다 실라바의 전문가적인 조언이 열거되고 그 후 한 꼭지에 다니엘라 가이그가 엄마의 생각을 실었다.

나는 이것이 신의 한수라고 생각한다.

전문가적인 조언이 아무리 도움이 된다 하더라도 실적용사례가 제시되지 않으면 따분하기도 하고 어렵게 느껴지기도 하기 때문이다.




책 속에 제시된 SNS를 대하는 엄마의 자세!

"네가 보는 것을 전부 믿지는 마!"

사실 나또한 SNS에 미쳐있던 시기가 있었다.

경제적인 부담으로 아이를 직접 가르치다 보니 SNS로 팁을 얻는 경우가 많아졌다.

팁만 얻으면 되는데 이상하게 분노도 함께 얻었다.

내가 다른 엄마와 다르다는 분노, 내 아이가 다른 아이와 다르다는 분노.

그 당시에는 다른 것이 당연하다는 사실 조차 잊어버린다.

그 사실을 깨닫기 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렸다.

이 책을 2년 전에 보았으면 좀 좋았을까 싶기도 하다.


이 책을 읽기 전에는 이 책에 아이와 엄마의 관계와 상호작용만 나와있을거라 예측했었다.

그런 예측이 깔려있는 상태에서 목차도 읽지 않고 무작정 읽다보니 내가 생각했던 내용과 완전히 달랐다.

그래서 더 좋았다.

엄마인 내가 내 마음을 어설프게 짐작만 하고 있다가 자세히 알게 되니 위로가 되었다.

전문가도 이렇게 말 할 정도면 내가 느끼는 감정들이 지극히 정상이라는 의미 아니겠는가?

나만 이상한 것이 아니고 대부분의 엄마가 갖고 있는 내적인 갈등이었다는 사실을 알게되자 내 마음을 보듬을 수 있게 되었다.

내 마음을 먼저 인정하고 보살펴야 아이를 좀 더 객관적인 시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단계가 바뀔 때 마다 등장하는 핵심문장도 눈여겨 볼 만 하다.

그리고 단계 단계 내용 중간 중간 등장하는 인용구들도 상당히 좋았다.

하나하나 마음에 와닿았다.

개인적으로 "4단계 욱하는 원인 제거하기"가 내 마음의 짐을 덜어주었다.

나 처럼 남의 부탁을 잘 거절하지 못하는 엄마라면 꼭 집중해서 읽었으면한다.

내가 그 부탁을 거절하지 못함으로 인해 상대방은 책임감을 배울 기회를 박탈할 수도 있다.

그리고 안그래도 육아와 살림으로 찌든 내가 남의 부탁을 거절하지 못해 받는 스트레스는 고스란히 아이에게 전해진다.

어쩌다보니 가장 인상적인 부분을 제하고 사진만 올리는 기분이다.

사진을 찍을 때는 분명 그 부분이 인상적이라 찍었는데 글을 쓰다보니 아름 아름 다른 내용이 떠오른다.

궁금하면 직접 읽어보는 것이 아무래도 가장 이득인 듯 하다.

나의 버럭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인지, 그리고 아이에게 어떻게 표현하는 것이 긍정적인 방향인지, 어떤 방식으로 실천할 것인지 잘 제시되어있다.

언급한 부분보다 언급하지 못한 부분이 더 많다.

입이 간질간질 하지만 참아본다.

많이 변질되어 전달되는 것을 방지하는 차원에서^^

*** 출판사로부터 도서를 무료로 제공받고 읽은 후 솔직하게 작성한 서평입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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놀이의 기쁨
EBS 특집 <놀이의 기쁨> 제작진 지음 / 그린하우스 / 2020년 5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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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BS 특집다큐 <놀이의 기쁨>이 책으로 나왔다.

작년 말 우연히 채널을 돌리다 이 다큐의 일부분인 놀이터에 대한 이야기를 잠시 본 적이 있다.

극히 일부분이었지만 그 내용은 머리에서 떠나질 않을 정도로 인상적이었다.

이 다큐가 방영되기 두어달 전에 우리 동네 놀이터 모래사장이 우레탄 바닥으로 대체되었었다.

좁디 좁아 아이들이 옹기종기 모여 놀던 그 모래사장은 바닥공사를 위해 파헤쳐졌고, 모래사장을 특히나 좋아했던 몇몇 아이들이 우두커니 서서 공사현장을 넋놓고 바라보고 있었다.

그 모습은 아직도 눈 앞에 선하다.

그 인상적인 장면들이 겹쳐지면서 이 다큐는 언젠가 내가 꼭 보아야할 프로그램 리스트에 추가되었다.

그리고 몇 달이 지난 지금 이 다큐는 책으로 출간되었다.

마침 이 책을 읽게 되어 진심으로 기쁘다.

오랜만에 남편에게 장시간 혼자 시끄럽게 떠들어댔다.




진심으로 목빠지게 기다렸던 <놀이의 기쁨>

그리 두껍지도 않을 뿐더러 내겐 다소 뒷통수 맞는 느낌의 내용들이 있어서 단숨에 읽어졌다.

곱씹어 읽고 싶은데 단숨에 읽어지는 것이 아쉬울 정도로..

주로 다큐의 내용을 담았고 그에 관련된 근거이론이나 질의응답, 전문가 인터뷰 등이 적절한 부분에 배치되어 읽기가 편했다.

책의 시작 부터 내게 충격을 안겨주었다.

처음 등장하는 분은 놀이 고수 아빠로 아이들과의 시간을 위해 육아휴직을 낼 정도로 열정적이었다.

'사실 나는 이 분을 보며 참 대단하다, 배워야겠다, 세상에 이런 아빠도 있구나!'하고 감탄을 금치못했다.

하지만 전문가의 평을 보고 뒷통수를 한 대 얻어맞은 것 같았다.


이것은 놀이가 아니라 학습이라는 평.

왜 일반인의 눈에는 베테랑 놀이 육아 아빠임이 분명한데, 전문가의 시각에선 호평을 받지 못하는 것일까?

이건 아무래도 나의 서평 피드 보다는 다큐나 책에서 직접 확인해 보는 것 나을 것 같다.


진정한 놀이는 의도도, 목적도, 결과물도 필요하지 않다.

그 대목에서 나와 아이가 함께한 시간이 휙휙 지나갔다.

나의 착각으로 아이를 괴롭게 했던 시간들을 생각하니 후회가 밀려왔다.

한편으로 더 늦지 않게 이 책을 접해 다행스러웠다.



놀이 고수 아빠에 뒤이어 아이의 놀이를 걱정해오던 다른 한 엄마의 이야기가 이어졌다.

티슈를 빼내는 등의 단순행위만 반복하고 엄마가 사주는 장난감에는 도통 관심이 없다는 엄마의 우려가 소개되었다.

전문가는 이러한 행위가 아이의 발달과정에서 나타나는 자연스러운 놀이방법임을 알려주었다.

이러한 조언 뒤에는 성장시기별 놀이가 소개되어 있어 다른 연령대 자녀를 양육하는 부모들의 호기심 또한 해소하도록 하였다.

우리 아이는 이미 60개월을 바라보고 있기에 우리 아이의 유아시절을 회상하기도 하고, 엄마로서 나는 그 발달과정을 이해하고 기다려주었는지 생각해보는 기회가 되었다.



놀이의 필요성 또한 이 책을 통해 알 수 있다.

그 중에서 내가 가장 눈여겨 본 것은 바로 "회복탄력성"이다.

처음 아이가 걸음마를 하고 바깥세상에 나갔을 때 바닥에 떨어진 지푸라기도 줍지 못하게 한 적이 있었다.

계단 오르는 것 조차 겁이 나서 오르지 못하게 했다.

"하지마라, 하지마라"고 했더니 불현듯 '이것도 못하고 저것도 못하면 아무것도 하지 말라는건가?'라는 생각이 머릿속을 스치고 지나갔다.

그 후로는 '하지마라'는 말의 횟수를 많이 줄이게 되었다.

'일어서는 방법을 배우려면 넘어져봐야'한다는 말은 여기저기서 들은 적이 있다.

무언가 해내려면 실패를 경험해 보아야한다.

지금 우리아이가 실패를 경험할 수 있는 어디일까?

그게 바로 놀이이다.

우리는 학교에 다닐 때, 수능공부를 할 때, 주입식교육이 문제라며 어른들은 우리 머리에 집어넣기만 하려고 한다며 비난하곤 했다.

부모가 된 지금은 신랄하게 어른들을 비난했던 과거는 잊고 과거 기억속에 어른들 보다 한술 더 뜨고 있다.

나도 내 아이 머릿속에 정보만 집어넣으려고 하는 것을 아닐까?

말로만 실패해도 일어설 줄 알아야 한다고 떠드는 것이 아닐까?

무엇을 택하겠는가?

'백문이 불여일견'이라고 했다.

이 책의 글처럼 우리 아이들의 세계에서 실패를 경험하고 새로 일어서는 법을 경험하게 해주어야 하지 않을까?


책에서는 회복탄력성 이외에 놀이의 긍정적인 기능이 추가적으로 더 설명되어있다.

유아, 초등저학년 아이를 둔 부모님들이 이 책을 꼭 보았으면 하는 바람이다.


책 속에서 눈에 띄던 한 아이! 아니다! '단연 눈에 띄는 엄마'라고 하는 것이 맞겠다.

아이가 시장놀이가 하고 싶다는 말 한 마디에 박스를 들고 진짜 물건을 팔러 놀이터로 나간 엄마!

진짜 멋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어릴 때부터 조기교육 시킨다는 엄마들 보다 내 눈엔 더 열정적으로 보였다.

실제로 자식을 키워보니 한 걸음 물러나서 아이를 지켜보는 것이 그 무엇보다 가장 힘들다는 것을 알았다.

이 엄마는 한 걸음 물러나 기다려줄 때는 꿋꿋하게 기다려주고, 필요할 땐 적극적으로 나서는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책을 읽고 남편에게 조잘댈 때, 건성건성 듣는 둥 마는 둥 하던 남편이 이 부분을 이야기하자 고개를 훽 돌리며 우리도 한번 해보자고 했다.

도저히 용기가 나지 않았다.

이 다큐에 소개된 저 엄마분이야 말로 진정한 열정맘인 것 같다.



세상 멋진 아빠들도 등장한다.

아이들이 맘껏 뛰놀 수 있는 곳을 마련해 주고픈 마음에 "골목 놀이의 날"을 준비하는 아빠 모임.

세상에 이런 아빠들도 있다!

스트레스 해소 차원에서 퇴근하면 휴대폰 게임하고 TV 리모콘을 휘어잡고 있으신 아버님들이 꼭 보아야 한다.

골목 놀이의 날을 준비하는 아빠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아이들을 위해 도시밖에 놀이터를 직접 만들어주는 아빠들도 소개되었다.

신나서 상기된 아이들의 표정은 더욱 눈길을 사로잡았다.



부모님과 아이들이 놀이하는 모습과 전문가의 관찰평, 우리 부모들이 흔히 갖고 있던 오해들, 아이들의 바깥활동을 위해 고군분투하는 아빠들.

이러한 내용들만 등장하는 것이 아니다.

중간중간 놀이상담실도 한 꼭지씩 자리하고 있어 평소 갖고 있던 궁금증을 해소시켜준다.

또 하나의 슬픈 부분 등장.

우리나라 어린이의 실외 활동 시간이 미국과 캐나다에 비해 얼마나 적은지 보여주는 막대그래프.

절반도 못 미치는 시간이다.


이 표와 '바깥 놀이와 스트레스' 부분을 읽은 후 실제로 아이와 바깥활동시간을 늘렸다.

코로나로 놀이터도 못 나가고 집에서 티격태격하며 보냈던 아이와 나.

실외 활동 부족은 비단 아이에게만 스트레스는 아닌 것 같다.

이 책을 읽은 후 최소 이틀에 한 번은 아이와 인근 낮은 산에 다녀왔다.

거의 두 시간 이상 바깥활동을 했다.

아이의 짜증도 줄었지만 나 또한 많이 유순해졌음을 느꼈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어쩔 수 없이 아이들은 책상앞에 머무르는 시간이 길어진다.

그것을 생각하면 우리 아이들이 실제로 맘껏 놀 수 있는 시간은 그리 오래 남지 않았다.

대학교 가면 또 취업준비, 취업하면 일에 치이고, 결혼하면 집안행사와 육아에 치이고...

나도 조기교육 시키지 않는다고 말 할 수는 없다.

공부 시킨다.

이것이 팩트!

하지만 공부 시킬 때 시키더라도 맘 껏 놀아주고 시키자!

이것도 인생공부니까!!!

나처럼 다소 조급한 엄마라면 나중에 후회하기 전에 꼭 읽어보시길...

놀이도 꼭 필요하다는 것을 절실히 깨닫게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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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를 위한 그림의 힘
김현경 지음 / 엠앤키즈(M&Kids) / 2020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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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릴적에는 막연히 궁금하지만 엄두가 나지 않았던 명화!

하지만 아이가 유치원에 다니기 시작하고, 미술프로그램을 하면서 목마름에서 그치면 안 되겠다는 생각이 들기시작했다.

마침 서평이벤트 글을 보고 나만의 주문을 외우며 신청했다.

사실 타이틀에 "어린이를 위한"이라는 문구 탓에 아이들만의 책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질 수도 있다.

하지만 나는 내지 이미지를 보고 나에게 수준이 딱! 맞을 것이라는 확신이 들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정말 안성맞춤이었다.

명화는 어렵다!

어렵긴 어렵지만 이 책은 술술술 읽어진다.

만약 "어린이를 위한" 책이라 손이 닿다가도 꺼려지는 어른이(어린이 + 어른)가 있다면 망설이지 마시라!



생각해보면 우리는 영어공부하겠다고 아이들 그림책에 초등저학년을 대상으로 한 챕터북까지 꺼리지 않고 읽는다.

그럴 땐 대상 따지지 않다가 한글책을 읽을 땐 뭔가 좀 더 생각하게 된다.

마흔을 앞둔 지금.. 그게 다 무슨 소용인가?

책이 나한테 딱 떨어지게 재밌으면 그걸로 충분하지 않은가!?

이렇게 강력하게 말하면서도 내심 나만 읽었나 궁금해서 찾아보는 알다가도 모를 심리란 또 무엇인지..

다 읽고 나서 약간의 검색을 해보았다.

작가님이 SNS 활동도 게을리 하지 않으셔서 블로그, 인스타그램 등도 쉽게 들어갈 수 있었다.

아무래도 나와 같은 의견이 많았나보다.

되려 어른들에게 반응이 더 좋다는ㅎㅎㅎ

들어가는 말..

미술을 접하는 가장 좋은 방법은 공부는 나중에 하고, 일단 다양한 작품들을 부담없이 감상해 보는 거예요. ~ 미술품은 보는 것입니다. 일단 보세요! ~ 내 나름대로 느낌을 정리한 뒤에 궁금증이나 흥미가 생기면 그때 관련 정보를 찾아보는 것이 좋아요.

무엇인가 시작할 때 느끼는 두려움을 한 층 누그러뜨려주는 작가의 말들이 너무도 좋았다.

일단 그림부터 보세요! 그래, 일단 시작하는거지^^



작가의 포스팅이나 책의 목차에서도 알 수 있듯이 이 책의 흐름은 시대순이다.

그래서 명화를 전혀 알지 못하는 나도 더욱 이해하기 쉬웠다.


중고등학교시절 내게 두통을 유발시켰던 헬레니즘, 헤브라이즘, 르네상스, 고전주의, 신고전주의 등등의 용어가 흐름에 따라 간단하게 설명되어 있어서 흥미롭고 이해하기 쉬웠다.

지금 설명하라면 하기 힘들지만 책을 읽을 때 전혀 이질감이 느껴지지 않고 재밌기까지 했다.



책 한 권을 읽다보면 작가의 이름은 외워지지 않지만 '어디서 들어봤는데?'라는 생각은 든다.

주제, 소재 등이 겹치는 경우도 있어서 비교해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기억이 나지 않을 줄 알았는데 제법 이건 다른 작가도 다뤘던건데 하고 뉘엇뉘엇 기억이 난다.

6살 딸과 재밌게 보았던 이카로스!

<추락하는 이카로스가 있는 풍경>, 피레르 브뢰헬, 1558

<이카루스>, 앙리 마티스, 1946

마침 마티스의 <이카루스>는 딸아이가 유치원 미술프로그램에서 활동했던 작품이라 더 관심을 보였다.

똑같은 이야기만 세 번 이상은 한 것 같다.


또 다른 비교의 재미!

<알프스를 넘는 나폴레옹>, 자크 루이 다비드, 1801

<알프스 산맥을 건너는 보나파르트>, 폴 들라로슈, 1834

미화된 나폴레옹과 좀 더 현실적인 나폴레옹!

틀림없이 얼굴은 같지만 확연히 다른 느낌..

미소년 같은 느낌이지만 용감해 보이고, 다른 한 작품은 피곤한 기색이 역력하다. 그리고 몹시 춥고 고달파보인다.



완벽한 덕후는 아니지만 그림책에 빠져있는 내게 Wood 부부의 <King Bidgood's in the Bathtub> 그림책을 연상케 했던 두 그림.

<야망을 품은 여인>,제임스 티소, 1883~1885

<카네아션, 백합, 백합, 장미> 존 싱거 서전트, 1885


그림 자체만으로도 아름답지만 특히나 미묘한 빛의 변화와 효과를 묘사하는데 집중했다는 존 싱거 서전트의 그림.



화려한 차림을 한 여인을 살피는 재미도 있지만 주변인물들의 표정과 몸짓이 더욱 흥미롭다.

빛과 주변인들의 표정 묘사 등을 보니 그림책 덕후로서 이 책을 떠올리지 않을 수 없었다.



제 8장 새롭고 독특한 그림들 중에서...

<아름다운 물레방아>, 프란츠 마르크, 1913

이 작품과 설명이 인상적이었던 이유는 최근에 보았던 영화 <프란츠>를 떠오르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언뜻 원색을 좋아하는 아이가 그린 그림 같지만 은근 붓터치가 거침없고 과감하게 느껴졌다.

원색을 이용하여 자연과 동물 그리기를 좋아한 프란츠 마르크는 1차 세계대전과 동시에 입대하여 36세의 젊은 나이로 전사했다고 한다.

<프란츠>영화의 모티브가 혹시 이 작가일까?

평화주의자 임에도 불구하고 1차 세계대전에 참전해 전사한 프란츠.

그로 인해 남겨진 이들에게 벌어지는 일들.

여러모로 오버랩 된다.



명화를 비롯해 그 작가의 사연도 함께 볼 수 있으니 일석이조다.



책에 처음 등장하는 그림도 꽤나 충격이었지만 마지막 장에 등장하는 그림은 더더욱 충격이었다.

저자가 단연 가장 좋아하는 화가로 꼽는다니 아무래도 더욱 눈여겨보게 되긴하지만, 그렇지 않더라손 치더라도 눈에 띌 수 밖에 없겠다 싶을 정도로 섬찟하다.



헐벗은 몸에 척추까지 드러나 있는 것도 부족해 그 척추는 부서져있고, 몸 여기저기 수없이 많은 못이 박혀있다.

그도 그럴 것이 참으로 굴곡진 삶을 살았다.

얼마나 드라마틱하면 영화로 까지 만들어졌을까?

부서진 척추며, 몸에 박힌 몸 뿐 아니라 내겐 강렬한 눈썹 또한 계속 시선이 간다.

왜 저리 강조해서 그린걸까?

뒤이어 그녀의 남편 디에고 리베라의 작품도 실려있다.

프리다 칼로의 그림과 느낌이 사뭇 다른 선이 부드러운 그림들.

이 남자가 프리다 칼로에게 상처를 준 남자가 맞나 싶을 정도다.

그로 인해 화가의 길로 갈 수 있었지만 그로 인해 상처받은..

참으로 아이러니하고 기구한 인생을 살았다.

명화로 눈호강하며 작가들의 사연까지 듣고..

한 번 펼치면 술술 읽히는 그런 책이었다.

명화공부, 막막해서 시도도 못하고 있었는데 이리도 흥미로운 것이었다니 신기하다.

부담없이 즐기며 책을 볼 수 있어 좋았다.

아이들은 물론이고 나 같은 명알못에 시작이 두려운 분들께 추천하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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