돌탑에 쌓은 바람 단비어린이 문학
이상미 지음, 황여진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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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학 특강, 역사 체험 때문에 바쁘신가요?

그럼, 이것부터 먼저!

돌탑에 쌓은 바람

 

 

 


 

가끔 즐기는 호캉스는 심신의 여유를 준다. 꼭 관광지가 아니더라도, 근사한 자연 경관이 펼쳐지는 곳이 아니더라도, 직찍을 찍을 만한 핫플레이스가 없어도 집을 떠나 현실에서 벗어나 오롯이 즐길 수 있는 그 공간, 그 시간이 너무나도 좋다.

 


 

한 번은 서울 광장이 훤히 내려다 보이는 곳에서 나만의 여유를 만끽하고 있었다. 그런데 아뿔싸! 광화문 일대에서 벌어지는 각종 시위로 인하여 나도 모르게 국기에 대한 경례를 해야 할 것만 같고, 벌떡 일어나 구호를 외쳐야만 할 것 같은 상황에 봉착했다.

 


 

흔들리는 나뭇잎 사이로 빼꼼히 스며드는 빛처럼 다가온 순간을 이렇게 보내버릴 수는 없었다. 이 상황을 어떻게 해볼까, 이 마음을 어떻게 달래볼까 고민해 본다. 창 너머로 보이는 거대한 빌딩 숲, 개미가 줄지어 재빠르게 이동하는 듯한 미로, 그 위를 환하게 감싸고 있는 푸르름 속에서 나의 눈길을 사로 잡은 것은 덕수궁이었다.

 


 

조선시대의 궁궐, 덕수궁. 언제 보아도 궁궐은 궁궐이다. 많은 사람들이 삼삼오오 덕수궁을 찾는다. 주말이라서 그런지 인솔자와 함께 역사 체험을 온 아이들도 많이 보였고, 나도 모르게 인솔자의 역사 해설에 귀를 쫑끗 세워본다.

 


 

아주 좋은 얘기들이다. 역사적 배경 지식이 많지 않은 나에게는 하나하나가 새롭고, 기억하고 싶고, 더 알고 싶은 얘기들이다. 그런데 듣고 나면 금세 잊어버린다. 왜일까? 어떻게 하면 오랫동안 기억에 남길 수 있을까?

 


 

그 이유를 나는 이상미 작가의 돌탑에 쌓은 바람을 통해 우연히 찾을 수 있었다. 미륵사 터와 미륵사지 석탑을 배경으로 한 서동 설화 모티브의 돌탑에 쌓은 바람은 당대의 역사적 사실을 전할 뿐만 아니라 그 시대의 문화, 풍습, 정신을 오롯이 느끼게 해주고 있다.

 

 


우리가 수학 여행이나 현장 체험 등을 다녀오면 역사적으로 무엇인가 실제로 보고 왔다는 것에 그치기 십상이다. 이러한 역사적 체험이 단순한 경험으로 끝나지 않으려면, 그 시대를 오감으로 느껴 역사적 마인드를 고취시킬 수 있는 충분한 시간이 먼저 필요하다. 역사와 진심으로 소통할 수 있도록 나를 재탄생 시켜주는 돌탑에 쌓은 바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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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빠의 불량 추억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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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떼로 공감을 이끄는 비밀스런 방법!

아빠의 불량 추억

 

 

 

 


여러분들은 알고 있는가? ‘젊은 꼰대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소위 이런 트렌디한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이런저런 말을 갖다 붙여 세대를 구별하고는 세대별 특징을 단정 짓는 것이 불편했던 것 같다. 무슨 무슨 세대가 있고, 요즘 세대가 어떠하다느니 그런 이야기들을 하나의 가십거리로 생각하고, 그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게는 많이 이상한 일이었다. 전혀 논쟁거리가 될 만한 상황이 아닌데, 그것을 주제로 온라인상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런 것이 논쟁거리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신기한 것은 그러한 논쟁거리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서 잠깐! 나는 드디어 알게 되었다. 현실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세대를 무엇인가 구별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배경이 있었고, 내가 드디어 그것의 기준이 무엇이고,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몸소 느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형식적으로 알기만 했던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고 표현해야 더 정확할 듯하다. 바로 MZ의 차이였다. MZ세대는 편의상 하나로 묶였을 뿐, 차이는 극명했던 것이다.

 


 

장세련 작가의 아빠의 불량 추억에서도 이러한 세대별 차이가 보여진다. 항상 모범적으로 보이는 아빠,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엄마, 이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는 알파 세대 재우이다.

 

 


여느 가정에서 보여지는 부모와 자녀의 사소한 갈등이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학원은 절대적으로 풀릴 수 없는 숙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족이 산속 계곡의 한 낡은 집으로 휴가를 온 대목에서 재우가 그 집을 보고 청학동 서당에 온 것인가 하고 생각한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라떼는~’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결국 꼰대로 귀결되곤 했다. 그런데 큰일이다. ‘젊은 꼰대도 있다니 말이다. 생각을 달리해보자. ‘라떼도 공감을 살 수가 있다! 아빠의 불량 추억,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 재우 아빠의 비밀스런 옛 추억이 소통의 공감대가 되어 재우의 마음을 더욱 열어주었던 것이다.

 

 


겸손과 교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다. 라떼는 어떠한 라떼인가에 따라 꼰대로 귀결될 수도 있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라떼도 종이 한 장 차이, 아니 털끝 하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라떼로 공감을 이끄는 비밀스러운 방법! 그것이 담긴 아빠의 불량 추억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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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혈 왕팬 나가신다 단비어린이 문학
이영은 지음, 노은주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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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차은우의 열혈 왕팬! 그렇다면 여러분은?

열혈 왕팬 나가신다

 

 

 


 

열혈 왕팬? 보통 팬이이라면 운동선수나 가수, 배우 등 유명인을 열광적으로 좋아하는 사람을 말한다. 누구에게나 관심 있거나 좋아하는 유명인이 한 명쯤은 있을 것이며, 스스로를 팬이라 자처하며 뿌듯해하기도 한다.

 


 

나는 배우 중에서 수려한 외모와 감미로운 보이스로 매력적인 연기를 선보이는 차은우Fan이다. OLED 화면을 통해 아주 선명하게 보여지는 그의 오똑한 콧날과 샤프한 턱선, 머리카락 한 올 한 올이 형용할 수 없을 정도로 멋짐을 발산한다. 그뿐이랴, 버추얼 입체 사운드를 통해 들려오는 나긋나긋한 세련된 그의 음색은 나의 귀를 멈칫하게 한다.

 


 

그런데, 꼭 유명인에게만 팬이 있는 것일까? 꼭 유명인에게만 팬이 있어야 하는 것일까? 열혈 왕팬 나가신다의 이영은 작가는 둘째 자녀의 걸음마를 통해 열혈 왕팬의 힘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둘째 자녀가 첫걸음을 떼는 바로 그 순간! 할머니, 할아버지의 열렬한 환호와 박수가 이어졌고, 그 응원 덕분인지 아이는 넘어져도 자꾸 일어나서 걸었다고 한다.

 

 


우리는 기억에 없지만, 우리도 분명 첫걸음을 떼었었다. 그 모습을 누군가가 좋아해 주고, 기뻐해 주고, 응원해 주었을 것이다. 우리 모두에게도 팬이 있었을 것이고, 믿기지는 않겠지만 그리고 믿을 수도 없겠지만 곰곰이 생각해 보면, 우리 모두에게도 현재 팬이 있을 것이다.

 


 

열혈 왕팬 나가신다의 등장 인물 왕호는 매우 겁이 많은 아이이다. 겁이 많아 친구들 사이에서 속상한 일도 많이 생긴다. 이를 안쓰럽게 생각하는 손자바보 왕호랑이 할아버지가 수염을 뽑아 소원을 빌어 왕호를 돕는 설정이 꽤 흥미롭다.

 


 

하지만 왕호 또한 용기 있게 해낼 수 있는 힘이 있던 터, 귀하게 여기는 아이를 믿지 못하고 무엇이든 다 해주고 싶어하는 왕호랑이가 옥황상제에게서 혼나는 모습을 보며, 나 또한 함께 혼이 나게 된다. 그리고 나 뿐만 아니라 혼나야 할 사람들이 아주 꽤나 많을 것이다.

 

 


내가 누군가의 팬이기도 하지만, 누군가가 나의 팬이기도 하다. 무엇을 하든 믿어주고, 응원해 주는 서로의 멋진 팬! 나와 나를 둘러싼 모든 사람들의 소중함을 알고, 서로를 지지하고 응원해 줄 수 있도록 따스하고도 힘찬 에너지를 주는 이영은 작가의 열혈 왕팬 나가신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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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 단비어린이 문학
이상권 지음, 고담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0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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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접 경험이 주는 특별한 힘!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

<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

 

 

 

 

 

꼬꼬무가 아닌 꼬꼬복이란다.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시리즈의 첫 번째 이야기가 시작되었다. 이상권 작가의 센스있는 시리즈 작명에 감탄하며 첫 이야기인 <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로 들어가 본다.

 

 


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 왜 그래야만 했을까? 궁금증을 가지고 목차를 살펴본다. 누군가 침투했고, 독가스가 퍼졌으며, 그것은 복수였고 119대원에게 잡혀갔는데, 파란 불빛이 뒤늦게 나타났고, 한밤 중에 무슨 일이 일어났으며, 족제비 가죽을 찾아야만 했는데 그것을 누가 가져갔다?

 


 

목차를 쓰윽 살펴보고 나름 이야기를 생각해 본다. 그 속에서 여러 가지 궁금증이 생긴다. 스스로에게 질문도 해본다. 이 과정을 통해 과연 어떤 스토리가 펼쳐지게 될지 기대를 갖고 페이지를 넘겨본다.

 


 

산과 강이 있는 마을에서 태어나 대학에서 문학을 공부했다는 이상권 작가이다. 그래서일까? 사람 중심의 시각이 아닌 치와와 구슬이의 시각에서 이야기를 잘 풀어내었다. 소재 또한 족제비라는 동물을 통해 자연을 대변하고 있으며, 그 사이에서 발생할 수 있는 인간과의 관계의 소탈하게 표현하였다.

 


 

실제로 이상권 작가의 집에 족제비가 들어왔던 경험이 있다고 한다! 역시, 사람은 보고 듣고 느끼는 경험이 중요하다는 생각이 든다. 직접적 경험이든, 간접적 경험이든 우리가 접하게 되는 모든 상황이 우리 스스로를 성장시키고 발전시킬 수 있는 특별한 자원이라는 생각이 든다.

 

 


치와와 구슬이의 시점에서 진행되는 이야기인 만큼, <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에서는 구슬이와 어린이들의 생각과 태도가 잘 드러나고 있다. 치와와 구슬이에게는 함께 사는 어린이는 지후, 지후의 엄마는 방울방울, 지후의 아빠는 꽈배기이다. 방울방울과 꽈배기는 닉네임이란다. 처음에는 이 부분이 재미적 요소로 느껴졌으나, 시간이 흘러갈수록 이야기의 전체적인 흐름을 선택과 집중을 통해 이해할 수 있게 하는 하나의 장치로 해석되었다.

 

 


살아온 과정이 다르고, 생각하는 것도 다르고, 생김새도 다른 우리의 만남은 그렇게 두려우면서도 느릴 수밖에 없었다.’라는 치와와 구슬이가 족제비와의 만남을 표현하는 대목이 있다. 여기에서 무조건적인 노력이 만능이 아니라 상황에 맞는 진심과 소통의 중요성을 느끼게 된다




사람에게 익숙하지 않은 족제비라는 동물을 통해 서로 간의 입장을 파악하고 이해하며, 그것을 통한 진정한 소통의 힘을 키워주는 꼬리에 꼬리를 무는 복수시리즈, 첫 번째 이야기 <족제비의 안타까운 복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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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 단비어린이 그림책
임서경 지음, 송수정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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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문화에 대한 존중, 그것을 위한 전제는?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

 

 


 

 

정부가 2024년 올해 외국인 인력을 10만 명 더 늘리고, 고급 인재는 영주 또는 귀화를 유도하기 위한 정책을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또 고령층 인구 비중이 높아지면서, 2025년에는 우리나라가 초고령 사회에 진입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초고령 사회에서는 65세 이상 인구가 전체 인구 중 20% 이상을 차지하게 된다.

 


어렸을 때를 생각해 보면, 우리나라는 단일민족국가라는 자부심이 있었던 것 같다. 단일민족국가는 하나의 민족으로 이루어진 국가라는 의미로 백의민족, 동방예의지국과 함께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수식어였다. 그런데 사실 단일민족론은 1948년 광복 이후, 국민 국가를 수립함에 있어 민족과 국가의 단일성 및 통일성을 강조하고자 하는 역사적 배경에서 등장하였다고 한다.

 


외국인 유학생에서부터 외국인 근로자, 결혼 이민자 그리고 외국국적동포까지 현재 우리나라 인구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꽤 커졌고, 앞으로는 그 비중이 더욱 커질 것이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단일민족에 대한 막연한 그리움보다는 시대적 흐름에 맞는 포용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싶다. , 그러기 위해서는 전제가 필요하다.

 


임서경 작가의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의 등장인물 마무티는 따스한 감성의 택시 아저씨다. 자신의 일에 자부심을 갖고, 사람들과 소통하며 즐겁게 살아간다. 때로는 편견에 부딪히기도 하지만, 마무티 아저씨는 아들이 자랑스럽게 생각하는 아빠이자, 한국의 택시 운전사라는 당당함을 잃지 않는다. 그런데 마무티 아저씨같은 사람들만 있으면 무슨 문제가 있으랴.

 


다문화에 대한 존중, 인정, 포용이 필요한 것은 사실이다. 그렇다고 해서 우리 문화가 침해되어도 되는 것은 아니다. 우리나라로 유입된 외국인들에 대한 편견은 개방적이지 못한 사고에서 보여지는 단순한 편견도 있지만, 외국인들이 보이는 문화적 차이나 행동 및 태도에서 발생하는 편견도 있다. 전자의 경우, 시각을 조금만 달리하면 쉽사리 바뀔 수도 있겠으나, 후자로 인해 다시 전자의 경우로 돌아가는 상황도 발생한다.

 


이와 같은 현실 속에서 정부의 실제적 역할이라는 전제가 필요하다. 단순히 다문화를 존중해야 한다, 좋은 게 좋은 것이라는 생각에는 한계가 있을 수밖에 없다. 인구 감소라는 위기를 직면한 우리나라의 상황 속에서 외국인 유입과 그 정책에 대해 함께 생각해 볼 수 있는 시간, 인도에서 온 마무티 아저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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