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아빠의 불량 추억 ㅣ 단비어린이 문학
장세련 지음, 시은경 그림 / 단비어린이 / 2023년 11월
평점 :
라떼로 공감을 이끄는 비밀스런 방법!
《아빠의 불량 추억》
여러분들은 알고 있는가? ‘젊은 꼰대’가 있다는 사실을 말이다. 나는 소위 이런 트렌디한 용어를 좋아하지 않는다. 굳이 이런저런 말을 갖다 붙여 세대를 구별하고는 세대별 특징을 단정 짓는 것이 불편했던 것 같다. 무슨 무슨 세대가 있고, 요즘 세대가 어떠하다느니 그런 이야기들을 하나의 가십거리로 생각하고, 그것에 크게 의미를 두지 않았었다.
그런데 말이다. 이상한 일이 벌어졌다. 내게는 많이 이상한 일이었다. 전혀 논쟁거리가 될 만한 상황이 아닌데, 그것을 주제로 온라인상에서 열띤 토론이 벌어지고 있었다. 이해할 수 없었다. 왜 그런 것이 논쟁거리가 되어야 하는 것인지, 전혀 이해할 수 없었다. 더욱이 신기한 것은 그러한 논쟁거리들이 점점 더 많아지고 있다는 사실이었다.
여기서 잠깐! 나는 드디어 알게 되었다. 현실의 실체를 알게 되었다. 세대를 무엇인가 구별할 수밖에 없는 사회적 배경이 있었고, 내가 드디어 그것의 기준이 무엇이고, 어떠한 차이가 있는지 몸소 느꼈다고 해야 할 것이다. 형식적으로 알기만 했던 것을 직접 체험하게 되었다고 표현해야 더 정확할 듯하다. 바로 M과 Z의 차이였다. MZ세대는 편의상 하나로 묶였을 뿐, 차이는 극명했던 것이다.
장세련 작가의 《아빠의 불량 추억》에서도 이러한 세대별 차이가 보여진다. 항상 모범적으로 보이는 아빠, 대화하는 상대에 따라 태도가 달라지는 엄마, 이에 대해 나름의 생각을 갖고 있는 알파 세대 재우이다.
여느 가정에서 보여지는 부모와 자녀의 사소한 갈등이 유쾌하게 그려지고 있다. 스마트폰과 학원은 절대적으로 풀릴 수 없는 숙제인 것 같다는 생각도 든다. 가족이 산속 계곡의 한 낡은 집으로 휴가를 온 대목에서 재우가 그 집을 보고 청학동 서당에 온 것인가 하고 생각한 장면은 큰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라떼는~’으로 시작하는 이야기는 결국 ‘꼰대’로 귀결되곤 했다. 그런데 큰일이다. ‘젊은 꼰대’도 있다니 말이다. 생각을 달리해보자. ‘라떼’도 공감을 살 수가 있다! 《아빠의 불량 추억》, 바로 여기에 해답이 있다. 재우 아빠의 비밀스런 옛 추억이 소통의 공감대가 되어 재우의 마음을 더욱 열어주었던 것이다.
겸손과 교만은 종이 한 장 차이라고 했다. 라떼는 어떠한 라떼인가에 따라 꼰대로 귀결될 수도 있고, 공감을 이끌어낼 수도 있는 것이다. 그러고 보니 라떼도 종이 한 장 차이, 아니 털끝 하나 차이라고 볼 수도 있을 것 같다. 라떼로 공감을 이끄는 비밀스러운 방법! 그것이 담긴 《아빠의 불량 추억》이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