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철 행복 - 가장 알맞은 시절에 건네는 스물네 번의 다정한 안부
김신지 지음 / 인플루엔셜(주) / 2024년 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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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철 행복 잘 챙기고 계세요?"


행복은 성적순이 아니라고 하지만, 순서대로 오는 행복이 있습니다. 봄, 여름, 가을, 겨울 순서대로 찾아오는 계절에 느낄 수 있는 행복, 김신지 작가가 말하는 제철 행복인데요.


≪시간이 있었으면 좋겠다≫와 ≪기록하기로 했습니다≫에 이어 내놓은, "계절에 발맞춰 걸으며 삶의 여백을 사랑하는 일"에 대해 쓴 신간에서 전하는 제철 행복을 만나보세요.


≪제철 행복≫. 이 책은 입춘부터 대한까지 스물네 절기를 거치며 변하는 계절과 함께 살아가는 삶을 담은 힐링 에세이입니다. 낯선 환경에서 익숙한 계절이 주는 '아는 행복'을 느끼고 살아가는 작가가 들려주는 봄을 기다리고 여름을 기다리는 즐거운 이야기입니다.


김신지 작가는 자신의 경험을 통해, 누구나 1년에 적어도 스물네 번 행복할 수 있는 기회가 있다고 말하는데요. "알맞은 시절을 산다는 건 계절의 변화를 촘촘히 느끼며 때를 놓치지 않고 지금 챙겨야 할 기쁨에 무엇이 있는지 살피는 일"(p.6)이라는 메시지를 독자들에게 전합니다.


"바삐 사느라 무언가를 놓치고 있다는 생각이 드는 사람, 제철을 챙기고 싶은데 무엇부터 해야 할지 몰라 망설이는 사람에게 철마다 편지를 건네는 마음으로"(p.9) 써 내려간이 책을 통해, 누군가는 24절기의 보폭을 따라 걸으며 지금 이 계절이 주는 행복을 생생하게 느끼게 될 것입니다.


절기마다 마지막 장에 그 시기에 해야 할 숙제가 제시되어 있는 것이 이 책의 특징인데요. 잘 할 필요는 없지만 숙제를 통해, 자신만의 행복을 찾는 방법을 발견하게 될지도 모르니 꼭 제출했으면 좋겠습니다.


4월 20일 무렵에 있는 곡우 편에서 작가는 "어떤 해에는 봄을 일찍 만나 늦게 헤어지고 싶다."(p.91)라는 심경을 전합니다. 봄 산을 보면 돌미나리 전을 부쳐 먹던 친구가 생각난다고 하는데요. 그토록 좋은 계절이니, 함께 있는 시간을 조금이라도 더 연장하고 싶은 그 마음이 딸에 대한 내 마음과 닮아 반가웠습니다. 절기에 대한 추억도 새록새록 떠올랐는데요.


우수 무렵 엄마의 밥상에는 봄나물이 지천이었습니다. 식구들이 둘러앉아 커다란 양푼에 온갖 봄나물과 고추장을 넣고 참기름 몇 방울 떨어뜨려 비벼 먹으면, 세상에서 부러울 것이 하나 없는 행복한 사람이 되어 있었습니다. 가을 맑은 바람이 불기 시작하면 옷이며, 이불 등을 마당에 내어 빨랫줄에 걸어 햇볕 쏘이기를 해줬는데요. 처서 무렵 하는 '포쇄'라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작은 더위가 찾아오는 소서(小暑)에는 다가올 장마철로 인해 비가 자주 내리는 '비멍'이 적격이고, 대서에는 예로부터 연잎 술잔을 만들어 풍류를 즐겼다고 하는데요. 은은한 연잎 향이 술에 풍겨 운치를 더한다고 합니다. 이 책 177쪽에 연잎 술잔 만드는 방법이 자세히 나와 있으니, 올 대서에는 풍류객이 되어보는 건 어떨까요?


작가는 절기 별로 해야 할 일 이외에도 자신이 계절 행복을 느끼기 위해 사용하는 방법에 대한 이야기도 전하는데요. "오늘의 일과와 의무 사이에서 '틈틈이' 행복해지기, 그리고 앞날에 행복해질 시간을 '미리 비워두기'"(p.95). 이 두 가지입니다.


입춘부터 곡우까지, 벌써 여섯 절기가 지나고 곧 입하가 될 텐데요. 늦기 전에 5월에 찾아오는 입하와 소만이 주는 행복부터 챙겨야 할 것 같습니다.


"봄에 새순 같은 희망을 내어 여름에 키우고, 가을에 거두며, 겨울엔 이듬해를 준비하는 게 자연스러운 한해살이다.(p.73)" 계절의 변화와 더불어 살아가는 것이 자연스런 한해살이라는 의미일 것입니다. 바쁜 일상에 쫓기듯 살아가는 현대인들은 계절은 커녕 자신의 마음 챙기는 것도 힘들 텐데요. 


작가는 "내가 바라는 것들을 알아줄 때 그 목록만으로 우리는 살아갈 힘을 얻는다.”(p.146)라고 말합니다. 이 책에서 작가가 독자들에게 들려주고 싶은 말이 아닐까 하는데요. 1년에 스물네 번 찾아오는 기회를 놓치지 말고 자신만의 연례 행사로 만들어 보면 어떨까요? 


자신에게 알맞은 제철 행복을 통해, 잊고 지낸 마음을 적어도 한 달에 두 번은 챙겨보자는 작가의 따뜻한 응원이 담긴 이 책은 독자들에게 가장 알맞은 시절을 누리는 철든 행복을 선사할 것입니다. 


<인플루엔셜 출판사에서 도서를 제공 받아 작성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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