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숲 - 나의 문어 선생님과 함께한 야생의 세계
크레이그 포스터.로스 프릴링크 지음, 이충호 옮김 / 해나무 / 2021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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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어는 지능이 높지 않을 것이고 사람과 교류를 할 수 없을 것이라는 편견을 깨버리며 문어뿐만 아니라 다른 생물까지 다시 생각하게 만들어 깊은 인상을 남긴 다큐멘터리 <나의 문어 선생님>의 제작자가 쓴 감동적인 기록이며, 다큐멘터리보다 확장된 소재를 다루었다고 해서 읽어보고 싶었던 책 <바다의 숲>.

이 책의 저자 둘은 모두 어렸을 적 잠수를 하며 바다의 자연 야생을 이른 나이부터 접하는 행운을 누렸지만, 특히 크레이그는 로스가 잠수에 동행했을 때 이미 3년 동안 매일 잠수를 해왔었고, 거기에다 10년 동안 하루도 빠짐없이 잠수를 했으니 바다가 그의 터전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책에서는 크레이그 포스터와 로스 프릴링크의 글을 교차로 읽을 수 있는데, 두 사람의 개인적인 이야기도 있지만 크레이그는 수중 추적 과정을 통해 바닷속 다양한 생물과의 만남을 주선하고 로스는 크레이그와 동행하는 내용을 주로 다루었다.

크레이크는 20대 시절에 산족 부시먼과 함께 동물을 추적하는 법을 배웠는데, 추적하는 동물과 일체가 되고 마치 그 동물의 일부가 된 것처럼 추적하는 동물의 행동을 정확하게 아는 경지에까지 이를 수 있다는 산족 부시먼과의 경험을 바탕으로 수중 추적 작업을 보여주는 것이다.

크레이그의 수중 추적 작업을 따라가면서 다양한 바닷속 생물들을 만날 수 있었고, 그것은 직접 잠수를 했더라도 모르고 지나치거나 그저 신기하다 하고 지나갔을 생물들을 다시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크레이그는 상어나 고래보다 삿갓조개 같이 작은, 어떤 사람은 하찮게도 볼 동물들에게 매력을 느꼈으므로 크레이그가 소개하는 바닷속 동물들 역시 평소에는 내가 관심을 가지지 않을 작은 생물들이 많아서 더 신선하게 다가왔다.

다 자라기 직전에 특히 취약하여 좁은 바위 공간에서 살아가는 경향이 있는 두 종, 큰학치와 혹갑오징어가 서로를 공격하지 않고 나란히 있는 장면처럼 바닷속 생물 사이의 관계도 흥미로웠고, 다른 종보다 멀게 느껴졌던 바닷속 생물과 인간과의 교류는 경이롭게 느껴지기까지 했다.

다큐멘터리로 만든 문어 선생님 이야기가 여기에 포함되는데, 암컷 참문어와 함께 잠수를 하며 문어에게 신뢰를 얻은 크레이그는 문어에게서 잠수법도 배우고 사냥에도 따라갈 수 있도록 허락 받았다고 하니 그 문어를 ‘선생님’이라고 부를 만했다.
이 문어 선생님에 대한 글을 읽고나서 책에 수록된 사진 속 문어의 눈을 보면 문어와 대화라도 나눌 수 있을 것만 같다.

또 기억에 남는 이야기로는 작은 조수 웅덩이에 갇혀 있던 블랙테일 무리를 만났던 이야기가 있다.
크레이그는 그 조수 웅덩이에 남은 산소가 바닥나기 전에 물고기들을 바다로 돌려보내고 싶었지만 운반할 도구가 없어서 그저 절박한 심정으로 물고기들에게 말을 걸었는데, 물고기들이 움직임을 멈추고 크레이그와 동료가 손으로 한 마리씩 자신을 들어올려 운반하도록 허락했다는 것이 아닌가.
우리는 야생 동물의 감수성과 지능을 쉽게 과소평가한다는 크레이그의 말이 와닿았다.

이 책의 장점 중 하나는 바닷속 생물과 풍경을 담은 사진이 큼지막하게, 여러 장 수록되었다는 것이다.
저자의 안내를 따라 신기하고 생소하고 아름다운 바닷속 풍경을 보고있노라면 몸도 마음도 치유가 되는 기분이 들었다.
크레이그는 3년 동안 매일 차가운 물에서 잠수를 했더니 오히려 고질적인 흉부 감염과 감기와 독감이 거의 사라지고 발목과 아킬레스건 부상도 기적적으로 나았다고 했는데, 크레이그와 로스처럼 깊은 바다속으로 잠수를 해보는 것은 쉬운 일이 아니니 이 책을 읽으며 간접 경험으로 치유 받는 느낌을 느껴보는 것도 좋다고 생각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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