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
베르나르 베르베르 지음, 이세욱 외 옮김 / 열린책들 / 2021년 11월
평점 :
장바구니담기


많은 사람들을 매료시킨 흥미로운 소설을 쓴 베스트셀러 작가는 역시 무언가 다르긴 다른 모양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열세 살 때부터 신기하고 놀랍다고 생각한 이야기들을 수집했다니 말이다.
이 책에 담긴 길고 짧은 이야기들은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지어낸 것이 아니라 듣고 보고 읽은 것들인데, 때로는 거기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생각이나 해석이 더해지며, 흥미로운 소설을 쓰는 그의 상상력의 원천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의 개정판으로, 기존 383항목에서 542항목으로 내용이 대폭 늘면서 <개미>와 <신>뿐만 아니라 <제3인류>와 <죽음>에서 추려낸 백과사전도 추가되었으니 이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 사전>을 읽은 독자도 읽을 거리가 많은 책이 될 수 있겠다.

사실 책 제목을 보고 거창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이 있을 수도 있겠지만 일단 책을 펼쳐보면 그런 생각이 쏙 들어갈 텐데, 문학, 역사, 종교, 신화, 과학, 생물, 미스터리 등 다양한 분야의 수백 가지 흥미로운 이야기들을 묶어 놓았으니 (간단한 통계/조사 결과도 있고 때로는 뜬금 없이 레시피가 나오기도 하고) 어디를 펼쳐도 흥미진진한 내용을 마주할 수 있다.
내가 알고 있는 내용도 있지만 몰랐던 내용이 훨씬 많아서 마치 어린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이 이야기를 수집하면서 느꼈던 것처럼 세상에는 이렇게 신기하고 놀라운 일이 많구나 감탄했다.

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의 원천을 엿보며 재미있는 시간을 보내면서 내 상상력도 자극받는 경험을 했다.
예를 들어 문어에 대한 부분을 보면, 문어는 사람보다 훨씬 많은 감각기를 가지고 있어 감각이 예민하고 뇌의 기억 용량도 커서 기억력이 좋지만 암컷은 새끼들이 알을 깨고 나오면 죽어버리고 수컷은 새끼들 일부를 잡아먹고 도망친다는 약점이 있다.
그러니 문어 새끼들은 부모의 사랑이나 자녀 교육같은 것 없이 알아서 생존해 가야 하는 것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표현을 빌리자면 마치 유전자에 스스로 개체 수를 줄이기 위한 암호가 새겨져 있는 것만 같은데, 만약 문어들이 이런 행동을 하지 않고 새끼들에게 경험과 지식을 전수한다면 문어들의 문명은 어떻게 달라질지 상상해보게 한다.
그리고 연장선으로 제대로 교육하지 않고 기억이 전수되지 않는다면 인간의 문명은 어떻게 될 것인지도 묻는다.

<상대적이며 절대적인 지식의 백과사전>은 750여 페이지로, 내용이 백과사전급이어서 두께도 백과사전급인데, 양장본임에도 딱딱하지 않고 유연성이 있으면서도 튼튼하게 제본되어 신기하게도 책을 읽을 때 불편하지가 않았다.
항목 찾아보기가 등재순과 가나다순으로 정리되어 이루 원하는 내용을 찾아보기도 좋았고 말이다.

그리고 일단 내용이 흥미로운 것이 큰 몫을 하지만 각 항목이 짧게는 단 몇 줄만 쓰인 것도 있고 길어도 몇 페이지 분량이니 읽다보면 페이지가 훌쩍 넘어가 있고 시간도 훌쩍 지나가버려서 750여 페이지 읽는 것은 일도 아니다.
다양한 분야의 흥미로운 수백 가지 소재를 다루지만 각각을 깊게는 들어가지는 않아서 부담도 없고.
그래, 특히 팟캐스트 <지적대화를 위한 넓고 얉은 지식>,줄여서 <지대넓얕>을 즐겨 들었다면 이 책도 취향에 맞을 것이라는 생각이 드는 책이었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댓글(0) 먼댓글(0) 좋아요(0)
좋아요
북마크하기찜하기 thankstoThanksTo