용과 주근깨 공주
호소다 마모루 지음, 민경욱 옮김 / 대원씨아이(단행본) / 2021년 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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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이름을 기억하게 된 계기는 디지몬 어드벤쳐 극장판인 <디지몬 어드벤쳐 : 운명적 만남>과 <디지몬 어드벤쳐 : 우리들의 워 게임!>이었고, 이후 나를 비롯한 시청자들에게 깊은 인상을 주었던 <디지몬 어드벤쳐> TV애니메이션 21화 <현실세계로 돌아온 태일!>편도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참여했다는 사실을 알고는 놀랐더랬다.

그래서 나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하면 <디지몬 어드벤쳐>가 떠오르지만, 보통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대표작으로 <시간을 달리는 소녀>를 떠올리고, 다음으로는 <늑대아이>가 잘 알려지지 않았을까 싶다.
물론 나 또한 두 영화 모두 감동하며 보았는데,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두 영화 사이에 개봉했던 <썸머 워즈>를 더 많이 보았다.

위에서 언급한 영화를 모두 본 사람이라면 알겠지만 나는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중에서도 사이버 가상 세계를 배경으로 한 것을 좋아한다.
어렸을 적부터 <디지몬 어드벤쳐>를 사랑해온 마음이 영향을 미쳤다고 하더라도 <디지몬 어드벤쳐>의 다른 에피소드나 극장판보다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참여한 결과물을 선호하는 것을 보면 내 안에서 호소다 마모루 감독과 사이버 가상 세계의 조합이 잘 맞았다고 볼 수 있다.

게다가 네이버 지식백과에 따르면 현실세계와 같은 사회/경제/문화 활동을 일컫는 말인 ‘메타버스’가 정보통신기술 발달과 코로나19로 인한 비대면 추세 가속화로 주목을 받고 있다는데, <썸머 워즈>와 <용과 주근깨 공주>는 둘 다 메타버스 영화로 전자는 시대를 조금 앞서갔고 후자는 시기적절하게 개봉한 영화라고 할 수 있겠다.

특히 <용과 주근깨 공주>는 사람마다 U라는 사이버 가상 공간에서 각자의 개성을 가진 As라고 불리는 아바타를 가지고 있고 이것이 사람들 삶의 일부가 되었다는 점에서 사람마다 OZ라는 사이버 가상 세계의 아바타(계정)를 가지고 있으며 이를 통해서 현실 세계의 일까지 처리한다는 <썸머 워즈>와 무척 닮았기 때문에 <썸머 워즈>를 재미있게 보았던 사람으로서 <용과 주근깨 공주>가 궁금했다.

<용과 주근깨 공주>의 주인공 스즈는 어렸을 적 엄마가 다른 아이를 구하다가 세상을 떠난 뒤로는 노래를 부르지 못했지만 사이버 가상 공간 U에서는 아름답고 개성있는 노래를 부르는 것으로 세계적인 유명세를 얻은 벨이다.
현실에서는 남아있는 사람도 별로 없는 시골에 살고 엄마가 세상을 떠난 뒤로 아빠와 사이도 소원한, 소극적이고 우울한 고등학생 스즈이지만 U에서는 자신을 노래를 원하는 수많은 As들 앞에서 노래를 부르는 스타인 벨인 것이다.

그러던 어느 날 벨의 라이브 도중 등에 수많은 멍이 든 용이 난입하는데 그 용은 U에서 마치 울분을 푸는 것처럼 대결을 하곤 하는 폭력적인 As로 정평이 나 있었고, U의 정의와 질서를 지킨다고 주장하는 저스티스 무리는 As의 익명성을 강제 해체해서 정체를 밝혀버리는 ‘언베일’을 한다며 용을 쫓으며, 전세계 사람들 또한 용의 정체를 밝히는 데 주목한다.

<용과 주근깨 공주>에는 U라는 사이버 가상 세계를 상상해보는 즐거움을 비롯해서 책을 계속 읽게 하는 원동력이 몇 가지 있는데, 그중 큰 비중을 차지하는 것은 역시 용의 정체에 대한 것이었다.

이렇게 용을 비난하는 수많은 As들이나 용의 정체가 궁금해서 책장을 넘기는 나와는 달리 스즈, 그러니까 벨은 이야기의 주인공 답게 용을 포용하고 그의 상처를 어루만져주며 종국에는 그를 구원한다.
그리고 그 과정에서 스스로를 비하하며 벨 뒤의 자신을 드러내는 데 겁을 먹었던 스즈도 구원 받는다.

한편 <용과 주근깨 공주>는 <썸머 워즈>와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를 합쳐놓은 것만 같은데, <썸머 워즈>와의 유사점은 앞서 말했으니 <미녀와 야수>가 왜 나왔는지를 말해보자면, 소설에서 용은 야수로 벨은 동명이인 벨에 대입된다.
벨이라는 닉네임도 그렇고, 용이 숨어지내던 성에서의 장면도 그렇고,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용과 주근깨 공주>가 디즈니 애니메이션 영화 <미녀와 야수>를 오마주했다고 떠먹여주다시피 했으니 바로 알아볼 수 있을 것이다.

그리고 이 책은 최근 개봉한 영화 <용과 주근깨 공주>의 원작 소설인데 다른 작가가 아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이 직접 썼으니 감독이 하고 싶었던 본연의 이야기에 더욱 가까울 것이라는 장점이 있다.
다만 호소다 마모루 감독의 영화을 보았을 때에도 느낄 수 있는 일본 특유의 만화적 감성이 묻어나고, 라이트 노벨(일명 라노벨)에 가깝다는 인상이라 글이 쉽게 읽히기는 하지만 호불호가 갈릴 수 있겠다.

또한 전체적으로 보면 뻔한 이야기지만 그래도 나말고도 많은 독자들이 가장 궁금해할 것이라고 생각하는 용의 정체는 뻔하지 않은 점은 좋았고, 책을 읽기 전부터 짐작했던대로 영화 <썸머 워즈>를 재미있게 봤다면 이 소설 <용과 주근깨 공주>도 재미있에 읽을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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