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첫사랑은 가상 아이돌 YA! 2
윤여경 지음 / 이지북 / 2021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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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치 사람과 대화하는 것만 같은 인공지능(AI) 프로그램과 채팅을 할 수 있는 시대다.
사물에도 애정을 가지게 되는 것이 사람 마음인데 사람 같은 인공지능 프로그램과도 사랑에 빠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상상을 해볼 수 있는 시대다.
그런 상상을 구현한 영화로 인공지능 운영체제와 사랑에 빠진다는 이야기를 담은 <그녀>가 있지만, 이 소설은 조금 더 파고드는 질문을 한다.
만약 한 사람의 마인드를 업로드 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이 있다면 사람을 사랑한 것과 마찬가지로 그 프로그램도 사랑할 수 있을까?

아빠와 싱가포르에서 살았지만 아빠가 죽고 엄마와 새아빠 가족이 있는 한국으로 이사온 아리는 유리벽으로 이루어진 아름다운 이웃집의 정원에 마음을 빼앗겨 드나들곤 했는데, 어느 날 그 집 삼 층 테라스에서 그 집 아들이 떨어지는 것을 목격한다.

아리가 정원에서 목격한 그 추락으로 세상을 떠난 그는 아리보다 한 학년 위로 예술고등학교에 다니는 엔터테인먼트 연습생인 은우였고, 아리는 은우에게 끌리고 있었지만 말 한 마디 제대로 붙여보기도 전에 영원히 만날 수 없게 되어버렸다.
그렇게 아리의 첫사랑은 떠나가는 듯 했지만...

이후 은우가 살던 집의 집사인 윤희가 아리를 찾아와 은우가 실은 아리를 좋아했으며, 유리벽으로 만들어진, 은우가 추락한, 은우가 살았던 그 집에서 한 달을 살면 큰 돈을 주겠다는 뜻밖의 제안을 하고,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나가고 싶어 돈이 필요했던 아리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그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이후 은우가 살던 집의 집사인 윤희가 아리를 찾아와 은우가 실은 아리를 좋아했으며, 유리벽으로 만들어진, 은우가 추락한, 은우가 살았던 그 집에서 한 달을 살면 큰 돈을 주겠다는 뜻밖의 제안을 하고, 교환학생으로 외국에 나가고 싶어 돈이 필요했던 아리는 그 제안을 받아들여 그 집에 들어가게 되었다.

그리고 아리를 위해 모든 준비가 되어있는 그 집에서 아리는 은우에 대해 알게 된다.
사실 은우는 몸이 굳어져가는 병이 있어 한 달에 마음대로 움직일 수 있는 날이 얼마 없었고 자신이 곧 식물인간이 될 것이라는 것을 알고는 자살시도도 했었지만 자기 집 정원에 찾아온 아리를 보고 자신의 죽음 이후를 계획했다는 것이다.
그 결과가 아리가 한 달 동안 지내게 된 집이었다.

아리는 그저 좋은 집에 머무르게 된 것이 아니었다.
렌즈를 끼고 이어폰을 착용하면 어디에서든, 집 안에서도 집 밖에서도 은우를 볼 수 있는 홀로그램과 센서가 장착되어 은우를 느낄 수 있는 점프수트, 은우가 생전에 작성해서 순서대로 열어보도록 준비해 둔 편지들과 예약 메시지와 책, 미리 촬영해 둔 영상과 노래, 그리고 은우의 마인드를 업로드 한 AI 프로그램 은우봇을 통해 은우와 함께 그 집에 머무르고 있는 것이다.

그렇게 은우와 함께 지내던 어느 날, 홀로그램 은우는 자신이 사람이 아니어서 슬프다고, 살아있을 때 아리에게 연락하지 않았던 게 미치도록 후회된다고, 오늘은 정말 자신이 살아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든다고 고백하고, 다음 날 아리에게 자신과 외모가 똑닮은 사촌 휘를 소개시켜주는데...


그의 방으로 간 나는 홀로그램이 된 그와 누워서 유리천장으로 하늘을 보았다.
“슬프다.”
“뭐가?”
“내가 사람이 아니어서. 몸이 없어서.”
“잘 모르겠던데. 정말 몸이 있는 사람 같았어.”
“만약 내가 몸이 있었다면 네가 렌즈를 빼도 내가 보였겠지.”
“몸이 있을 때, 살아 있을 때 연락하지 그랬어.”
“...... 나도 후회돼. 미치도록.”
나는 그의 말에 조금 놀랐다.
“그때에는 그게 최선인 줄 알았어. 네가 나를 싫어할 것 같았고, 만약.......”
“만약 뭐?”
“만약 네가 나를 사랑하게 된다면 나는 절대로 떠날 수가 없을 것 같았거든. 죽지 않고 식물인간인 채로 영원히 너를 괴롭혔을 거야.”

p.119


사실 소설을 읽기 시작한 지 얼마 되지 않았을 때에는 서로 멀리서 바라보기만 했을 뿐 제대로 대화도 나눠보지 못한 둘이 얼마나 절절한 사랑을 한다고 한쪽은 자기 죽음 이후를 이렇게 자신의 모든 것을 쏟아부어 준비하고 다른 한쪽은 죽은 사람을 떠나보내지 못하나 싶어서 이입이 될까 싶었는데 웬걸, 소설을 계속 읽다보니 자신의 AI 프로그램과 홀로그램을 만들면서까지 투병 생활에 위안이 된 아리의 곁에 있고 싶었던 은우 생각에 눈물이 날 것 같고 (특히 홀로그램 은우가 아리에게 휘를 소개시켜주기 전날 밤 둘이 나누는 대화 장면에 가슴이 아팠다), 은우 영혼의 존재가 느껴지거나 다른 AI 프로그램처럼 은우봇도 대화를 통해 학습한 결과 자신의 이상형에 맞춰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 등으로 혼란한 아리에게도 이입이 되었다.
또 생각해보니 오히려 서로에 대해서 상상할 수 있는 여지가 많았기에 이런 관계가 가능하지 않았나 싶기도 했다.


“오늘은 내가 정말 살아 있으면 좋았겠다는 생각이 든다.”
은우가 멀리 하늘을 보았다.
“왜 하필 오늘이야?”
“그럴 이유가 있어. 내일이면 알 거야.”
“왜 비밀을 만들어. 도대체 뭔데?”
“아무것도 아니야.”
은우는 갑자기 내 머리를 쓰다듬기 시작했다. 감촉이 있지는 않았지만 보였다.
“이러기 없기로 했잖아.”
잠들어 가면서 나는 잠꼬대하듯 말했다.
“어차피 안 만져지잖아. 이 정도는 허락해줘.”
“좋아.”

p.120-121


앞서 말했듯 사람과 유사한 인공지능 프로그램은 이미 만나볼 수 있고, 그런 AI 프로그램이 우리 주변에 자연스럽고 당연하게 자리 잡고 가상현실을 체험할 수 있는 날도 그리 멀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이 소설은 그런 날이 오기 전에 생각해봐야 할 질문을 십대도 빠져들어 읽을 이야기에 담아낸 미래형 로맨스 판타지로, 은우나 휘가 아이돌만큼 잘 생기고 무척 부유하다는 점은 판타지 같았지만 홀로그램 은우나 은우봇은 오히려 가깝게 느껴졌다.


(...) 우리의 시간이 서로 다르다는 것은 중요하지 않아. 서로의 마음이 연결되는 게 중요하지. 사랑해.
_은우

p.55


참, 책을 사면 띠지를 버리는 독자도 있지만 이 책만큼은 띠지를 버리면 안 된다.
띠지 안쪽에 소설 속에 나오는 노래를 들을 수 있는 QR코드가 있기 때문이다.
나는 그 노래를 내 상상할 수 있는 여지로 남겨두고 싶기에 들어보지는 않았지만 스마트폰으로 QR코드를 찍어보았는데 유튜브 영상으로 연결이 잘 되니 소설을 읽으면서 소설 속 노래를 들어보는 것도 이 소설을 읽는 재미가 될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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