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대한 도시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다 - 공학으로 읽고 예술로 보는 세계의 다리 건축 도감 지적생활자를 위한 교과서 시리즈
에드워드 데니슨.이언 스튜어트 지음, 박지웅 옮김 / 보누스 / 2020년 8월
평점 :
절판


어릴 때 차를 타고 긴 다리를 건널 때면 다리 무게만으로도 엄청날 거라고 추정되는 거대한 다리 위에 이렇게 많은 자동차가 지나다니는데 다리가 무너지지는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곤 했다.
후에 한 방송 프로그램을 보면서 다리에는 과학적 원리가 적용되어 있어서 내 생각보다 훨씬 튼튼하다는 건 알게 되었지만 역시 자세한 건 몰랐기 때문에 다리에 적용된 원리에 대해서 더 알게 되면 그런 불안을 떨칠 수 있을 거라는 기대를 하며 이 책을 읽기 시작했다.

<위대한 도시에는 아름다운 다리가 있다>는 구성이 탄탄하다.

1부 <다리의 이해>에서는 다리의 재료부터 알려준 다음, 구조와 목적에 따라 다리의 종류를 나눠 설명하고, 유명 다리 설계자를 소개하며 다리에 대한 이해를 돕는다.

나는 예스러운 다리로는 아름다운 아치교를, 현대적인 다리로는 현수교를 떠올렸는데, 이번에 아치교와 현수교에 적용된 원리를 알게 되었고, 여러 줄의 케이블이 눈에 띄는 외관 때문에 같은 종류로 여겼던 현수교와 사장교의 차이점도 알게 되었다.
(처음 본 사장교와 익숙한 이름의 현수교는 케이블을 사용하는 원리는 같지만 현수교의 케이블은 하나로 이어지고 사장교의 케이블은 서로 분리되었다는 점이 다르다)

책에 소개된 다리 설계자는 그 분야에서 유명하다지만 내가 이름을 들어본 설계자는 구스타브 에펠이 유일했다.
‘에펠’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프랑스 파리의 에펠탑의 그 에펠이 맞는데, 에펠탑을 설계하고 건축한 구스타브 에펠은 다리도 설계하고 미국 자유의 여신 내부 골조도 설계한 인물이라는 걸 책을 읽으며 알게 되었다.

2부 <위대한 도시의 아름다운 다리>는 세계 곳곳의다양한 다리를 소개하는 부분으로, 1부를 읽고 나니2부에 등장하는 다리의 사진을 보고 어떤 다리인지 짐작하기도 하고 다리에 대해 읽을 때도 이해가 한층 잘 되는 것을 느끼며 1부를 허투로 읽은 것이 아니구나, 저자들이 이 책을 이렇게 구성한 이유가 있구나 깨달았다.

책을 읽으면서 세계에서 가장 유명한 다리라는, 미국 캘리포니아주 샌프란시스코에 있는 금문교처럼 거대한 다리나, 장관 속 보기만 해도 아찔한 다리나, 움직이는 다리나, 다리 위에 가게와 집이 있는 주상복합 다리 등 다양한 다리를 볼 수 있었는데, 이 책의 최대 장점인 풍부한 사진과 그림 자료를 활용해 다리를 요리조리 뜯어보며, 다리가 만들어지는 과정이나 다리에 적용된 원리뿐만 아니라 다리의 아름다움까지 눈에 담으며 살펴볼 수 있어 좋았다.

일상 생활에서 자주 쓰이지는 않는 용어들 때문에 초반에는 이 책이 어려워 보였는데, 책 말미에 있는 용어 사전을 찾아가며 읽어나가니 점차 용어에 적응이 되었고, 관련 지식이 쌓일수록 처음보다 읽는 게 수월해졌다.
책을 읽을 때 풍부한 사진/그림 자료와 함께, 나에게는 낯선 용어가 정리되어 있는 용어 사전에 많은 도움을 받은 것이다.
다만 용어 사전은 책 말미에 철자 순으로 정렬되어 있기 때문에 책을 읽다가 책장을 넘겨서 단어를 찾는 게 번거롭게 느껴지기도 했다.
하지만 각 페이지에 일일이 각주를 달았다면 자리를 많이 차지했을 것이고, 이런 점을 고려해서 용어 사전을 수록한 게 아닐까 생각하니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다.
책을 읽을수록 자연스럽게 조금씩 용어를 익히게 되니 용어 사전을 찾아보는 것에 대한 번거로움이 줄어들기도 했고.

다리는 오래 전부터 인류가 더 넓은 세상으로 나아갈 수 있게 했으며, 교통과 운송수단이 발달한 지금도 효율적으로 사람과 그밖의 것들을 이동할 수 있게 하는 유용한 수단으로, 크고 작은 다리가 우리 생활 곳곳에 존재하고 있다.
사실 나는 다리를 건널 때에도 다리보다 다리 너머의 풍경에 더 관심을 가졌는데, 다리의 이야기를 읽으면서 책의 원제인 <How to Read Bridges>처럼 (전문가 만큼은 아니더라도) 어느 정도 다리를 읽을 줄 아는 눈을 가지게 됐다.
그리고 철로 만들어지고 구조가 다 드러나 투박해 보이기만 했던 다리의 아름다움도 볼 수 있게 되었다.
그러니 앞으로는 다리를 건너면서 그 너머의 풍경에만 시선을 두지 않을 것이다.


“ (...) 도심 한복판에 있는 다리부터 가장 외딴 협곡에 설치된 다리까지, 모든 다리는 각자의 이야기가 있다. 단지 보는 사람이 그 이야기를 읽어낼 수 있느냐가 관건이다.
p.5 (머리말)”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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