콜 미 바이 유어 네임 - 《그해, 여름 손님》 리마스터판 콜 미 바이 유어 네임
안드레 애치먼 지음, 정지현 옮김 / 잔(도서출판)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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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많은 팬이 있는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원작 소설인 <그해, 여름 손님>이 리마스터판으로 다시 출간되었다.

책 제목은 영화 제목과 동일하게 바귀었고, 책 표지는 신경을 많이 쓴 테가 나는데, 색감도 그렇지만 손끝을 스치는 거친 촉감에 마치 복숭아를 손에 쥐었을 때가 떠오르기도 했다.

그리고 책 커버를 벗기면 드러나는 하얀 표지는 깔끔한 영어 원서 같은 느낌을 주는데, 둘 다 홍보 문구나 인용문을 넣지 않아서 심플한 매력이 더욱 드러났다.




이야기는 엘리오의 시점에서 전개된다.

엘리오의 부모님은 매해 여름에 이탈리아에 있는 별장으로 손님을 초대했는데, 엘리오가 열일곱이었던 그해 여름에 스물넷의 올리버가 손님으로 찾아온 것이다.

엘리오는 올리버를 처음 봤을 때부터 사랑에 빠졌고, 올리버 또한 자신에게 호감이 있다고 엘리오는 생각했다.

그러나 소설의 배경이 1980년대이고 이 둘은 모두 남자였던 만큼 (심지어 성인과 미성년자였다) 서로 신중하고 또 조심스러웠다.

 다음 날 우리는 테이스 복식 경기를 했다. 쉬는 시간에 그가 마팔다의 레모네이드를 마시면서 한 팔을 내 어깨에 걸치고는 친근하고 부드럽게 마사지하듯 엄지와 검지로 살짝 꼬집었다. 정말 다정한 느낌이었다. 하지만 나는 마법에 홀린 듯 완전히 정신을 빼앗겨 그의 손에서 빠져나오려고 몸을 비틀었다. 조금이라도 더 그대로 있다가는 큰 태엽을 만지는 순간 불구의 몸이 허물어져 버리는 작은 목각 인형처럼 속수무책일 것 같았다.


p.25

한편으로는 사춘기 소년의 심정만큼이나 격렬하고 노골적이기도 하다는 게 소설의 특징이다.

이 둘이 모두 공존할 수 있을까 싶지만 이 소설에는 조심스러운 접근과 격렬하며 노골적인 것이 모두 담겼다.


퀴어 영화나 퀴어 요소가 있는 드라마는 본 적이 있지만 퀴어 소설은 이 책이 처음이어서 그런지... 색달랐다.

아니, 이 소설에는 색다름을 넘어서는 자극적인, 비위를 건드리기까지 하는 요소가 있다.

무엇보다 나를 불편하게 했던 것은 이런 일들이 미성년자와 성인 사이에서 일어났다는 것이다.


그리고 글 자체도 술술 읽히는 편이 아니었다.

영화를 먼저 보지 않은 나에게는 더욱 그러했는데, 위 사항을 기꺼이 감수할, 영화 <콜 미 바이 유어 네임>의 팬이라면 소설을 읽으며 이탈리아의 여름 풍경을 머릿속에 그리고, 엘리오가 올리버를 바라보는 시선을 따라가고, 엘리오 내면을 자세히 들여다볼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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