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소 주기율표 - 교과서 개념에 밝아지는 배경지식 이야기
제임스 M. 러셀 지음, 고은주 옮김 / 키출판사 / 2019년 12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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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로 150주년을 맞이한, 알록달록한 칸에 원소 이름과 번호가 적혀서 나열된 원소 주기율표는 지적인 매력이 있다.

그래서 평소에 굿즈에 큰 관심을 가지지 않던 나도 온라인 서점에서 원서 주기율표를 사용해서 흔히 굿즈라고 부르는 MD를 이것저것 만든 것을 봤을 때는 눈이 절로 갔다.

하지만 학창시절에는 외워야 할 거리를 늘리는 원소가 싫었는데, 지금은 원소들에 대해 외워야 할 필요가 없으니 마음 편하게 원소의 세계를 즐길 수 있었다.

제목만 보면 큼직하고 두꺼울 것 같지만, 실제로 손에 쥐어보면 세로 길이가 한 뼘도 되지 않아 가방에 넣고 다니며 틈틈이 읽기에도 괜찮은 책이다.



서문에서는 원소 주기율표를 처음 만든 러시아 화학자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어떻게 원소 주기율표를 만들게 되었는지, 원소 나열은 어떤 기준으로 했는지, 원소 주기율표가 어떻게 보완되었는지 등을 알 수 있었다.

그러고 보니 그동안 원소 주기율표 이미지만 좋아했지 누가 만들었는지, 왜 이름이 원소 '주기율'표인지 궁금해하지 않았다.

1869년 처음 원소 주기율표를 만든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원소를 재배열하고 원소 주기율표를 보완했고, 1913년에는 헨리 모즐리의 연구 결과로 원소가 재배열 되었는데,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첫 번째 주기율표를 만들었을 때 비슷한 성질을 한 원소가 '주기(period)'를 갖고 배열되어 있었기 때문에 이 표가 원서 주기율표라고 이름 붙여진 것으로 보인다.

흥미로운 점은 드미트리 멘델레예프가 재배열한 원소 주기율표나 헨리 모즐리의 연구 결과 때문에 재배열된 원소 주기율표나 중간에 빈칸들이 있었는데, 그게 당시에는 이상해 보였을지 모르지만 시간이 지나고 새로운 원소가 발견되면서 빈칸이 알맞게 채워졌다는 것이다.

원소 주기율표는 발견되지 않은 원소를 예측하고 원자에 대해 이해하고 연구하는 데 도움이 되었다고 한다.



본문은 원자번호 1번 수소부터 94번 플루토늄까지는 각 원자를 소개하는 페이지 앞부분에 한눈에 보기 좋게 원자 번호, 계열, 색, 녹는점과 끓는점, 발견된 해가 표로 정리되어 있으며, 각 2-3페이지를 할애해서 해당 원소가 어떻게 발견되었는지, 어떤 특징을 가지고 있는지, 어디에 사용되는지, 간헐적으로는 원소와 관련된 흥미로운 이야기를 간결하게 알려준다.

예외적으로 원자 번호 57번부터 71번까지인 란타넘족 원소와 95번 이후의 원소는 훨씬 간소화되어 수록되었다.

1번부터 118번까지의 원소가 모두 수록된 만큼, 수소, 헬륨, 질소, 산소, 마그네슘, 칼슘, 철 등 그동안 여러 번 듣고 보았던 원소부터 포타슘, 이트륨, 가돌리늄, 탄탈럼, 비스무트처럼, 처음 보는 원소까지 모두 만나볼 수 있었다.

쿵쿵따를 할 때 뭔지도 모르면서 타음 타자를 보내버리는 끝내기 단어로 자주 쓰였던 이리듐이나 카드뮴이 무엇인지도 이번에서야 알게 됐다.

이리듐과 카드뮴 외에도 슘, 늄, 륨, 븀, 듐, 뮴으로 끝나는 이름의 원소가 많아서 쿵쿵따 할 때 유용하겠다는 웃긴 생각도 했다.


그래도 가장 기억에 남는 원소는 마리 퀴리가 발견한 라듐이었다.

어둠 속에서 은은하게 빛나는 라듐은 20세기 초 시계 눈금판의 야광 페인트에 사용되었고, 라듐 공장에서 일하던 여성들이 암에 걸려서 소송을 하기도 했다.

이 산업재해 이야기는 <라듐 걸스>라는 책소개를 통해 알게 되었었는데 이 책을 읽으며 다시 만났다.

마리 퀴리도 라듐 때문에 사망했을 거라는 얘기가 있다.

마리 퀴리가 남긴 노트와 논문은 납 상자 안에 보관되어 방사선 방호를 한 상태에서만 볼 수 있다고, 심지어 주방에 있던 요리책도 여전히 방사선을 방출하고 있다는 이야기는 잘 알지 못하는 물질이 가지는 위험성을 알려주는 동시에 흥미를 가지게 한다.



이런 책이니 마지막에 있는 색인은 특히 더 도움이 되었다.

궁금한 원소가 있을 때는 물론이고 원소에 대한 이야기 일부만 기억이 나는데 그 원소가 무엇인지 잘 모를 때도 색인을 사용하면 됐다.

예를 들어 마리 퀴리와 관련된 원소가 무엇인지 기억나지 않을 때는 색인에서 '마리 퀴리'를 찾으면 222, 229, 231, 233페이지를 보면 된다고 알려준다.

이전에는 원소 주기율표의 이미지만 좋아했는데 이 책을 읽으며 원소 주기율표에 대해 알게 되고 원소 주기율표 속 원소들을 모두 만나면서 원소 주기율표가 더 좋아졌다.


저번에 "너는 베릴륨(Be), 금(Au), 타이타늄(Ti)으로 가득 차(Full) 있을 거야. 왜냐하면 Beautiful 하니까!"라는 신박한 주접 댓글을 본 적이 있는데, 나도 그런 문장을 써보고 싶었다.

나의 주접력이 미약하여 주접을 떨 수 있는 단어는 아니지만, 인간(Ingan)은 인듐(In), 갈륨(Ga), 질소(N)로 만들어진 거 아니냐는 이상한 개그를 생각하다가 고개를 저었다.

아무래도 이번에 원소에 대해 너무 많이 읽은 모양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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