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르나르 베르베르 인생소설 - 나는 왜 작가가 되었나
다니엘 이치비아 지음, 이주영 옮김 / 예미 / 2019년 11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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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낸 신간 소설 <죽음>이 또다시 베스트셀러가 된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고향인 프랑스보다 한국에서 인기가 더 많다고 알려질 만큼 국내에서 많은 사랑을 받아왔다.

나도 학창시절 점심시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소설을 읽었던 기억이 어렴풋이 떠오른다.

기발한 상상력, 그리고 그걸 풀어내는 능력에 감탄하며 책을 읽었었다.

나도 그렇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책을 읽어본 독자라면 누구나 이런 상상력은 어디서 나왔을지 궁금하지 않을까?


처음 이 책의 제목을 봤을 때는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생소설, 그러니까 우리가 흔히 인생영화나 인생음악을 얘기하듯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사랑하는 소설을 다룬 책인 줄 알았다.

하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 책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생을 담은 책으로, 저자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와 열 시간 넘게 한 인터뷰를 바탕으로 하고 주변인의 이야기를 더해서 만들어졌다는 것이 아닌가.

감탄을 자아내던 상상력을 가진 작가가 궁금했던 나는 이 책을 더 읽어보고 싶어졌다.

(중간에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인생에 큰 영향을 미친 책이 소개되기도 하므로 내가 처음 제목을 보고 가졌던 인상도 영 틀린 것은 아니었다)



보통 한 사람의 이야기는 그 사람이 태어난 이후로 시작을 하는데, 이 책은 무려 수정란이었을 때부터 시작이 된다.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말하길, 자신이 엄마 뱃속에 있을 때를 어렴풋이 기억한다고.

황당해 보이지만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경우이기에 그럴듯해 보이는 시작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는 어렸을 때부터 이야기꾼으로서의 면모를 드러냈는데, 맞춤법은 틀린 부분이 많았지만 프랑스어 선생님은 일찌감치 그의 재능을 알아보았다.

열 살이 되기도 전에 에드거 앨런 포와 쥘 베른의 영향을 받아 가짜 단서와 진짜 단서를 교묘하게 배치한 소설을 쓸 생각을 했다는 것에 나도 놀라워했다.

그리고 지금 나도 읽을 수 있을까 싶은 프로이트의 <정신분석학>을 어린 나이에 읽고 동양 철학에도 관심을 갖는 모습과 어렸을 때부터 과학자의 꿈을 가지고 있었던 모습에서 그 특유의 소설의 뿌리가 깊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이 책을 읽으며 자주 들었던 생각 중 하나는 베르나르 베르베르가 열심히 살았구나 하는 거였다.

성적은 좋지 못했지만 서클을 만들어 교내지를 성공적으로 펴내기도 했고, 범죄학 학교라는 재미있어 보이는 곳에 다니기도 하는 등 여러 활동과 경험을 하며 꾸준히 글을 썼기 때문이다.

친구들과 캠핑을 하거나 비틀스의 음악을 듣는 것과 같이, 책에서는 작가로서의 베르나르 베르베르뿐만 아니라 한 남자아이의 인생을 읽을 수 있었다.

책 속의 여러 경험들과 생각들이 모여 작가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만든 것일 테다.


책에는 많은 이야기가 담겨있지만 그중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대표작인 <개미>에 대한 이야기는 뺴놓을 수 없겠다.

<개미>는 베르나르 베르베르를 비판적으로 바라보는 독자조차 이 책만큼은 좋은 책이라고 말할 정도인데, 베르나르 베르베르에게도 특별한, 오랜 친구 같은 책으로 보인다.

어렸을 적 약한 올챙이를 강한 올챙이가 잡아먹는 올챙이의 세계보다 그와 다르게 서로 협력하는 개미에게 관심을 가지기 시작해서 학창시절에는 개미를 주인공으로 한 소설을 썼고, 대학생이 되어서도 방에 큰 개미집을 들여놓아 개미를 관찰하는 일을 하는 등의 모습에서 오래 전부터 가진, 개미에 대한 그의 사랑을 느낄 수 있었기 때문이다.

<개미>뿐만 아니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다른 소설들도 어디에서 영감을 받았고 어떻게 쓰였는지 이 책을 읽으며 알 수 있었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와의 인터뷰를 기본으로 삼았지만, 그의 이야기의 시작 또는 사이에 그 시절 프랑스가 어땠는지를 넣어서 읽는 이로 하여금 그때의 분위기를 잘 떠올리게 했다는 것도 이 책의 특징이다.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상상력은 어디에서 기인했는지, 그의 소설은 무엇에서 영향을 받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쳐서 베르나르 베르베르라는 작가가 만들어졌는지 궁금하다면, 그리고 (저자처럼)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애독자는 아니더라도 작가가 글을 쓰는 과정이나 소설이 만들어지기 까지를 알고 싶다면 이 책을 즐겁게 읽을 수 있을 것이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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