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의 파도에 몸을 실어, 서핑! - 허우적거릴지언정 잘 살아 갑니다 Small Hobby Good Life 1
김민주 지음 / 팜파스 / 2019년 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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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렸을 때부터 쭉 물을 무서워했고, 바다에 가본 지도 10년이 넘은 나의 버킷리스트에는 '서핑'이 있다.

영화 푸른 바다를 향해 큰 서핑 보드를 들고 달려가는 사람들의 몸짓에서, 파도를 향해 헤엄쳐 가 파도를 타는 그들의 얼굴에서 행복을 볼 수 있었기 때문이다. 

서핑이 도대체 뭐기에 그들을 먼바다까지 달려가게 하고 하루 종일 바다에서 살게 할까?

서핑 그 자체보다 서핑을 하는 사람들을 보며 서핑에 대한 호기심을 키우고 나도 서핑을 하면 저렇게 열정적이고 행복한 느낌을 받을 수 있을까 하는 마음에 버킷리스트에 서핑하기를 넣은 것이다.

(그리고 물을 멀리한 지 오래되어 겁을 좀 상실한 것도 한몫했겠다)

하지만 버킷리스트에 넣은 많은 것들이 그렇듯 서핑하기는 요원해 보였는데, 이 책을 읽으면서 한발짝 더 다가간 것 같다.

몸의 근육도 습관대로 굳어지듯이 마음에도 근육이 있어 살아온 방식대로 살게 된다. 마음도 몸의 일부고, 몸과 긴밀하게 연결되어 있다. 오랜 시간 특정한 모양으로 굳어진 마음의 모양을 바꾸기 위해서는 몸을 다르게 움직여야 했다. 나는 새로운 나를 만들기 위해서 이전의 나라면 영영 하지 않았을 것, '나는 못 할 거야'라는 무기력한 생각 때문에 도전하지 않았던 것, 서핑을 해 보기로 했다.


p.14-15


저자는 타인의 말과 평가에 유난히 신경을 쓰는 성격으로, 그로 인해 타인과의 관계에서 어려움을 느끼기도 하고 자신을 괴롭혔다.

서핑은 일종의 충격요법으로, 이런 자신을 바꾸기 위해 스스로에게 준 미션이었다.

사실 저자는 바다에 빠진적도 있고, 친한 언니를 바다에서 잃은 경험으로 바다를 두려워하게 되었다고 한다.

그런 아픈 기억을 가지고도 바다에 나가기로 한 용기를 보며 나도 내 두려움을 이기고 서핑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친한 언니를 잃은 경험은 두려움만 남기지는 않았다.

삶의 유한함을 느끼는 계기가 되어 저자가 삶을 대하는 태도를 바뀌게 한 것이다.

그리고 일상과 일에 구분이 없어 주말마저 일을 해야 하는 생활을 하는 중에 직장 선배들이 병가를 내는 모습을 보며 저자는 퇴사를 결심한다.

이런 삶은 다른 사람들도 공감할 수 있지 않나 싶다.



항상 내 보드는 내가 제어해야 하며, 보드가 어디에 있는지, 주변 사람과의 충돌 위험은 없는지 주시해야 한다. (...) 만약 친구와 같이 서핑을 배우러 왔다면 친구가 어떻게 타는지 넋 놓고 구경해서는 안 된다. 구경하다가 내 보드 제어에 소홀하게 되어 사고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내 보드를 내가 챙기는 것이 무조건 1순위다. 내가 내 것을 지킨 결과가 남을 보호하는 일이라니, 육지와는 다른 바다의 섭리였다.


p.21

책을 읽으면서 어렴풋했던 서핑에 대해서 알아갔다.

서핑 강습은 어떻게 진행되는지부터 서핑을 할 때 주의해야 할 점이나 장비와 용어도 알게 되었다.

내 보드를 잘 챙기는 것이 안전에 있어서 무척 중요해서 1순위이며, 서핑에서는 보드에 올라타 파도를 타는 라이딩이 실력을 가른다고 생각했는데 서핑 실력은 (보드 위에서 팔을 저어 헤엄치는) 패들링이 좌우한다는 것 등...

서핑 슈트가 3mm의 고무라는 것을 알게 되고는 (겨울용은 그보다 더 두껍다) 그 두꼐에 입을 때도 벗을 때도 고생이겠구나 싶었지만, 부력이 있어 물에 뜨도록 되어 있다니 한편으로는 든든해 보였다.

서핑에 대해 알아갈수록 잠깐의 짜릿함을 위해 갖춰야 할 것들과 견뎌야 할 것들이 많다(p.32)는 저자의 말이 딱인 것 같다고 생각했다.



책 속에는 저자의 경험을 통해 배울 수 있는, 나처럼 서핑을 어렴풋하게만 알고 있는 사람에게는 적당한 정보와 서핑 노하우가 있다.

서울에서 강원도까지 운행되는 서핑 버스, 수온은 한 계절씩 늦게 변한다는 것, 발리 서핑 여행 팁 등이 그렇다.


또한 이 책은 그저 서핑 이야기만 담고 있지 않다.

저자가 살아온 세상과 바다의 서핑 보드 위에서 바라본 세상의 공통점과 차이점을 통해 삶에 대해 이야기하고, 나는 삶을 어떻게 바라보고 살아갈지 생각해보게 한다.


시원한 바다에 갔다 온 것만 같은 기분이 드는 Small Hobby Good Life 시리즈의 첫 번째 책은 요즘같은 여름과 잘 어울렸다.

이 시리즈로 앞으로는 어떤 취미와 삶을 담아낸 책이 나올지 기대된다.




<이 리뷰는 서평단으로 지원하여 출판사로부터 책을 받아 솔직하게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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